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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2호 새로나온 책
882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7.06.12 13: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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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제목 “네가 나라다”는 저자 스스로 말하기를 “이게 나라냐”에 대한 동문서답이라고 하면서, 국가가 우리를 호명하고 지배하는 주체가 아니라 너와 나, 우리 자신이 국가를 이루는 주체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즉 국가는 기성품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그 어떤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주체적, 능동적 사유와 행위를 통해 같이 만들어가는 것임을 말한다. “그것은 3인칭의 대상이 아니라 1인칭의 주체이다”라고 힘주어 말하는 저자는 이제 국가가 무엇이냐고 묻지 말고, 내가 누구인지, 우리가 누구인지를 물으라고 한다. 이를 통해, 즉 대상으로서의 국가에서 주체로서의 자기에게로 물음의 방향을 돌릴 때 비로소 우리에게 새로운 나라로 통하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한다. 이런 의미에서 저자는 이제 단순히 국가란 무엇이고 국가의 정의가 무엇이냐 같은 교과서적인 물음이 아니라 정치적 주체로서 나는 누구인지, 우리가 어떤 길을 걸어 오늘에 이르게 됐는지를 물을 때가 됐다고 한다. 
―『네가 나라다: 세월호 세대를 위한 정치철학』, 김상봉 지음, 도서출판 길, 306쪽, 15,000원

■ 거대한 불평등: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조지프 스티글리츠 지음, 이순희 옮김, 열린책들, 576쪽, 25,000원 

금융 위기를 정확히 통찰한 유일한 전문가로 칭송받는, 현대의 가장 중요한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최근작으로 일종의 칼럼집이다. 전작 『불평등의 대가』에서 했던 논의의 핵심을 이 책에서 거듭 재확인하고 확장한다. 그는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이, 긴축정책보다 적극적인 재정지출정책이, 공급중심정책보다 수요중심정책이, 부유층을 보호하는 정책보다 중간 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소득 증대를 돕는 정책이 경제를 성장시키고 모두에게 이로운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역설한다. 중간 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소득 대비 지출 비율이 부유층의 소득 대비 지출 비율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중간 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소득이 증대되면 수요가 늘어나고, 이는 경기 침체의 해소와 경제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거시 경제적 분석에 근거하지 않더라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불평등을 해소해야 할 이유는 너무나 자명하다. 소수를 위해 다수의 희생을 강요하는 국가는 존재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 권력의 조건: 억압, 복종, 저항 그리고 소통에 관하여, 레이몬드 A. 벨리오티 지음, 한누리 옮김, 지금이책, 432쪽, 22,000원

소크라테스부터 현대의 페미니스트까지 ‘지배하는 힘’과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의 중요성을 역설해 온 철학자들의 권력 이론을 총정리하는 책이다. 뉴욕주립대 철학과 석좌교수인 저자 는 일반적으로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힘의 개념을 고대, 근대, 현대 사상가들의 핵심 이론을 주제별로 분류해 설명하고, 진정한 소통에 이르는 길을 철학적으로 제시한다. 저자는 어렵게 느껴지는 힘의 철학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거대담론인 정치적 활동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생, 부모와 자식, 고용주와 고용인과 같은 관계를 통해 실생활에서 벌어지는 힘의 상황을 예시로 든다. 성적 균형을 주장하는 페미니즘과 같은 사회적 운동을 마지막으로 강자와 약자에게 모두 이득이 되는 권력의 재분배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부당한 억압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되는 창조적인 권력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

■ 무엇을 먹고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 전 세계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 발렌틴 투른·슈테판 크

로이츠베르거 지음, 이미옥 옮김, 에코리브르, 392쪽, 20,000원

우리에게 먹는 문제는 해결할 수 없는 영원한 숙제다. 저자들은 서문에서 이러한 사실을 반영이라도 하듯 “이 책은 10억 명이 굶주리고 20억 명이 영양실조 상태인 데 반해, 생산되는 식량의 절반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전대미문의 사건을 수용하지 못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다”고 밝히면서 이 책을 시작한다. 여기에서 전대미문의 사건을 수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그리고 21세기 후반이면 세계 인구는 현재보다 42퍼센트 늘어난 100억 명에 달할 텐데, 그렇다면 현재도 6명 중 1명이 지나치게 적게 먹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식량을 조달한단 말인가? 이처럼 식량 조달 문제에서 시작해 크게 두 갈래로 이 책을 전개해간다. 하나는 현재 인류가 안고 있는 경작 형태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의 경작 형태를 극복해 미래의 식량 확보를 위한 다양한 대안에 관한 것이다.

