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학 논문도 ‘박정희’ 연구 강세 … ‘여혐’은 올해의 독보적인 키워드
정치학 논문도 ‘박정희’ 연구 강세 … ‘여혐’은 올해의 독보적인 키워드
  • 강성민 리뷰아카이브 리뷰위원
  • 승인 2017.01.02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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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실태로 본 2016의 논문 트렌드_ 사회과학 분야

2016년 한 해의 논문 이용 추이를 살펴보는 ‘논문 트렌드’ 기사를 3회에 걸쳐 싣는다. 글 싣는 순서는 1) 사회과학, 2) 인문·예술, 3) 자연과학·공학 분야다. 강성민 리뷰아카이브 리뷰위원의 정리로, 첫 회인 ‘사회과학 논문 트렌드’는 크게 정치, 사회, 경제 등으로 나눠서 소개한다. 

■ 정치: 역대 대통령 연구에서 김영란법까지

2016년 한 해를 지배한 초특급 이슈는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으로 드러난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다. DBpia가 서비스하는 논문 200만 편 중 2016년에 많이 읽힌 상위 3만 편에서, 논문 제목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대통령은 누굴까? 박정희 48회, 박근혜 45회, 그리고 바로 직전 대통령인 이명박 15회, 노무현 10회, 김대중 6회, 김영삼 2회, 노태우 3회, 전두환 1회, 최규하·윤보선 0회, 이승만 22회다. 박정희, 박근혜, 이승만이 톱3다. 

먼저 박정희 대통령 관련 논문들의 면면을 살펴보자. 임혁백 고려대 교수의 2012년 논문 「박정희에 대한 정치학적 평가」가 전체 225위로 가장 순위가 높다. 그 뒤를 이어 ‘경제정책’, ‘개발독재’, ‘통치이념’, ‘통치전략’, ‘경제발전 vs. 민주주의’, ‘대북정책’, ‘국민통합’ 등의 순서로 관심의 스펙트럼이 펼쳐진다. 박정희 시대를 매우 종합적으로 들여다봤다는 인상을 준다. 각 분야 주요 정책을 비롯해 경부고속도로 건설, 새마을운동, 유신체제, 문화재 발굴 등 온갖 영역이 다 등장한다.

이승만 대통령을 다룬 논문은 22편이나 순위에 올랐다. 「이승만의 정치 리더십 연구」가 관련 22편의 논문 중 가장 많이 읽혔다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다만 전체 이용순위는 3천243위에 불과해 박정희 관련 논문과 확연히 비교된다. 

사드(THAAD) 관련 논문은 12편이 목록에 올랐는데 비교적 순위가 높았다. 2천118회 이용돼 3만 편 중 13위에 오른 「사드(THAAD)의 한국 배치를 둘러싼 논란과 정책적 함의」에 이어 「한미동맹과 한중관계에서 사드(THAAD) 논란이 갖는 의미」(41위), 「사드(THAAD) 배치를 둘러싼 논란에서의 루머와 확증편향」(60위), 「사드와 AIIB를 둘러싼 미중관계와 한국」(140위), 「4차 북한 핵실험과 사드의 국제정치」(213위) 등을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사드 관련논문 중 상위이용 3편 모두 사드 찬성론자의 논문이라는 점이다. 이런 속에서도 사드 문제를 무기에 대한 이해부터, 전략적 차원, 국제정세적 차원, 비핵화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논한 서재정 일본 국제기독교대 교수의 「사드와 한반도 군비경쟁의 질적 전환」(3,665위)는 필독해볼 가치가 있는 논문이다.

2016년은 서로 대척 지점에 위치한 법이 발효된 한 해이기도 했다. 집권당의 밀어붙이기로 2016년 3월 통과한 테러방지법은 국민적 공분을 샀다. ‘테러’로 검색된 35편의 논문 중에서 한상희 건국대 교수의 「복면금지법과 테러방지법, 그 음모의 정치학」이 1위를 차지한 것도 이런 공분과 관련 있다. 한 교수는 “폭력적인 대응전략이 향후의 정국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이 정부가 가지고 있는 것 같이 보인다는 점이다. 즉, 민중총궐기대회를 불법·폭력적인 집회로 묘사하고 그것에 대한 그릇된 환영을 야기함으로써 정부와 여당은 다가올 총선까지를 공안정국으로 몰아”가려고 했다고 진단했다.

