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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시대, 여성 교수의 자질과 능력이 필요하다
변화의 시대, 여성 교수의 자질과 능력이 필요하다
  • 조성남 이화여대·사회과학부
  • 승인 2017.06.0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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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수칼럼] 조성남 이화여대·사회과학부

이글은 전국여교수연합회 2017 춘계학술세미나 자료집 『제4차 산업혁명시대 여성교육자의 역할과 과제』(2017.5)에 게재된 「전국여교수연합회의 활동과 역할(과제)」(조성남) 중 일부를 발췌·요약한 것입니다.

▲ 조성남 이화여대 교수

“한국사회가 당면한 어려움 속에서 진리 탐구하는 교수 본연의 책무수행과 함께 시대적 어려움을 극복해 갈 지성의 참모습을 정립하고 실천해 갈 방향모색에 지혜를 결집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그동안 우리 여교수들은 대학사회의 중추로서 미래의 주역인 대학인들을 지도하고 일깨움은 물론 바른 사회의 구현이 곧 우리들에게 부여된 사명으로 알고서 주어진 임무에 믿음을 가진 채 매진해 왔다.”

전국여교수연합회 설립취지를 요약한 것이다. 21세기를 목전에 둔 현재 우리나라 대학은 사회의 싱크탱크로서 그 역할이 더 한층 증대되고 있다. 아울러 사회의 건강성을 고양하기 위해서도 여성 지성인들의 역할이 보다 요구되는 변환시점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대학에서 우리 여성들은 학생 수의 증가와 더불어 교직원 및 행정보직에까지 담당 영역이 확대돼 가고 있다. 특히 남성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대학의 행정 보직에 여교수들의 참여는 여성 고유의 섬세함과 직관력의 발휘로 대학행정 및 운영전반에 대한 의식의 일대 전환을 초래하고 있다.

대학 내 보직 중에서도 학교 학사운영의 전반을 책임지는 자리로서 핵심적인 위치에 있는 교무처장이나 기획처장, 연구처장 등 대학본부에서 근무하는 본부 내 임명직을 보면 전체 보직의 여성비율보다 현저히 더욱 낮게 나타나 본부 내 임명직 여성은 10.6%만을 차지하고 있다. 일반대학의 경우, 여대를 제외한다면 국공립과 사립 모두 여성비율은 7~7.7%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2001년 당시 25개 국공립대학의 본부 내 임명직 중 여성은 불과 10명으로 나타나고 있고, 특히 교육대학은 조사된 5개 대학 모두 여성은 한 명도 없는 상황이어서 본부 내 주요 보직에 여성비율의 개선은 여전히 시급하다.

한편, 사립대의 경우도 여자대학의 비중을 제외하고 나면, 주요 보직 내 여성비율은 10.6%로 더욱 낮아진다. 흥미로운 점은 상대적으로 여성교수의 비율이 높은 교육대나 방송대의 경우 행정보직 내 여교수 비율은 일반대학보다 오히려 더 낮아서 9.4%와 7.4%만을 보여주고 있어 이들 학교들이 여교수 비율은 높지만, 주요 학교 행정 및 운영에는 거의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미 여성 총장이 탁월한 리더십과 경영 능력을 발휘해 기여를 하고 있으나 수적으로나 영역에서 여성총장은 여자대학의 경우이거나 비교적 소규모 대학에서 임명된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총장이 교수들의 선거로 결정하는 제도가 도입된 이후 선거로 선출된 여성 총장은 한 명도 없었고 1999년 홍경표 교수(한남대)가 선거에 도전한 첫 여성후보자였다. 일찍이 전국여교수연합회의 춘계학술대회에서 홍 교수는 총장선거에 도전한 자신의 경험을 중심으로 대학 최고책임자로서 여교수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여성이 총장직 수행하는 데 남성과 다른 자질과 능력이 무엇인지, 직무수행의 강점이다.

첫째, 여성리더는 부패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강점을 지적했다. 특히 대학 총장은 미래의 인재를 육성하고 관리하는 자리이므로 ‘권력을 행사하는 정치적 리더’보다 ‘관리를 잘하는 비정치적 리더’가 필요하고 이 점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둘째로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여성 리더십의 특징으로 꼽았다. 남성리더의 상징이 ‘권위주의적인 카리스마’라면 여성리더십은 ‘상호 존중과 합의를 중요시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임을 강조했다. 셋째는 여성 리더십의 최대 강점으로 여성의 본성인 보살핌의 윤리의식을 지적했다. 자신보다 타자에 대한 책임과 배려를 우선으로 하므로 구성원의 마음을 읽어내고 허물을 감싸주는 모성적 감수성이 바람직한 리더십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민감한 도덕적 감수성과 타자에 대한 공감력, 모성애에 기반을 둔 보살핌의 윤리 의식은 남성에게는 찾기 어려운 여성리더십의 특징이고 이러한 장점을 활용해 대학을 더 잘 경영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여교수들이 총장이 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사회개혁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연대투쟁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조성남 이화여대·사회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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