■ 이타주의자의 은밀한 뇌구조: 뇌과학, 착한 사람의 본심을 말하다, 김학진 지음, 갈매나무, 280쪽,

16,000원

뇌과학은 인간 본성을 규명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 시스템의 작동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데 중요한 정보와 자료들을 제공해준다. 이 책에서도 뇌과학은 풍부한 정보들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도덕적이고 이타적인 의사결정을 이해하도록 안내한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독자들이 다소 어렵게 느낄 만한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친근한 사례들을 덧붙여 좀 더 쉽게 전달하고자 했다. 동시에 사회신경과학자로서 정확하고 생생하게 전문 지식들을 소개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회적으로, 습관적으로 체득한 편견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심리학적, 뇌과학적 관점을 갖는 것은 우리에게 놀라울 만큼 새로운 생각의 기회를 제공한다. 어떤 선택을 하고 결정을 내리려는 충동을 느낄 때마다 한발 물러서서 곰곰이 생각해볼 여유를 준다.

 

■ 처음 읽는 브뤼노 라투르: 하이브리드 세계의 하이브리드 사상, 아네르스 블록·토르벤엘고르 옌센 지음, 황장진옮김, 사월의책, 376쪽, 18,000원

왜 지금 브뤼노 라투르인가? 지난 40여 년간 그는 자연과 사회, 인간과 비인간, 근대와 전근대 같은 가장 기본적인 근대적 이분법에 도전해왔다. 사실 온갖 하이브리드들(천안함, 미세먼지, 우버, 길고양이, 물 등)은 이미 그러한 이분법을 넘어서고 있다. 예컨대 미세먼지는 자연의 산물인가, 아니면 사회의 산물인가? 또 지구온난화의 경우는 어떠한가? 그 어느 것도 단순히 자연이나 사회 중 어느 한 곳에만 귀속될 수 없다면, 우리는 지금까지의 근대적인 이분법적 사고방식에 무언가 문제가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이 책은 근대성이 지닌 모순과 한계를 성찰해온 사상가 브뤼노 라투르를 알기 쉽게 소개한다. 과학 실험실에서 벌어지는 실천을 연구하는 인류학자로서, 근대성의 숨겨진 비밀을 밝히는 철학자로서, 과학과 정치가 얽히고설키는 지점을 보여주는 사회학자로서 라투르가 보여주는 다양한 모습을 잘 정리하고 있다. 

■ 하프와 공작새: 미얀마 현대정치 70년사, 장준영 지음, 눌민, 428쪽, 2,1000원

저자는 하프와 공작새라는 두 상징을 제시함으로써 낯설고 방대한 미얀마 현대사를 한층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싸웅이라 불리는 하프는 여흥을 즐기고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미얀마 사람들의 낙천적인 성격을 말한다. 또한 싸웅에는 미얀마 사람들의 유구한 역사적 전통과 미적 성취가 깃들여 있다. 공작새는, 미얀마 사람들이 스스로를 태양의 자식이라고 부르듯이 태양을 상징한다. 공작새는 식민지 시기 이래로 민족주의와 국내외적 투쟁을 의미한다. 아웅산수찌에게 공작새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군부에 저항하는 투쟁의 상징이었다. 민족 역사와 독창성을 상징하는 하프와 불굴의 의지와 민족적 자존심을 상징하는 공작새는 미얀마의 특수한 상황과 세계사의 보편적인 흐름 사이의 긴장 관계를 잘 드러낸다. 저자는, 루스 베네딕트가 일본 문화를 ‘국화’와 ‘칼’이라는 상징으로 사유한 것처럼 하프와 공작새라는 상징으로 사유함으로써 미얀마 현대정치사의 특수성과 보편성을 드러내는 데에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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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 2017-06-12 15:40:31
우주의 원리를 모르면 올바른 가치도 알 수 없으므로 과학이 결여된 철학은 개똥철학과 다름없다. 중력과 전자기력을 하나로 융합한 통일장이론으로 우주의 원리를 명쾌하게 설명하면서 기존의 과학이론을 모두 부정하는 책(제목; 과학의 재발견)이 나왔는데 과학자들이 아무도 반론하지 못하고 있다. 단순한 수학으로 복잡한 자연을 기술하면 오류가 발생하므로 이 책에는 수학이 없다. 참된 과학이론은 우주의 모든 현상을 하나의 원리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고전물리학과 현대물리학이 상호보완하면서 공존하는 이유는 모두 흠결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이론이 올바르다면 그와 다른 이론은 설자리가 없어야 마땅하다. 올바른 과학이론이라면 물질과 생명을 포함한 우주의 모든 사물의 크기, 장소, 시간, 형태와 상관없이 하나의 통일장원리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통일장의 원리로 우주 전체를 설명하지 못하는 기존의 과학 이론은 모두 국소적인 상황만 설명하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며 올바른 이론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