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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5호 새로나온 책
885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7.07.1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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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 기억은 미래를 향한다: 뇌과학과 철학으로 보는 기억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 한나 모니어·마르틴 게스만 지음, 전대호 옮김, 문예출판사, 311쪽, 16,000원

철학에서는 시간보다 큰 주제는 거의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기억을 논한다는 것은 시간을 논한다는 것, 그리하여 거의 모든 것을 논한다는 것이다. 특히 ‘사람다움’이 무엇인지 탐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시간과 기억을 이해하는 작업에 가장 많은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 이 책은 기억이라는 뇌 기능을 단서로 붙들고 곧장 ‘사람다움’의 의미를 찾아간다. 저자인 한나 모니어는 세포생물학적 성과를 통해 세계적인 과학자로 인정을 받았다. 2004년 독일 과학재단에서 매년 최고 과학자에게 수여하는 라이프니츠 상을 받기도 했다. 공저자인 마르틴 게스만은 독일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철학자로 이 책에서도 기억에 대한 뇌과학 이론을 철학적 담론으로 이끄는 역할을 한다. 

 

■ 울트라 소셜: 사피엔스에 새겨진 ‘초사회성’의 비밀, 장대익 지음, 휴머니스트, 272쪽, 15,000원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적 차이는 0.4퍼센트에 불과하다. 육상 척추동물 중에서 이렇게 단기간에 퍼져 생태적으로 성공한 종은 호모사피엔스뿐이다. 대체 무엇이 침팬지와 인간의 운명을 가른 걸까? 왜 인간만이 문명을 만들었을까? 과학과 인문학의 융합을 강조하는 저자는 이러한 인류의 성공 뒤에는 ‘초사회성(ultrasociality)’ 진화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진화생물학과 뇌과학, 인공지능부터 역사, 사회, 정치까지 우리의 본능에 새겨진 초사회성의 증거를 찾아 다가선다. 2008년 『다윈의 식탁』으로 대중으로부터 진화론의 관심을 새롭게 불러일으킨 이후 최신의 과학 연구를 섭렵하며 꾸준히 책으로 써 낸 그는, 이 책에서 진화생물학, 동물행동학, 영장류학, 뇌과학, 심리학, 행동경제학, 인공지능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 성과를 ‘초사회성’이라는 키워드로 꿰며 사피엔스 본성에 관한 큰 그림을 그려 냈다.

 

■ 죽음은 어떻게 정치가 되는가: 91년 5월투쟁과 김은국의 『순교자』로 본 정치·죽음·진실, 강정인 지음, 책세상, 247쪽, 15,000원
1991년 4월 26일부터 6월 29일까지 점화, 확산, 소진됐던 ‘91년 5월투쟁’을 중심에 놓고 정치·죽음·진실의 관계를 성찰한다. 91년 5월투쟁은 87년 민주화 이후 사회운동 세력이 주도한 가장 규모가 큰 투쟁이었다. 운동 주체의 변화 등을 통해 사회운동의 과제와 실천을 확대하고 변화시키고 광범위한 민주화를 촉진한 사건임에도, 민주화가 어느 정도 진전된 후에 일어난 일이어서인지 간과되거나 망각되곤 한다. 역사의 중요한 사건에 대한 객관적 분석이자, 이 사건에 투영된 첨예한 이슈인 ‘정치·죽음·진실’의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든 정치철학적 고찰이다. 국가와 정치권력은 어떻게 죽음에 개입하는가? 정치와 죽음의 관계가 헐거워지고 정치 세계에서 진리/진실의 지위가 근본적으로 위협받고 있는 오늘날(2016년 옥스퍼드 사전 올해의 단어는 ‘탈진실(post-truth)’이었다) 정치·죽음·진실의 문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깊이 응시하는 정치학자의 시선이 이러한 질문들을 탐색한다. 

 

■ G세대의 탄생, 정상호·조광덕 지음, 학민사, 231쪽, 14,500원
한때 시대를 선도했던 지식인 집단인 대학생은 이제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 혹은 주변부만 기웃거리는 ‘잉여세대’로 전락한 지 오래됐다. 그들은 선거 때나 또는 취업 시즌에만 잠깐 조명을 받을 뿐 그들의 가치관과 꿈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도통 관심을 두고 있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은 여러 자료와 데이터를 통해, 대학생들이 취업경쟁에 내몰려 정치적으로 무관심하고 이기적이라는 주장이 근거 없는 것임을 밝히고 있다. 오히려 그들은 기성세대보다 집단주의와 획일주의와 거리를 둔 채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좋은 시민(good citizen)’의 요소와, 다문화주의, 차이의 정치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관대한(generous) 세계시민(global citizen)’의 요소를 더 많이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이런 이유에서 그들을 G세대로 명명한다. 

