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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9호 새로나온 책
869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7.03.0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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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합리적이고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확실히 알고 있는 이코노미쿠스에게는 광고 속 모델이 누구인지, 어떤 경치를 배경으로 하는지, 어떤 음악이 나오는지는 무의미하다. 광고를 정보의 문제로 해석하는 것은 현실과 괴리가 크다. 사람의 감정과 무의식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광고의 효과는 설명될 수 없다. 합리성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수단의 합리성과 목적 의 합리성을 구분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사실 경제학이 가정하는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수단의 합리성을 가졌을 뿐이다. 즉, 목적이 주어지면 그것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달성할지 판단할 수 있다는 의미이지 목적이 타당한 지에 대해서는 논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직관적으로 생각 할 때 목적은 합리성이 아닌 감정의 영역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을 사주는 이유는 사랑에 있으며, 예산 제약과 합리적인 선택은 부차적인 의미만을 갖는다.” ―송재도 전남대 교수(경영학부), 『마케팅 지배사회: 소진, 파괴 그리고 불평등』(들녘, 2017.2) 중에서

김재준과 개신교 민주화운동의 기원, 고지수 지음, 선인, 492쪽, 40,000원

장공 김재준의 삶을 역사연구 방법으로 접근해 통합적으로 서술한 최초의 인물사 연구. 김재준 목사는 한국개신교 인물 가운데 권위주의 독재권력에 저항해 이례적인 역사 참여 궤적을 남긴 인물로 잘 알려져 왔다. 반면에 한국교회사에서 김재준 목사는 보수신학 전통의 한국장로교 안에서 1930년 이후 자유주의 신학운동을 전개해 1950년대 중반 장로교 2차 분열을 거쳐 한국기독교장로회가 탄생하는데 중심인물로 알려져 왔다. 다양한 인식과 해석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김재준 연구는 한국교회사 안에서 신학사상/신학방법을 중심으로 조명돼 왔을 뿐 역사학에서는 본격적인 연구가 진행되지 못했다. 이 책은 김재준의 삶을 통사로 접근해 역사 인물로 해석함으로써 선행 연구들의 단절적인 시야를 넘어서려 했으며, 김재준의 사회참여를 통해 개신교 민주화운동의 시원적 성격을 밝히고자 했다.

벌레의 마음: 예쁜꼬마선충에게 배우는 생명의 인문학, 김천아·이대한 외 지음, 바다출판

사, 367쪽, 15,000원

200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시드니 브래너는 1960년대 무명이었던 예쁜꼬마선충을 생물학계로 납치해왔다. 당시 아무도 이 벌레를 연구하고 있지 않았지만, 그는 예쁜꼬마선충이 앞으로 현대 유전학, 발생학, 그리고 특히 신경생물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직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 직감은 정확하게 적중했다. 단 한 명의 연구자로 시작된 연구는 현재 전 세계 수천 명의 연구자가 연구할 만큼 규모가 커졌고, 인류에게 생명 현상에 대한 엄청난 지적 성과를 선물했다. 예쁜꼬마선충은 토양에서 서식하며 투명한 몸을 가진 1mm 크기의 아주 작은 벌레다. 어느 한 곳 인간과 닮은 데가 없는 이 벌레는 놀랍게도 유전자의 절반 이상이 인간의 유전자와 유사하고 그 기능 역시 많은 부분 유사하다. 이 책은 최신 현대 생물학의 여정을 대중들과 함께 나누고 소통하고자 하는 예쁜꼬마선충 과학자 5인의 고민을 담았다.

세대 차이와 갈등: 이론과 현실, 박재흥 지음, 경상대출판부, 235쪽, 19,000원

나이 든 세대는 항상 보수적이고 젊은 세대는 항상 진보적일까? 대학시절 독서량도 많아 개인적 능력도 있는 386세대는 세대 간 경쟁에서 포식자인가? 집단적 의사표현보다는 취업전쟁에 내몰린 88만원세대는 여전히 암울한가?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세대에 대해 가지는 의문과 문제의식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세대사회학의 이론적 기반에서부터 한국사회의 세대문제까지 다루며, 세대교체와 세대갈등을 사회문화적 변동의 맥락에서 심층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초고속 고령화와 초저출산이라는 상반된 인구학적 추세가 경제 부문에서의 세대갈등을 구조적으로 야기하고 한국사회를 위기에 몰아넣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책은 세대차이와 세대갈등을 여섯 부분으로 나눠 살펴보고 있다. 특히 한국사회 세대 담론의 몇몇 주요 쟁점과 부문별 세대갈등의 양상을 검토하고, 세계가치조사 자료를 활용해 탈물질가치와 환경의식의 코호트별 변화 추이를 살펴본 대목이 눈길을 끈다.

