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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35개大 약대교수들 “PEET낭인 양산만… 이제는 바뀌어야”
전국 35개大 약대교수들 “PEET낭인 양산만… 이제는 바뀌어야”
  • 최성욱 기자
  • 승인 2017.02.27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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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교협 ‘통합6년제’ 전환 촉구
▲ 사진출처=한국약학교육협의회

편입제도로 활용만… 기초과학 전공·학과 ‘부실’ 가중 
2009년 도입한 ‘2+4학제’ 취지 못살리고 부작용 반복 
약대 관계자들 ‘통합6년제’ 전환 논의 공론화 해야

이른바 ‘PEET 고시 낭인’이라는 신조어가 생길만큼 매년 치열해지는 약학대 입시가 “이제는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국 약대와 소속 교수진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자연과학계열과 일부 공학계열의 우수인재들이 신입생 때부터 약학대 준비에 매달리면서 개별 학과·전공의 인재 유출은 물론 교육과정까지 집중·심화하기 어렵다는 불만은 자연·공학과 약학 분야 양쪽에서 제기돼 왔다.

(사)한국약학교육협의회(이사장 정규혁, 약교협)는 지난 20일 전국 약학대학장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회를 열고 약학대 ‘통합6년제’ 전환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통합6년제’ 촉구 결의문에는 가톨릭대·고려대·연세대·이화여대 등 24개 사립대와 경북대·서울대·전남대 등 11개 국립대 약학대학과 소속 교수진 전원이 이름을 올렸다.

약교협은 지난해 6월부터 권역별 토론회를 개최하면서 약학대학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지난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약대 2+4학제가 이공계를 붕괴시키고 입시 낭인을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약학대 2+4학제는 지난 2006년 당시 교육부가 학생의 학업(전공)과 직업 분야의 선택권이 강화되고, 약학대학은 인성과 적성이 검증된 학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을 들어 ‘약학대 6년제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2009년부터 도입됐다. 2+4학제는 약학이 아닌 타학과에서 2년간 기초 소양교육을 이수한 학생이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 등에 합격하면 약학대 3학년으로 편입학할 수 있는 제도다. 

이 학제를 도입하면서 사회적 비용 증가와 이공계 분야에 미치는 영향력이 우려할 수준은 아닐 것이라는 정부의 전망이 무색하게도 약학대는 매년 평균 입시경쟁률 10 대 1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사설입시학원이 성행하는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자연계, 공학계열 학생들의 약학대로의 이탈이 교육적으로도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게 현장의 분위기다. 

약교협을 비롯한 약학대 교수들은 “2+4학제를 통해 대학입시의 과열경쟁을 해소하고 사교육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는 정부의 전망은 실패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바라봤다. 약교협은 2+4학제가 주로 ‘편입제도’의 창구로 이용되면서 오히려 약학대의 학사 운영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이공계 학생의 지원 편중현상을 초래해 이공계 우수인재의 이탈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약학대 입시경쟁도 대학 입학에서 대학 입학 ‘이후’로 옮겨갔을 뿐 매년 양산되는 ‘약학대 재수생’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규혁 약교협 이사장(성균관대)은 “PEET시험에 대비한 대규모 사교육 시장이 형성돼 연간 수천억원의 추가적인 사회적 비용이 소요되고 있으며 연간 1만5천여 명의 재수생이 발생하고 탈락과 재도전을 반복하는 이른바 ‘약대 입시낭인’이 증가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약대 2+4학제는 지나친 사회적 폐해를 만들고 있어 이를 해소할 제도 개선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성욱 기자 cheetah@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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