 

■ 19세기 동아시아를 읽는 눈, 미야지마 히로시·배항섭·이경구 엮음, 너머북스, 543쪽, 28,000원

19세기 동아시아를 읽는 관점으로 ‘지속과 변화, 관계와 비교’를 제기하는 것은 그동안 전근대와 근대라는 이분법적 이해가 한국은 물론 동아시아의 19세기를 생각하는 데 많은 결함으로 작용해왔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전근대와 근현대의 단절을 극복하는 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근대를 어떻게 보느냐 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한다. 이 책을 기획한 미야지마 히로시 교수는 “서구 근대를 기준으로 다른 지역의 근대를 파악하는 방법을 넘어서 각 지역의 개성적인 근대를 파악한 다음 보편적 근대의 문제를 생각하는 작업이 요청된다”면서 동아시아 세계가 이 문제를 검토하는 데 가장 적합한 지역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 책은 다만 서구적 근대를 향해 달려나가는 종래의 19세기 묘사나 연구들과 매우 다르다. 또한 동아시아의 상호교류와 트랜스내셔널한 시점의 접근, 문화와 사유, 삶의 방식을 유교와 적극적으로 연결해 이해함으로써 이전과는 다른 동아시아 역사상을 그려낸다.

 

■ 6월 민주항쟁: 전개와 의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민주주의연구소 엮음, 서중석 외 지음, 한울엠플러스, 528쪽, 38,000원
지금까지 6월항쟁에 대한 책은 역사적으로 접근하거나 항쟁 이후 한국사회 이행을 다룬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 책은 새로 입수된 자료와 관련자들의 구술 등을 바탕으로 관련 분야의 전문 학자들이 주제를 분담해 6월 민주항쟁의 역동적 전개와 여러 쟁점을 짚어냈다. 1부에서는 시대적 배경과 민주화 운동 주체였던 재야와 민추협, 학생운동의 전개와 시민운동의 출현을 분석했다. 2부는 6월 항쟁의 전개와 성과를 87년 민주화 투쟁과 6월항쟁, 그리고 5공화국 헌법과 6·29선언을 통해 살펴보았다. 3부에서는 현재 대한민국을 형성한 6월 항쟁 이후 민주화 운동의 발전과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1987년 대통령 선거와 1988년 총선을 분석하고 7·8·9 노동자대투쟁, 통일운동, 시민운동연합 등을 분석했다. 마지막 4부에서는 한국 근현대사 속 6월 항쟁과 동시기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한국의 6월항쟁의 의미를 밝힌 글을 담았다.

 

“현대 과학 기술의 문제점은 전문가가 아니면 아이디어의 좋고 나쁨과 오류를 찾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다시 말해 빅터가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괴물을 창조해버렸던 것이 최대의 악은 아니다. 그보다는 전문가인 그가 그러한 결과를 묵인하고 윤리적인 책임을 지지 않았던 것을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제어 가능한 범위에서 과학기술의 성과를 거두는 것이 사회의 요청이다. 그러므로 책임을 지고자 창조자인 빅터가 죽는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괴물을 퇴치한다고 해서 그 일이 마무리되는 것도 아니다. 어느 쪽도 결국은 ‘대처요법’에 지나지 않는데도 블랙박스화한 골치 아픈 문제의 근본적인 해명과 처리는 보류돼버린다. 이는 마치 해제방법을 모르는 시한폭탄이 그대로 눈앞에 놓여 있는 것과 같다.”
―오노 슌타로 일본 문학평론가, 『프랑켄슈타인 콤플렉스: 인간은 언제 괴물이 될까?』(김정례·조아라 외 옮김, 에스파스, 2017.6)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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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 2017-07-13 01:20:19
통일장이론으로 우주를 새롭게 해석하는 책(제목; 과학의 재발견)이 나왔다. 이 책은 형식적으로는 과학을 논하지만 실질적인 내용은 인문교양서다. 저자의 심오한 통찰력과 혁명적인 발상으로 우주의 모든 현상을 새롭게 관찰하고 분석했다. 이 책은 수학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우주의 탄생과 운행부터 생명의 본질까지 명쾌하게 설명하므로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참된 과학이론은 우주의 모든 현상을 통일된 하나의 원리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사물의 크기, 장소, 형태와 상관없이 우주의 모든 현상을 하나의 원리로 설명하지 못하는 기존의 물리학이론은 국소적인 상황만 그럴듯하게 설명하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그리고 우주의 원리를 모르면 바른 가치도 알 수 없으므로 과학이 결여된 철학은 진정한 철학이 아니다. ‘과학의 재발견’은 서양과학으로 동양철학을 증명하고 동양철학으로 서양과학을 완성한 통일장이론서다. 가상적인 수학으로 현실을 기술하면 오류가 발생하므로 이 책에는 수학이 없다.

과학은 현상을 연구하고 철학은 본질을 탐구한다. 그래서 그들이 서로 다른 길로 가고 있지만 계속 전진하면 결국에는 서로 만나야 한다. 왜냐하면 본질을 발견하면 현상을 이해하고 반대로 현상을 이해하면 본질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면 독자의 관점과 지식은 물론 철학과 가치관도 바뀐다. 이 책이 주장하는 법칙은 시간(과거와 미래), 장소(지구와 우주), 크기(거시와 미시), 형태(물질과 생명)와 상관없이 적용되는 통일장법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