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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대한 관심 강조 “특권의식 버려라”
인간에 대한 관심 강조 “특권의식 버려라”
  • 김홍근 기자
  • 승인 2017.03.06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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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식부터 쓴소리 마다않은 대학총장들
지난해는 유난히 사회·정치적으로 ‘대학’이 자주 거론된 해였다. 교수와 학생들의 시국선언은 전국적으로 퍼져나갔고, 이화여대 사태, 국정농단 등 대학을 둘러싼 사건·사고들이 많았다. 대학가 곳곳에서는 ‘위기’일 수 있는 이 시기를 ‘기회’로 삼아야한다는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전국 대학들이 입학식을 치르고 있는 요즘, 일부 대학총장들의 인사말이 유독 세간에 회자되고 있는 이유도 최근 대학가의 위기의식을 반증한다. 대학총장들은 스펙과 취업이 중시되는 대학의 현실적 상황과는 달리, 오히려 지성인으로서의 자세와 ‘소통’ ‘나눔’ 등을 목소리 높여 강조했다.
 
지난 2일, 학업성적 최상위권의 학생들이 입학한다는 서울대의 성낙인 총장은 입학식에서 신입생들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서울대라는 이름에 도취하면 오만함과 특권의식이 생기기 쉽고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오늘 이후 서울대라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지우지 못하면 오늘 입학식이 여러분 인생 최고의 날로 그치게 될 것이다.”
 
성 총장은 이어 “고등학교 시절 성적이 좋아 서울대인이 됐다는 것만으로는 사회의 리더가 될 수 없다”며 ‘인간에 대한 애정과 예의’를 갖추는 것이 이 시대 리더의 덕목임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성 총장의 이날 발언에는, 최근 국정농단의 중심에 서울대 출신 엘리트들이 다수 포진돼 있는 것에 대한 반성과 비판이 동시에 담겨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다른 대학 총장들의 입학식 축사도 마찬가지였다. 민상기 건국대 총장은 “전공학문에 대한 전문적 지식뿐만 아니라 인격적 소양을 갖추기 위해 인문학 등 풍부한 지식을 갖춘 사람이 돼야 한다”며 “성인으로서 스스로 삶을 개척해 나가기 위한 책임과 의무를 가져라”라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명쾌한 논리가 가득한 섬’에는 왜 사람이 살지 않을까?”라는 다소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 조인원 경희대 총장은 “우리 사회가 유례없는 풍요와 번영의 시대를 누리고 있음에도, 왜 미래가 우려스러운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학업에 앞서 무엇을 최우선 가치로 둬야하는지 생각해 볼 것을 당부했다.
 
김홍근 기자 m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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