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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의 지원, 그리고 정리
1년의 지원, 그리고 정리
  • 박정형 경북대 박사후연구원·생명과학부
  • 승인 2016.12.1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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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후속세대의 시선] 박정형 경북대 박사후연구원·생명과학부

1년 전 상황을 생각해보니 참 고민과 생각이 많았던 것 같았다. 학문적인 꿈과 이상을 떠나서 현실적인 문제로 인한 고민이었다. 돌아서 생각해보면 석사, 박사과정을 거치면서 단지 졸업을 위해서 1년, 1년을 반복했었던 것 같고 오로지 졸업을 위해서 반복적인 일과 프로젝트를 수행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가지 프로젝트가 끝나면, 바로 다음 프로젝트에 들어갔으며, 다음 프로젝트가 들어가면, 이전 프로젝트에 남았던 작은 결과들은 점차 소홀해질 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해서 박사과정을 ‘졸업’ 할 순 있었지만, 냉정하게 판단하면 이른바 ‘스펙’이라는 부분에서 나는 많이 부족했다. 그렇다고 다른 곳으로 옮겨서 남은 연구의 결과를 정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현재 실험실에 있으면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더욱 발전시키고 싶었고, 남은 결과를 정리하고자 했지만 현실적인 연구실 사정 또한 무시할 수 없었다.

한국연구재단에서 실시하는 ‘학문후속세대 양성사업?박사 후 국내연수’에 대한 정보를 접했다.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지원서를 작성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학문후속세대 양성사업에 지원서와 연구계획서를 작성하는 것, 또한 나에게 매우 뜻 깊은 시간이었다.

연구과정에서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계획하고 계획에 따라서 실험을 수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동안 박사과정을 수행하면서, 실험이라는 행위에 너무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정리하는 시간, 고찰이라는 것에 너무 소홀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연구계획서를 작성하면서, 내 분야의 최근 연구동향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었고, 그것을 글과 그림으로 정리하면서 나의 결과에 대한 부족함과 보충할 점에 대해서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그것들을 종합하고 연구계획서를 무사히 작성해 지원을 하였다. 너무나도 부족한 것이 많았다고 생각됐기 때문에 그렇게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는데, 선정됐다는 결과를 받고 매우 뿌듯하고 나의 연구결과와 연구계획이 인정받은 것 같아 매우 뿌듯했다. 또한, 이렇게 국가의 지원을 받게 되니 더욱 연구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책임감도 생기고, 동기부여도 되어 열심히 그리고 안정적인 상황에서 계속 석사와 박사과정을 수행한 연구실에서 연구를 수행할 수 있었다.

1년이 지난 후, 최종보고서를 쓰면서 아쉬움과 뿌듯함이 교차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원래 계획서에 따라서 실험을 수행하는 동안, 결과의 변화로 인해 계획에 수정이 불가피 했고, 논문 수정과정을 거치면서 계획에 없던 실험도 수행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문후속세대 양성사업?박사 후 국내연수’의 지원에 힘입어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와 남아 있던 결과를 모두 정리할 수 있게 됐다. 1년 동안 정말 알찬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앞으로 ‘학문후속세대 양성사업’의 규모가 더욱 커져서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많은 젊은 과학자들에게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결과를 보충하며, 더 나아가 더욱 더 발전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수 있게끔 안정된 상황을 제공해 주는 빛과 같은 역할을 수행했으면 좋겠다.

 
 

박정형 경북대 박사후연구원·생명과학부
분자세포생물학 전공으로 경북대에서 박사를 했다. 활성산소 염증 반응에 대한 논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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