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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3호 새로나온 책
873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7.04.0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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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신간

■ 국가와 교육: 메이지 국민교육사, 이권희 지음, 케포이북스, 327쪽, 22,000원
권력과 근대라는 관점에서 근대 일본의 교육 실태와 교육사상사적 의의를 규명하고자 한 책. 메이지기 일본의 근대 교육체계의 성립 과정과 교육사상의 창출과 변용 양상에 대한 고찰을 통해 근대 일본, 일본인의 자기 분열적 사유체계 형성의 메커니즘과 그 한계를 분석했던 연구 성과물을 대폭 수정, 보완해 엮은, 저자의 지난 몇 년간의 노력의 작은 결과물이다.?그리고 이것은 현대 일본인의 에스니시티(ethnicity)의 연원에 대한 규명이었으며, 한일 양국의 화해와 미래지향적 관계를 방해하는 심화한 갈등 요소들을 객관적으로 규명하고자 했던 인문학적 성찰의 모색이었다. 이는 다이쇼[大正], 쇼와[昭和] 시대 제국주의 사상 형성과 교육의 문제를 포괄하고, 나아가 1911년 朝鮮敎育令으로 시작되는 우리의 근대교육 연구를 위해서도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식민지 문화 권력의 具象化 문제를 포함하는 것이기도 하다.

■ 미래의 초석, 네덜란드 교육: OECD가 분석한 네덜란드 교육정책의 강점과 개선 방안, OECD 지음, 박동철 옮김, 한울엠플러스, 232쪽, 28,000원
일찍이 공공재로서 조기아동교육·돌봄의 중요성을 깨닫고 4세 미만의 아동에게도 양질의 보육환경을 제공해온 네덜란드. 네덜란드 국민은 4세부터 초등학교에 입학해 기본 교육과 개인 자질에 따른 진로를 추천받는 등 장래와 직결된 수준 높은 공교육을 제공받는다. 그러나 선진 교육으로 대표되는 네덜란드에도 개선해야 할 점은 존재한다.?이 책은 OECD가 4세 미만의 유아교육부터 18세 이하의 중등교육까지 네덜란드 교육 정책의 장점과 개선 방안을 다차원적으로 분석한 것을 담았다. ‘교육’을 공공재로 여기고 국가적 과제로 인식하면 그 나라의 교육품질이 달라진다. 네덜란드의 교육정책은 한국에 많은 배울 점을 시사한다. 영유아부터 성인까지 국가가 교육을 공공재로 제공할 때 교육의 기회균등과 질적인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이 네덜란드를 통해 증명됐다.

■ 소통의 무기: 일상의 ‘왜’에 답하는 커뮤니케이션 이론, 강준만 지음, 개마고원, 800쪽, 28,000원
이 책은 ‘왜’라는 의문사로 시작하는 95개의 질문들로 구성돼 있다. “왜 우리 사회의 문제는 늘 ‘소통’인가?” “왜 일부 사람들은 ‘세월호 참사’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을까?” 등등의 질문을 던지고, 그에 답하는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설명하는 방식이다.?이런 방식에는 두 가지 면에서 장점이 있다. 첫째, 커뮤니케이션 이론들이 구체적인 질문에 답해가는 과정에서 이야기되기에, 독자들이 내용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우리가 ‘왜’라고 물었을 때 당장 눈앞에 있는 것을 넘어 문제의 깊은 원인을 찾으려 한다는 점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왜?’라는 질문은 사람들로 하여금 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자신과 반대되는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추상적 사고를 유도한다”. 이런 효과는 이 책의 목적, 즉 우리 사회 소통 부재의 원인을 탐색하고 그것을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게끔 하려는 저자의 의도에 걸맞다.

■ 이승만 정부 그리고 공유 정부로 가는 길, 김광웅, 기파랑(기파랑에크리), 732쪽, 37,000원
이 책은 독선, 아집, 부패라는 권력의 본질적 속성을 거듭되는 불행의 근본적 원인으로 진단하면서, 이러한 이니셜 패턴을 끊어내기 위해 ‘제도’와 ‘사람’ 양편을 모두 개혁할 것을 제안한다. 올해로 희수를 맞는 저자는 학자로서 한평생 한국 행정부를 연구했고, 김대중 정부의 초대 중앙인사위원장으로서 정부조직 개편을 주도한 바 있다. 저자에 의하면, 탐욕과 질시는 권력의 DNA와도 같아서 대등하게 나눠 가질 수 없다. 권력남용과 정경유착이라는 이니셜 패턴이 제1공화국 이래 근절되지 않는 이유다. 결국은 분권이다. (1) 기업가 정부, (2) 시장 정부, (3) 네트워크 정부, (4) 플랫폼 정부, (5) 비트네이션 등 여러 유형의 정부형태를 간단히 소개한 뒤, 정치세력들끼리만이 아니라 더욱 폭넓게 정부와 국민(시장, 기업 포함)이 권력을 분점하는 ‘共有政府(sharing government)’만이 희망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대통령제와 관료제에 대한 합당한 비판도 눈길을 끈다. 

