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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6호 새로나온 책
876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7.04.2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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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3억 달러 수출계획’의 결과를 올림픽 경기에 비유한다면, “한국정부는 특기인 태권도, 레슬링, 유도, 양궁, 복싱 등의 종목에서 금메달을 기대하며 이들 종목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실시했지만, 중점적으로 육성한 종목들에서는 금메달을 따지 못하고 오히려 축구나 육상, 수영, 승마, 농구, 요트 등 ‘예상 밖’의 종목들에서 6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고 말 할 수 있다. 그리고 당시 정부는 각종 미디어를 통해 “금메달 5개를 목표 했는데 금메달 6개를 획득했다”고 올림픽 경기의 성과를 발표했지만, 어떤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금메달을 목표보다 많이 획득했으니까 스포츠정책의 결실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 중점육성종목에서는 메달이 나오지 못하고, 전혀 기대조차 힘든 종목에서 어떻게 많은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었는지를 물어보는 게 당연지사 아닐까?
―박근호 일본 시즈오카대 교수, 『박정희 경제신화 해부: 정책 없는 고도성장』(김성칠 옮김, 회화나무, 2017.4) 중에서

 

■ 국가와 주체: 라캉 정신분석과 한국 정치의 단층들, 신병식 지음, 도서출판 b, 509쪽,

28,000원

라캉 정신분석의 시각에서 한국의 근대 주체가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탐색하고 있다. 라캉에 의하면 주체는 상징적 질서에 의해 형성된다. 우리의 경우 근대적 상징 질서 및 근대 주체의 본격적 형성은 1960~70년대 박정희 시대를 통해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 국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근대 세계와 조우하고 그를 통해 근대 주체로 태어나고자 했던 최초의 모습들은 일제강점기 전후의 시기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저자는 라캉 정신분석이 이 과정에 대해 개인 내지 주체를 중심으로 미시적이고 구체적 분석을 가능하게 해주는 하나의 틀을 제공해준다고 믿는다. 여기서 주체 차원의 미시 분석이 거시 분석과 연결되는 것은 뜻밖에도 주체의 ‘무의식’을 통해서다. 라캉이 강조하는 무의식은 주체 외부에 있는 것으로서 상징 질서 내지 사회구조 그리고 그 구조의 빈틈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제1부와 제2부의 주제라면, 제3부는 이 논의를 뒷받침하는 권력 이론과 정치의 본질 문제를 다루고 있다.


■ 과거의 목소리: 18세기 일본의 담론에서 언어의 지위, 사카이 나오키 지음, 이한정 옮김,

그린비, 672쪽, 38,000원

‘18세기 일본의 담론’을 분석해 근대 국가의 내셔널리티 문제를 제기하는 비판적 연구서다. ‘민족’이나 ‘국민’, ‘국어’(‘일본어’)와 같이 자명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실은 얼마나 불완전하게 탄생했는지를 ‘과거의 목소리’, 즉 과거의 사상과 학문, 문화를 통해 실증적으로 고찰한다. 저자 사카이 나오키(酒井直樹)는 미국 코넬대 아시아학과 교수로서 세계적 시야에서 일본사상사를 연구하고 비평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폐쇄적이고 무책임한 구조를 보이고 있는 일본사회의 변혁에 힘쓰고 있다. 일본 정치사상사 연구의 거목 마루야마 마사오에 비견되는 성과를 펼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서양이라는 통일체, 미국이라는 제국주의 아래에서 일본이 공범관계에 놓인 형태를 계속해서 비판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의 연구 인생을 결정지은 대표작으로, 국민과 민족이라는 자기획정을 철저하게 탈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대학정책, 어떻게 바꿀 것인가, 한국대학학회 편, 소명출판, 311쪽, 15,000원

