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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특수성 반영하고, 평가항목 간소화해야”
“학회 특수성 반영하고, 평가항목 간소화해야”
  • 김재호 과학전문기자
  • 승인 2017.07.19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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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총 학술지 평가방안 개선 공청회

지난 4월 3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는 ‘2017년도 학술활동지원사업 (학술지 및 학술대회) 신청 안내’를 공지했다. 과학기술분야 학술단체, 특히 과총 학술활동지원시스템(eNEST)에 등록된 학회, 대학부설연구소 등 비영리 학술단체가 발행하는 국내 학술지들이 올해 전자저널발행비, 영문교열비, 인쇄비, 우편료를 지원받을 수 있는 사업을 시행한다는 소식이었다. 재정이 열악한 군소 학술단체들에겐 소중한 기회였다.

과총의 지원 사업에 따라, 학술지 발행 단체들은 발행경비의 50% 이내로 1천5백만 원 이내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총 지원 규모는 국내 학술지 26.1억 원 규모다. 지원 분야는 자연과학, 공학, 농수해양, 의약학 등 과학기술분야다. 그 외 분야는 한국연구재단으로 신청 한다. 심사항목 및 배점을 보면 발행횟수(10점) 논문편수(30점) 과총학술지 평가점수(60점)이다. 

2017년 국내학술지 평가항목 중 필수요건은 정시성, 표지 및 판권란 표기, 온라인(DOI) 등 7가지다. 또한 표지부터 판권란, 편집위, 본문, 투고규정, 온라인(투고관리시스템, 영문학술지 누리집 사용자 편의성, Full text JATS XML 여부, 오픈 엑세스 등), 심사 부문 30가지가 평가항목이다. 

국제학술지는 이미 지난 2월 28일 ‘2017년도 이공계 학술활동지원사업 (국제학술지, 학술지국제화, 세계대회) 신청 안내’가 된 바 있다. 총 27.9억 규모의 국제학술지는 4천만 원 이내로 지원된다. 심사항목 및 배점은 △논문의 질(25점) △학술지 구성요소(20점) △국제색인 DB 등재(20점) △오픈 엑세스(15점) △국제 네트워킹 부문(10점) △편집위원 국제성(5점) △연구윤리부문(5)이다. 이미 위 두 지원 사업은 발표를 마치고 시행 중이다. 

군소 학술지 발행 단체에겐 소중한 기회

이런 가운데 지난 7일 과총의 학술지 평가방안 개선 공청회가 열렸다. 국제학술지, 국내학술지 및 학술지 국제화 지원 사업의 평가를 위한 새로운 기준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장이었다. 코엑스에서 펼쳐진 ‘4차 산업혁명시대, 포용적 성장과 혁신’을 주제로 한 ‘2017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에서다. 공청회는 학술지 평가방안 개선을 통해 학술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함께 개최됐다. 

그동안 학술지발간지원TF 위원회가 세 차례 열렸다. 또한 6월 30일엔 ‘과총 학술활동사업 지원 방향 개선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해 공청회 사전 준비를 진행했다. 학술지 평가방안 개선 관련 학회 의견수렴은 학술지 편집위원장 및 학회 관계자를 대상으로 5월 24일(수)부터 6월 1일(금)까지 실시했다. 총 178명이 응답했다. 과총은 공청회 의견을 반영해 추후 학회 대상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과총에서 설문조사를 토대로 제시한 ‘과총 학술지 발간 지원을 위한 학술지 평가 개선 방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학술지 평가체계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학회의 특수성을 반영하는데 한계(32.0%)’가 있다는 의견과 ‘지나치게 많은 평가항목(30.9%)’이라는 응답이 높았다. 더불어 학술지 평가체계 개선 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할 사항으로는 △평가체계의 간소화(1순위) △정량, 정성지표의 균형적 개발(2순위) △학문분야의 특수성을 고려한 평가체계 도입(3순위) 순으로 나타났다. 즉, 학회(학문분야)의 특수성을 감안하고 평가체계를 간소화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과총 자료에 따르면, 이번 설문조사와 개선안 도출의 목적은 ‘학술지 평가부문에 정성평가를 반영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기존의 세부적 정량평가 위주 항목을 개선’ 하는 데 맞춰졌다. 이를 통해 평가 방법의 객관성, 공정성, 실현 가능성, 효율성을 보장하겠다는 의도다.  

정성평가와 특수성 반영  평가체계 간소화

국내학술지 평가항목의 적절성과 관련된 질문에는 학회지 발행횟수, 논문편수, 과총 평가 점수 등이 포함됐다. 응답자들의 62.9%가 학회지 발행횟수가 ‘적절 혹은 매우 적절하다’고 답했다. 24.7%는 ‘보통’, 12.4%는 ‘부적절과 매우 부적절’로 대답을 내놨다. 논문편수와 관련해서는 53.4%가 ‘적절 혹은 매우 적절하다’는 의견을, 23.6%는 ‘보통’, 23.1%는 ‘부적절과 매우 부적절’하다고 대답했다. 과총 평가 점수에 대해선 53.5%가 ‘적절 혹은 매우 적절하다’고 응답했으며, 34.8%는 ‘보통’으로, 7.7%만이 ‘부적절과 매우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국제학술지 평가항목의 적절성에 관한 질문에는 학술지 구성요소 부문, 오픈 엑세스, 국제 네트워킹, 편집위원 국제성, 연구부정행위 심의활동 등이 포함됐는데, 대부분 보통, 적절, 매우 적절로 조사됐다. 논문의 질은 ‘부적절과 매우 부적절’이 18%, 나머지는 보통, 적절, 매우 적절하다는 응답이었다. 국제 색인 DB 부문은 13.4%가 ‘부적절과 매우 부적절’, 나머지는 보통, 적절, 매우 적절하다는 의견이었다. 학술지 편집위원장과 학회 관계자들의 응답이라 그런지 전체적으로 부정적 답변보다는 현상을 긍정하는 쪽에 무게를 실은 대답이 높았다. 

과총은 이를 근거로 개선안의 기본 방향을 △정량 평가항목의 간소화 △정성평가 항목 신설 추가(인용 수준, 학술적 기여도, 전달정보의 정확성 등) △학술지의 학문적 특수성 반영 △선정된 학술지는 1~3년간 지원(국제학술지: 2~3년 지속, 국내학술지: 매년 평가해지원) 등으로 제시했다. 

학술지 평가는 뜨거운 감자다. 학술 연구의 자율성과 연구지원 및 도덕성 문제, 평가의 선정 기준 문제, 선정된 학회와 그렇지 않은 학회 간의 선정 결과 문제, 행정 절차의 간소화 문제 등 균형감 있게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특히 학술 분야의 다양성 확보, 학술연구 성과의 국제화, (우수)등재지 및 등재지 후보 선정 제도와 교수 평가 등 맞물려 있는 사안 역시 많아서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자들의 의견 반영이 필수다. 이번 공청회를 통해 학술단체와 연구자들의 의견이 더욱 더 반영되고 소통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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