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00:55 (금)
새해 ‘희망의 노래’는?
새해 ‘희망의 노래’는?
  • 최익현 편집국장
  • 승인 2017.01.02 15: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히 이러 바라래 가나니” 신뢰와 화해·화합의 새날 되길

그렇습니다. <교수신문>은 지난 2016년 새해 첫 신문에서 ‘희망의 노래’로 『용비어천가』의 한 구절인 ‘곶 됴코 여름 하나니’를 뽑았습니다. ‘희망의 사자성어’로 새해 국민적 염원을 담아내고자 했던 과거의 시도에서 한 걸음 새롭게 나아가고자 했던 것입니다. 교수사회 곳곳에서 ‘잘했다’는 격려가 이어졌습니다. 진작 시도했어야 했던 일이었습니다.

2017년 丁酉年 <교수신문>은 ‘곶 됴코 여름 하나니’에 이어 다시 ‘내히 이러 바라래 가니라’를 새해 ‘희망의 노래’로 내겁니다. 지난해 우리는 각 개인이 노력한 만큼 보상받고, 그렇게 해서 공정한 결실이 가득한 한 세상을 꿈꿨지만, 그 희망가는 처참하게 찢어지고 말았음을 세밑 최순실 농단 사건에서 확인하고야 말았습니다. 노력, 공정, 그리고 그에 합당한 보상은 민주사회의 기본적인 가치입니다. 이 가치의 전도를 경험하면서 우리사회는 다시금 ‘민주주의’의 의미를 되묻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은 어쩌면 지난할 것인데, 서로 목소리를 높이는 까닭에 잦은 갈등과 반목으로 이어질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그런 댓가를 지불해야만 하는 정치제도입니다. 소모적인 갈등이 아니라 생산적인 갈등, 적대적 반목이 아닌 화해와 상생에 이르는 반대의견이 흐르는 시냇물처럼 굽이치지지만 水路를 이탈하지 않는 것처럼, 종국에는 대해에 이르러 한 데 뒤섞이는 그 감동스러운 자연의 이치를 겸허히 배우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내히 이러 바라래 가나니’는 그럼 염원을 가득 담은 순전한 희망 노래입니다. 해묵고 낡고 견고한 것들은 역사의 저편으로 보내버리고, 불이 쇠를 녹이고, 냇물은 흐르고 흘러 큰 바다에서 서로 하나가 되는, 경이로운 자연의 순리를 인정하는 참 아름다운 광경을 2017년 기대해봅니다. 

최익현 편집국장 bukhak64@kyosu.net 

集字= <교수신문> 석희태 편집인과 설한 편집기획위원이 함께 ‘내히 이러 바라래 가나니’를 새해 ‘희망의 노래’로 골랐다. 『용비어천가』 2장의 한 구절이다. 광해군 4년(1612) 중간본 『용비어천가』(세종대왕기념사업회 소장본)에서 집자했다. 원래는 가로쓰기지만, 세로쓰기로 글자를 배치했다. 김슬옹 교수가 집자에 도움을 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