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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성공이 아니라 성장의 언어 … 춤과 함께 세계로 비상할 것”
“꿈은 성공이 아니라 성장의 언어 … 춤과 함께 세계로 비상할 것”
  • 김홍근 기자
  • 승인 2017.03.06 15: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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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퇴임 이후 ‘새로운 삶’ 시작한 김두련 서울교대 명예교수
‘정년퇴임’이라고 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끝’을 생각한다. 하지만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다. 특히 교수들이 그렇다. 재직 시 맡았던 여러 부수적인 일들 때문에 하지 못했던 그들의 진정한 ‘꿈’을, 퇴임 이후에야 시작할 수 있었다는 교수들을 우리는 자주 접하게 된다.

예비교육자를 양성하는 교대에서 30여년 동안 춤을 가르친 김두련 서울교대 명예교수(무용교육·사진)는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들떠 있다. ‘춤’ 그리고 ‘움직임’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연구했던 것들을 한 데 모아 ‘한국움직임교육센터’라는 법인체를 새롭게 창설하기도 했다. 이제는 세계무대를 향한 도전만을 향해 달릴 것이라는 김 명예교수의 의지는, 여느 젊은 교수 못지않았다. ‘춤생춤사’의 김 교수를 만나봤다.
정리= 김홍근 기자 mong@kyosu.net
 
▲ 김두련 명예교수
△예비 교육자를 가르치는 교육자로 30년을 보냈다. 교대 교수로서의 철학이 있다면?
“21세기는 창조와 감성의 시대로 창의력과 상상력이 중요하며, 이것들은 향후 미래 사회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할 것이다. 때문에 예비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인성과 감성을 심어주는 창의력 있는 교사가 돼야 한다. 이들은 졸업 후 바로 현장에서 교육을 책임져야 하는 교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교대 교수들은 이를 위해 각 교과마다 자신의 철학을 포함한 교수법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춤을 가르칠 때도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창의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하는, 스스로 깨어있는 교사가 될 수 있도록 지도했다.”

△지난해 오랜 기간 무용을 가르쳤던 강단에서 내려오게 됐다. 퇴임 이후 맞이하는 새해,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서울교대에서 보낸 30년의 세월은 한마디로 ‘쉼표가 없는 삶’이었다. 특히 무용을 통해 초등교육의 미래에 대한 꿈을 키워야 한다는 책임감에 많은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 노력만을 추구해 온 탓에 얼굴은 항상 굳어있었고 마음도 급했던 것 같다. 이제는 쉼표를 만들어가며 살고 싶다. 스스로를 좀 더 사랑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남들에게도 상처 주는 말보다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하려고 한다. 또, 퇴임을 한 뒤로 명예교수라는 직책이 주어졌을 때, ‘명예’라는 단어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명예라는 것은 결국 주위 사람들이 불러주는 명예란 말과는 관계없이, 스스로 명예로울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마음속으로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하는 것이고, 거기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국움직임교육센터’가 지난해 7월 새롭게 창립됐다. 다른 센터와는 무엇이 다르고,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한국움직임교육센터’(움직임센터)는 30년간의 교직생활을 통해 초·중·고 교사 및 연수원, 평생교육원 또는 학교 수업에서 실제로 교육했던 모든 것들을 기반으로 만든 일종의 평생교육원 형태를 갖춘 교육학교다. 세부 내용은 라인댄스. 댄스스포츠, 휴 힐링댄스, STEAM브레인댄스, 라반의 움직임 교육, 시퀀스댄스, 영어댄스, 아메리칸댄스 등이 있다. 움직임센터는 TAFISA(세계생활체육연맹)에 가입돼 있는 한국 단체 ‘SAKA’의 부설기관이다. TAFISA는 현대인들의 걷기운동 생활화를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해마다 국제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11월에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움직임센터에서 이를 준비하고 있다.”

△움직임센터 창립 배경에는 고령화 문제에 대한 대비가 있었다고 들었다. ‘춤’이 고령화 시대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최근 들어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 중 하나는 ‘인구의 고령화’일 것이다. 노인들은 건강하고 가치 있는 삶을 추구하고 있지만 여러 현대 사회의 문제들이 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 중 하나인 개인주의는 인간을 소외와 고독, 우울감 등을 느끼게 해 심리적으로 메마르고 황폐한 인간을 만든다. 그러나 춤은 여러 사람과 어울려 함께 하므로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을 예방해 삶의 의욕과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맞춰 만들어진 움직임은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그런 의미에서 춤은 노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국민들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생활 체육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퇴임 이후의 계획이 궁금하다
“춤과 움직임은 나에겐 호흡이고 생명이다. 호흡이 있는 한 움직임을 계속할 것이고, 춤을 통해 세계로 비상하는 꿈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젠 나를 가장 잘 알고 있는 내가 스스로의 멘토가 되어 세계로 나가려 한다. 꿈은 찾는 게 아니라 발명하는 것이고, 꿈은 성공이 아니라 성장의 언어다. 이제 나의 세계는 만나는 수많은 지구촌의 사람이다.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은 나에겐 호흡이고 생명이고 삶 그 자체가 될 것이다. 자신만의 세상을 가지고 그 분야에 자기의 모든 것을 걸고, 자신만의 삶과 비전으로 살아가고 있는 지구촌의 다양한 사람들과 춤과 움직임을 공유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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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훈 2017-11-13 17:07:11
명예롭네요 . 잘되시길 항상 지켜보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