■ 주역의 지혜, 곽신환 지음, 서광사, 352쪽, 28,000원
이 책은 모두 8개의 주제로 돼 있다. 첫 장에서는 『주역』의 본질이 회(悔)와 린(吝), 그리고 무구(無咎)에 있다고 보고, 이것들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살폈다. 둘째 장에서는 『주역』 활용의 핵심이 계사에 대한 해석에 있다고 보고 그 적용 방식을 설명한다. 셋째 장에서는 때를 아는 것, 또 때에 맞추어 행동하는 것을 『주역』의 핵심으로 보고, 이것이 어떻게 구현돼 있는지 살펴본다. 넷째 장에서는 회(悔)와 린(吝)이 사회적 관점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변통’과 ‘개혁’의 개념을 중심으로 알아본다. 다섯째 장에서는 공자의 ‘斯文 의식’과 ‘贊易’을 다루고, 이것이 동아시아에서 기존 문화에 대응하는 기본자세와 연결돼 있음에 주목했다. 여섯째 장에서는 사물을 분별하는 문제를 다루며, 일곱째 장에서는 역학사, 또는 『주역』 해석사 정리를 시도하고, 마지막 여덟째 장에서는 주희가 『주역』의 본의를 밝히고자 했던 일의 결과물인 『주역본의』의 의미와 그것에 대한 평가를 다룬다.

■ 지민의 탄생: 지식민주주의를 향한 시민지성의 도전, 김종영 지음, 휴머니스트, 440쪽, 20,000원
『지배받는 지배자』를 통해 한국사회 지식엘리트의 미국유학파에 대한 의존성과 그 한계를 날카롭게 짚었던 김종영 교수는 2000년 이후 한국사회를 관통하는 주요사건(삼성백혈병 사태, 광우병 촛불운동, 황우석 사태, 4대강 사업) 속으로 직접 뛰어들어 그 프레임의 실체를 벗겨내고 누가 이 사건들을 움직이고, 그에 대항해 싸운 주체들이 누구인지 밝혀내고자 했다.?그리하여 지민이 분투한 10년의 기록을 이제 책으로 엮어낸다. 저자가 이 책을 펴내는 이유는 단순하다. 지난 한국사회의 적폐의 핵심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고 새로운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해서 이제 우리는 지식민주주의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배지식동맹의 집요하고 교묘한 지식정치에 대항하는 시민들과 대항전문가들의 반격도 지식정치의 일환이다. 바로 이 지식정치에 시민이 눈뜨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탄생한 지적 시민에 주목한 김종영 교수는 이들을 ‘知民’이라고 명명한다.

■ 그야말로 ‘불량’ 식품 정보의 홍수다. 자극적인 언론보도로 사실 여부가 모호한 내용이 확산되거나, ‘건강 TV쇼’라는 포맷 안에서 정보가 지나치게 단순화되기도 한다. 우리는 어떤 식품이 몸에 좋다느니 나쁘다느니 하는, 출처도 불분명한 말을 거의 매일 듣게 됐다.?이 책에서 저자는 식품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들을 과학적으로 풀어낼 뿐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올바른 정보를 가려낼 수 있는 눈을 길러주고자 했다. 1부에서는 식품에 대한 대표적인 6가지 오해들을 살펴보고, 2부에서는 오해를 촉발시킨 진원지를 짚으며 식품 정보를 가려내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오랫동안 상식 노릇을 해온 잘못된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팩트’로 속설을 규명하며, 전통이라는 허상을 걷어낸다. 즉 이 책은 식품에 대해 이야기할 때 기본적으로 생각해보아야 할 것들을 과학이라는 큰 원칙 속에서 쉽게 풀어 정리한 결과물이다.

『솔직한 식품: 식품학자가 말하는 과학적으로 먹고 살기』이한승 지음, 창비, 240쪽,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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