여당은 테러방지법을 발의하며 “독일과 오스트리아 같은 선진국에서도 이러한 법을 가지고 있다”라며 국민들을 설득했으나, 논문에 따르면 오히려 그 맥락이 정반대다.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의 경우에는 신나치세력들이 복면을 쓰고 대중집회·시위 참여자들을 공격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 법들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김영란법이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인 일명 ‘김영란법’은 공직자의 부정한 금품 수수를 막겠다는 취지로 제정됐지만 입법과정에서 언론인, 사립학교 교직원까지 적용대상이 확대돼 큰 파란을 불러 일으켰다. 김영란법 관련 논문은 9편이 순위에 진입했다. 재미있는 것은 논문들이 대부분 김영란법의 위헌을 따지거나, 시행령에서 보강해야 할 점들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법의 적용 대상이 약 300만 명에 육박하며, 모호한 부분이 적지 않아 이런 논란은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헌법소원을 당하면 헌법재판소에 의해 대폭 개정될 여지도 있다고도 한다.

■ 사회: 올해의 키워드 ‘여혐’ 그리고 ‘도시광산’ 논문의 약진

올 한해 사람들이 가장 많이 검색하고 이용한 사회 분야 논문은 ‘여혐’과 직결됐다. 디비피아의 2016년 1월부터 12월 7일까지의 이용통계에 따르면 100회 이상 이용된 상위 3만 편 논문 가운데 「온라인상의 여성 혐오 표현」이 7천388회로 1위를 기록했다. 전체 이용통계 2위와 3위도 여혐 관련 논문으로 「왜 한국 남성은 한국여성들에게 분노하는가」(5천750회)와 「일베와 여성 혐오」(3천991회)가 차지했다. 1~3위를 모두 ‘여혐’이라는 주제가 차지함으로써 한국 사회가 매우 특별한 순간에 직면해 있음을 드러내준다. 전체 100여 편의 페미니즘 분야 논문 중 상위 10편이 모두 ‘여혐’을 직접적·중심적으로 다룬 논문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도시 광산업 논문이 2편이나 10위 안에 포함돼 의외였다. 버려진 가전제품에서 금속류 등의 자원을 추출해내는 산업을 일컬어 ‘도시광산’이라고 한다. 그런데 왜 갑자기 도시광산 논문이 2편이나 최상위권에 포진하게 됐을까. 최근 그린피스는 삼성전자에 공식적으로 갤럭시노트7를 재활용하자고 요청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제품하자에 따른 리콜 대상 갤럭시노트7은 430만 대이며, 이는 730톤에 이르는 양이다.

그린피스 추정에 따르면, 이 리콜대상 휴대폰에서 코발트 2만kg, 은 1000kg, 텅스텐 1000kg를 비롯 금 100kg, 탄탈룸 9~86kg, 팔라듐 20~60kg 등이 재생성될 수 있다. 한국은 현재 전세계 20% 정도의 휴대폰 재활용률에 한참 못 미치는 4%의 재활용률을 보이고 있어 제품 회수와 재사용이라는 선순환 구조 만들기가 시급한 현실이다. 정부는 지자체 차원의 각종 경진대회 등을 통해 이에 대한 참여를 높이려고 애쓰고 있다. 도시광산 논문의 급속한 이용 증가는 갤럭시노트7의 초유의 리콜 사태 등 바로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 경제: 주목받는 ‘공유’와 ‘4차산업혁명’ ‘청년노동’ 관련 논문들

한국 경제의 성장률 지속 저하와 장기불황 가능성이 예고되고 있는 요즘, 경제에 대한 논의도 활력을 잃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틀에서 위기의식을 강조하는 논문들, 규제나 개혁의 로드맵을 제시하는 논문들보다는 새로운 대안을 찾으려는 논문들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를테면 공유 경제나 사회적 기업(경제)을 논하는 논문들이 상위권에 다수 포진돼 있다.

경제를 키워드로 해서 검색된 465편의 논문 중 가장 많이 이용된 논문은 1천400회 이용된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의 미래와 성공조건」(전체논문 중 35위)이다. 「한국의 ‘사회적 경제’ 개념 정립을 위한 시론」(298위), 「공유경제 서비스의 성공요인에 관한 실증 연구」(400위), 「사회적 경제를 통한 지역혁신의 가능성과 한계」(1천442위), 「사회적기업의 사회경제적 성과에 미치는 영향요인 분석」(2천345위), 「공유경제(Sharing economy)에 대한 정부규제의 필요성」(3천236위) 등 상당히 많은 논문이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올 경제적 지각변동 또한 많은 관심을 받은 경제학적 주제였다. 이와 관련해서는 20편 가량의 논문이 발 빠르게 집필되고 읽혔는데 내년 상반기에는 훨씬 더 많은 논문과 열독률을 보여줄 전망이다. 가장 많이 읽힌 논문은 2016 다보스포럼에서 발표된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우리의 전략은?」으로 전체 이용순위 88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은 4차 산업혁명이 마케팅에 있어서 혁명적인 변화를 몰고올 것을 예측한 「4차 산업혁명, 마케팅 혁명의 길」(123위)이 차지했다.

