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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오아시스
사막의 오아시스
  • 박득희 부경대 박사후연구원·글로벌해양관광연구소
  • 승인 2017.03.20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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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후속세대의 시선] 사막의 오아시스

나는 학부시절 통계학을, 석사시절 경영학(MIS)을, 그리고 박사시절에는 관광학을 전공했다. ‘관광’이란 도화지에 통계지식으로 밑바탕을 그리고, 경영정보시스템을 공부하며 습득한 네트워크 분석기법으로 색을 칠하며 연구를 진행했다. 나아가 통계기법과 네트워크 기법을 동시에 활용해 관광이라는 그림을 완성시켰다.

이와 같은 학문의 융합을 통한 연구를 하는 데 있어 진행과정은 무척이나 힘겹고 도전 그 자체였다. 어느 날 나는 학문의 융합에 어느 한쪽의 학문에 치우치는 위험 요소에 빠지는 함정에서 허둥대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연구의 산출물인 논문을 학회지에 투고했지만 방법론에 치우쳐 연구 주제에 대한 통찰이 부족해 ‘게재 불가’ 판정을 받곤 했다. 하지만 ‘관광분야의 진정한 연구자가 되기 위해서는 관광객부터 이해하자’라고 마음을 다잡으며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그 결과 나의 도전은 조금씩 성공을 맛보게 됐다.

박사학위 취득 후 한국연구재단의 박사 후 국내연수지원사업을 통해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와 같은 기회로 기존 연구를 보다 더 깊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학자와 공동연구를 할 수 있었고, 이와 같은 경험과 시간을 통해 국내 학술지뿐만 아니라 해외저명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했다.

‘이 글을 어떻게 쓸까’라는 고민을 하면서 불현듯 나의 은사이신 지도교수님께서 “사랑하는 제자 득희야, 박사학위를 받은 것을 정말 축하한다. 하지만 졸업 후 3년이라는 시간이 가장 중요해,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따라 독립적인 연구자가 될 수 있는지 아닌지가 결정된다”라고 해주신 말씀이 생각이 났다.

독립적인 연구자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보장돼야 하지만 순수 연구를 위해 지원하는 제도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연구재단의 학문후속세대 지원 프로그램은 어쩌면 나와 같은 관광학 분야 박사들에겐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느껴질 것이다.

아마도 나를 포함한 많은 박사들은 박사학위를 받고 사회에 첫 걸음을 내딛었을 때 현실적인 상황에 직면해 다수의 연구 성과물을 창출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붇고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박사들의 어깨를 조금이나마 가볍게 해줄 박사 후 국내연수 지원 프로그램이 보다 더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득희 부경대 박사후연구원·글로벌해양관광연구소
경희대에서 관광학 박사를 취득했다. 多관광지 관광, 관광정보 등에 대해 다수의 논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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