옳고 그름: 분열과 갈등의 시대, 왜 다시 도덕인가, 조슈아 그린 지음, 최호영 옮김, 시공사, 623쪽, 27,000원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옳고 그름’을 목격한다. 누군가는 특정 지도자를 믿고 그의 말에 따르는 것이 옳다고 말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집단 구성원 모두의 소리를 듣는 것이 옳다고 말한다. 또 어느 누군가는 우리의 이념을 상대 집단에게도 전파해야 한다고 말하고, 다른 누군가는 상대 집단의 이념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과연 누구의 주장이 진실로 옳은 것인가? 아니면, 모두가 옳은 것인가? 대체 옳거나 그르다고 말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왜 나에게 당연한 것이 그들에겐 당연하지 않은가? 스스로의 도덕을 기준으로 다른 사람이 옳거나 그르다고 판단할 수 있는가? 최근 학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젊은 학자, 조슈아 그린은 이런 고민을 바탕으로 이 책(원제: Moral Tribes)을 썼다. 실험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이며, 철학자인 그는 다양한 학문적 기반을 토대로 현대 사회의 도덕적 갈등이 일어나는 원인과 그 해결책을 깊이 연구하고, 인간의 현재 사고방식으로는 갈등이 오히려 심해질 뿐이라고 선언한다.

인문 콘텐츠와 대중매체, 가톨릭대 글로컬문화스토리텔링연구소 엮음, 소명출판, 374쪽,

20,000원

동화·드라마·지역문화·공연 등 각 콘텐츠 분야의 전문가들이 집필에 참여해 ‘콘텐츠의 현재와 미래’를 다각도로 분석한 가톨릭대 글로컬문화스토리텔링연구소의 첫 연구총서다. 이들은 인문학적 전통이 날로 위세를 더해가는 대중매체와 마주치는 접점 지점에 오랜 관심을 뒀으며, 기존 콘텐츠 연구에서 잘 찾아볼 수 없었던 현대적 의미의 새로운 연구방향을 모색하고자 했다. 이 책은 『지역 문화 콘텐츠와 스토리텔링』과 함께 이런 노력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언어와 대중매체, 문학과 대중매체, 매체의 변환, 매체의 혼용과 플랫폼의 변화 등 모두 4부로 구성한 이 책은 단순한 인문 콘텐츠 조명에 머물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인문학적 콘텐츠를 다양한 매체의 의미와 맥락, 변환까지를 세심하게 짚어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읽힌다.

한국 속 타인, 타국 속 한인: 포스트 디아스포라시대 민속학 패러다임의 변화, 김면 지음, 서강대출판부, 240쪽, 15,000원

이 책은 과거 냉전과 분단에서 비롯한 재외한인들의 문화적 이질성을 극복하고 민속학의 새로운 패러다임 정립을 통해 우리 속의 타자로서 생활하는 이들과 사회 통합의 길을 모색한다. 민속학은 연구방법에 있어 주로 전통문화의 잔존물에 주목하여 연구해왔다. 기존의 재외한인연구도 과거 한민족의 민속 실체를 파악하고 전래의 향토적 고유관습이 어떻게 지속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자 했다. 저자에 의하면, 이제 재외한인들이 지닌 새로운 민속양식도 중요한 민속학의 연구대상으로 포함해야 한다. 디아스포라 이후의 민속학은 민속문화를 정적인 대상이 아닌, 동적인 대상으로 보는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또한 민속문화를 시간과 사회 변화 속에서 지속·유지될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대상으로 보고, 고정된 특정 문화요소보다 이들의 역동적인 생활양식을 주요한 대상으로 다뤄야 한다. 민속학은 잔존하는 민족문화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하나의 문화소통과정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저장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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