논문들을 일별해보면 4차 산업혁명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스마트 기기 회사들 동향,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산업인터넷’을 적시한 논문, 스마트기술과 표준화 전략,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의 국가경제 파급효과에 대한 계량적 연구 등이다. 

노동(근로)이라는 키워드로는 3만편 가운데 355편의 논문이 검색됐다. 노동 키워드 중 1위를 차지한 논문은 전체 3만 편 중 29위를 차지한 「박근혜 정부 노동개혁과 청년실업」으로 총 1천498회 이용됐다. 최근 청년실업이 사회적 화두인데다 현 정부의 노동개혁과 연관시켜 짚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은 듯하다. 주목되는 건 노동 관련 논문이 수치상으로는 많지만 1000위 안에 드는 논문은 7편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충격적인 국정농단 및 대기업과의 유착으로 인한 국민적 분노, 내년 조기 대선을 앞두고 노동은 다시 중요한 논쟁 이슈로 떠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현 정부의 노동 정책은 2012년 대선 때의 공약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달려갔다. 비정규직 확대 등 노동시장 유연화, 공공기관의 민영화, 기업규제 완화, 법인세 인상 없음 등 철저히 친자본적이었던 것으로 그 전모가 드러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을 어떻게 볼 것인가?」(1천856위)에서 전병유 한신대 교수(경제학)는 2016년 1월 현재 정부 정책 기조가 “큰 방향에서 비정규직을 좀 더 쉽게 사용하고 고용(해고)과 근로조건을 좀 더 쉽게 변경할 수 있는 노동시장 유연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기간제와 파견제의 확대는 OECD 국가 중 비정규직 비율에서 스페인과 1, 2위를 다투고 있는 한국의 노동현실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양적으로는 ‘감정노동(정서노동)’이 가장 많은 관심 대상이었다. 이번 2016년 논문 이용통계에서도 감정노동이라는 키워드로 87편의 논문이 검색돼 거의 100편에 육박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가장 많이 이용된 감정노동 논문은 김왕배 연세대 교수 등이 2012년 발표한 「감정노동자의 직무환경과 스트레스」(54위, 1천249회)로 이론적 배경과 주요 개념의 역사적 정의 등을 통해 이 분야에서 주요하게 참조되는 스테디셀러다.

그 뒤를 「개인성격과 감정노동 스트레스가 직무만족에 미치는 영향」(453위), 「감정노동자의 직무스트레스, 역할갈등, 자아탄력성 및 이직의도의 관계」(816위) 등이 따랐다. 간호사, 보육교사, KTX승무원, 호텔 및 외식업체 직원, 경찰공무원, 콜센터, 방송연예인, 장애인복지시설 종사자 등 다양한 직군 감정노동자로 대상을 확대해 연구하는 추세였고 동일직군은 규모에 따라서 대학병원, 중소병원, 동네병원 감정노동으로 세분화하는 추세도 보였다. 

「OECD 직업역량 전망 2015」에 따르면 2013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핵심생산인구(30~54세)의 실업률과 대비해 청년실업률(16~29세)은 3.51배나 높다. 청년실업률이 계속 높아지고 노동 환경이 열악해지면서 취업뿐만 아니라 “대학생이 알바를 한다기보다 노동자들이 공부를 한다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김종엽 한신대 교수)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노동 분야 논문들의 이슈에서도 청년은 올 한해 중심 키워드였다. 「청년실업의 현황과 원인 및 대책」(19위), 「청년 실업률의 영향요인과 정책방향 탐색」(353위), 「청년층 노동시장 진입의 관계」(392위), 「한국의 청년 실업에 관한 연구」(498위), 한국의 청년실업과 대학교육 과정의 파행(660위), 「청년층 노동시장의 실태와 청년고용정책」(1천417위) 등이 상위권에 포진해 있었다. 

강성민 리뷰아카이브 리뷰위원 editor@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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