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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수 채용목표제 등 단번에 실현 어렵다면 단계적으로”
“여교수 채용목표제 등 단번에 실현 어렵다면 단계적으로”
  • 김홍근 기자
  • 승인 2017.05.15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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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수 권익위해 발로 뛰는 김성숙 전국여교수연합회 회장

“태양을 향해 쏜 화살이 뒷산의 소나무를 향해 쏜 화살보다 멀리 간다.”

여교수 권익 신장을 주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국여교수연합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김성숙 광주교대 교수(사진)는 최근 새 정부 출범에 바빠졌다. 지난달 21일 범여성계연대기구가 개최한‘19대 대통령 후보 초청 성평등정책 간담회’에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자 자격으로 참가해“성평등을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한 만큼, 한시 바삐 움직여 협회의 요구사항들을 정부에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교수’라 하면 ‘부족함이 없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에겐 여교수연합회의 요구들이 배부른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김 회장은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여’교수라고 불려야 하는 것부터가 불평등일 수도 있는 것이 한국 대학사회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1998년부터 시작해 전국 여성교수들을 대변하고 그들의 권익을 위해 역대 회장들과 회원들이 발로 뛰었지만, 아직도 대학 내에서는 불평등이 존재하기 때문에 전국여교수연합회는 발걸음을 멈출 수가 없다. 오늘도 양성평등을 위해 머리끈을 동여매고 정책제안, 세미나 준비 등으로 고민에 빠져있는 김 회장을 만나봤다.

 

△전국여교수연합회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한다.
“사단법인 전국여교수연합회(전여연)는 1998년 전국 대학에 재직하는 여성교수 4천500명의 회원으로 출범한 비영리단체다. 창립 당시 더욱 철벽같던 남성중심사회의 한국대학교수사회에서 국공립대학의 여교수분포도는 8%에 불과했다. 지난 18년 동안 전여연은 △전국여교수들의 위상재정립 △연구 활동 및 권익신장 △전문성 강화 △사회 공헌 대학교수사회의 양성평등 구현 등을 목적으로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해왔다. 그 결과, 창립당시 국공립대학(8.0%)과 사립대학(14.3%)의 여교수분포도를 2016년 통계 15.4%와 25%로 끌어올리는데 전적으로 기여해왔다고 자부한다. 2017년 18대 회장을 맡게 되면서 광주교대에 사무국을 두고, 산하에 서울지회를 비롯한 전국 8개 지회와 글로벌융합학문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학술활동 △대학의 양성평등 실현화노력 △인재양성을 위한 장학사업 및 사회기여 △여교수간의 국제학술교류 활동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어떤 사안을 주로 논의하는지.
“새로운 시대는 모든 면에서 균형을 이루어 가는 시대다. 현재 대학사회뿐만 아니라 우리사회의 많은 분야에서는 대부분의 주요 의사결정권을 남성들이 가지고 있다. ‘남성’은 곧 의사결정집단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새 정부에서 신속하게 착수하고 필히 실현해야 할 중요한 약속  하나는 바로 ‘단계적인 동수내각 실현’이다. 공약한대로 선출직 여성의원 30% 수준으로 출발해서 단계적으로 남녀동수내각을 실현하는 새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갑작스럽고 어려운 것이 아니다.”

▲ 전국여교수연합회 2016 추계학술세미나의 모습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변하지 못한 것들이 아직 많다. 이른바 ‘유리천장(glass ceiling)’ 때문이라고들 하는데.
“그렇다. 이미 우리의 삶속에 인공지능이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4차 산업시대인 오늘날에도, 가슴은 차디차고 머리는 옛 사고방식으로 굳어있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유리천장이 단지 이 시대의 사회현상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느 시대, 나라, 사회체제를 막론하고 예로부터 이것은 어떤 형태로든 지속적으로 다양하게 존재해왔다. 우리의 시대의식이나 인류의식이 너를 나의 상대적 존재로만 인식하고 경쟁상대로 이기고 극복해야 하는 존재로만 인식하는 한, 이러한 부당한 각종차별은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은, △대학사회 내 ‘여성교수 채용목표제’ 단계적으로 50% 실현 △대학 내 여성 교수의 주요 보직 비율 확대 단계적으로 50% 실현 △정부의 장·차관 인선 및 정부 부처 산하 위원회에 단계적으로 남녀동수 실현이다. 태양을 향해 쏜 화살이 뒷산의 소나무를 향해 쏜 화살보다 멀리 간다는 말이 있다. 단번에 50% 실현이 어렵다면, 시기를 세 단계 정도로 나누어 단계적으로 30% 수준까지 끌어올린 후 점차 50%를 실현해가야 할 것이다. 전여연은 새 정부의 약속이행을 지속적으로 지켜보면서 여성가족부, 교육부, 각 교육청 등과 협력하여 새 정부의 실천의지에 시의적절하게 불을 지펴갈 계획이다.”

김홍근 기자 m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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