국내 대학 각계 전문분야 학자들의 차기 정부에 바라는 대학정책 변화를 위한 제언들. 촛불 시민혁명은 단순히 국정농단 세력들을 권좌에서 끌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무너진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동시에 기득권 구조가 초래한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사회풍토를 혁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맞춰 각계 전문분야 학자 22인의 목소리를 한데 모은 게 이 책이다. 위기에 처한 한국의 대학들이 대학다운 역할을 못하게 된 데는 그 구성원들 특히 교수집단의 책임이 작지 않다. 그런 점에서 교수집단 자체가 대학 내외의 적폐청산 작업에 솔선해 나서는 것은 대학을 변화시키는 데 필수적인 요건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 같은 대학풍토가 형성된 근원에는 바로 대학을 기업체처럼 관리 통제하고, 재정지원을 미끼로 대학과 교수들을 길들여온 대학정책이 놓여 있다. 차기정부에서 모든 영역에서 정책전환이 요구되고 교육 부문도 마찬가지지만, 무엇보다 대학정책이야말로 전면적인 방향전환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 대한민국의 해양법 실행,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편, 일조각, 460쪽, 40,000원

유엔해양법협약이 한국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이행되는지를 종합적,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유엔해양법협약 체제의 현주소를 가늠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해양법질서 형성에 한국이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짐작해 볼 수 있다. 내용 면에서도 이 책은 유엔해양법협약에서 규율하고 있는 영해 및 접속수역, 배타적 경제수역, 대륙붕, 심해저, 해양경계획정 등 총론에 해당하는 해양법제도를 충실히 해설하고 있으며, 한국이 유엔해양법협약을 이행하면서 취한 여러 입법적 조치와 국가실행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해양업무에 종사하는 정책 결정자나 유엔해양법협약을 해석하고 적용해야 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 등, 다양한 이들에게 소중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 민주화 이후 한국사회와 신자유주의, 윤민재 지음, 오름, 416쪽, 20,000원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은 한국 정치를 더욱 비정상적으로 만들어 놓았다. 박근혜 하야를 주장하는 ‘촛불시위’, ‘광장정치’는 탄핵에 머무르지 않고 국가와 통치의 정상화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히 정권 교체, 정치 교체에 의해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탄핵사태 이후 대통령선거 국면에서 대통령 후보들 간의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겠지만, ‘촛불’의 지향점은 그것을 넘어선 ‘선진국’에 걸맞은 제대로 된 정상국가의 모습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좋은 정치는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는가, 과연 그것은 가능한가, 보다 나은 통치권력은 존재할 수 있는가, 좋은 통치와 좋은 삶, 행복은 가능한 것인지,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의 실현은 현실가능한 과제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저자는 미래의 보다 좋은 정치 질서의 답을 정치행위자, 국가에서 찾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질서를 민주주의, 통치, 리더십으로 단순히 개념정립화할 수 있는지에 따졌다. 

 

■ 카터 시대의 남북한, 이완범 지음, 한국학중앙연구원, 516쪽, 26,000원

한국현대정치사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인 남한·북한·미국의 삼자관계를 카터와 박정희·김일성을 중심으로 하여 실증적으로 규명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연구년을 활용해 저자는 미국 조지아 주의 애틀랜타에 있는 카터대통령도서관에서 1990년대 이후 비밀 해제된 한·미 관계 문서를 집중적으로 열람하는 등, 철저한 자료 수집을 토대로 사실 관계를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해 균형 있는 해석과 실증적인 분석을 이끌어냈으며, 지금까지 드러나지 못한 새로운 사실들에 관해 폭넓고 예리하게 다가가고자 했다. 원 사료의 엄정한 분석을 통해 카터를 중심으로 남·북·미 3각관계를 총체적이자 비판적으로 조망한 이 책은 그 어느 때보다 위기가 감도는 한반도의 평화정착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길잡이가 되기에 충분하다. 우리가 카터 시대에 주목하는 것은 이 시기의 국면이 과거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계속되는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극복하고 악화된 남북관계 및 외교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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