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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와 행복
감사와 행복
  • 조형규 한국세라믹기술원 선임연구원
  • 승인 2017.02.0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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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후속세대의 시선] 조형규 한국세라믹기술원 선임연구원

전공이나 학교, 지도교수님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가정형편이 그리 여유 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석사과정부터 박사과정까지 과학기술 장학금 등의 학비지원 뿐만 아니라 인건비를 받으면서 연구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렇게 감사하게도 좋은 조건에서 연구에 임하고 R&D 과제를 수행하면서 가장 많이 듣던 기관 이름이 한국연구재단이었고 학위과정을 마치고 졸업식을 치르기도 전에 한국연구재단 학문후속세대양성사업 박사 후 국내연수와 대통령 펠로우십에 지원하게 됐다.

건설·교통 분야 전공이다 보니 국토교통부 R&D 제안서까지 비슷한 시기에 공고가 나면서 결국 박사학위를 마치면서 이젠 끝인가 싶었던 밤샘작업을 하게 되었지만 정말 기쁘고 행복한 마음으로 밤을 새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것은 바로 ‘최초의 나의 연구’였고 또한 ‘연구책임자로서 첫 도전’이었기 때문이다.

펠로우십에서도 국토교통부 지원 사업에서도 생각지도 못했던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최종적으로 아쉬운 결과가 나왔고 박사후국내연수에 최종 선정되면서 연구책임자로서 첫 발을 내딛으면서 너무 감사하고 큰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좋은 경험이 토대가 되었는지 박사후국내연수를 수행하고 곧바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연구기관에 입사해 지속적으로 연구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나는 타 분야 연구원들에 비해 실적도, 연구능력도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평소에 이런 생각을 자주한다.

‘좋은 시대에 좋은 나라에서 태어났다.’

돈이 없어도 공부를 할 수 있고, 원하는 연구 자료나 논문들도 국내에서 대부분 찾아볼 수 있고, 장비도 대부분 갖추고 있어 하고 싶은 연구도 대부분 수행할 수 있다. 물론 요즘 국정도 혼란스러운 상황이고 이 말에 동감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분명한 건 ‘나 혼자’만의 우수한 능력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전문가가 된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다들 부모님의 도움을 시작으로 지도교수님의 지도와 동료 선후배들의 조언, 학교나 연구소의 연구기반, 한국연구재단을 비롯한 국가 연구지원 시스템 등의 여러 도움으로 학위를 받고 전문가로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을 것이다.

그런 부분에 한 번쯤은 감사하고 그런 자신이 행복한지 생각할 시간을 갖기를 추천한다. 만약 그러하다면 연구하러 가는 길이 즐거울 것이다. 연구하러 가는 길이 즐겁지 않다면, 행복하지 않다면 오늘 수행해야 할 연구보다 더 중요한 것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 뒤돌아 생각해 보기를 권한다.

조형규 한국세라믹기술원 선임연구원·에코복합소재센터
한양대에서 시멘트 수압 모델로 박사를 했다. 콘크리트 내구성, CO2 저감 시멘트계 재료 개발에 관한 논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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