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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혁명처럼” 광화문광장 가득 메운 대학생들의 외침
“4·19혁명처럼” 광화문광장 가득 메운 대학생들의 외침
  • 김홍근 기자
  • 승인 2016.11.28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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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동맹휴업’ 잇따라
전국 대학가에서 동맹휴업의 움직임이 거세게 번지고 있다.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시·학사특혜 등 소문처럼 번지던 의혹들이 교육부 감사결과 거의 대부분 사실로 드러나면서 학생들의 박탈감은 분노로 변하고 있다. 전국 각지의 대학생들은 너나할 것 없이 동맹휴업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동맹휴업 물결의 진원지는 숙명여대와 서울대다. 숙명여대는 지난 18일부터 사흘간 재학생을 대상으로 동맹휴업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총원 9천300여명 중 절반이 넘는 4천763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들 중 4천285명(91%)이 찬성했다. 숙명여대 총학생회는 전국 대학 첫 동맹휴업을 25일로 결정했다고 선포했다.
 
서울대 총학생회 역시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날 진리는 강의실에 있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을 퇴진시키는 그 거리에 있다”며 동맹휴업을 선포했다. 이들은 온라인을 통해 학생들의 동맹휴업 동의 서명을 받았고, 서울대 총학생회 페이스북을 통해 오는 30일 동맹휴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인천에서도 기자회견과 동맹휴업 발표가 잇따랐다. △경인교대 △인천가톨릭대 △인천대 △인하대 등 인천지역 4개 대학 총학생회는 ‘인천지역대학생 긴급행동’을 결성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지금도 수많은 대학생들이 도서관에서 바늘구멍보다 좁은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해 날밤을 지새우고 있다”며 “각 학교에서 학우들과, 나아가 거리에서, 국민을 우습게 아는 시대착오적인 대통령과 그 부역자들에게 이 나라의 주인이 누구인지 똑똑히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누군가의 꿈이 거저 이루어질 동안 우리 대학생들은 헬조선에서 학자금 대출에 생활비 대출, 그것도 모자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간신히 살아내고 있다. 그러나 노력하며 잘 살 수 있다는 기대는 처참하게 무너졌다”며 이화여대에서 ‘황제수업’을 받은 정유라씨를 겨냥했다.
 
이들은 “반복되는 좌절감으로 학습된 무기력을 떨치고 당차게 역사의 새 페이지를 열 것”이라며 “선언을 넘어 행동하는 것은 시대의 지성인으로 바로 서기 위한 대학생에게 가장 필요하고 가슴 벅찬 경험”이라고 다른 대학들의 동참을 독려하기도 했다. 이들의 동맹휴업은 다음달 1일로 예정돼 있다.
 
110여개의 대학 총학생회와 대학생 단체가 공동 결의한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에서는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들의 시국선언 동참을 호소했다. 이들은 “이제 강의실을 박차고 나와서라도 박근혜 정부를 향한 투쟁을 벌여낼 때가 다가오고 있다”며 전국 대학생들에게 강의실이 아닌 거리로 나와 함께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영향을 받은 전국 각지의 대학들이 동참할 뜻을 전하고 있다. △성공회대 △전주교대 △광주교대 △제주교대 등이 25일 동맹휴업했고, 전국 10개 교육대학(경인, 춘천, 청주, 공주, 전주, 부산, 대구, 진주, 제주) 역시 함께 할 뜻을 밝혔다. △고려대 △동국대 △부산대 등은 동맹휴업 참여여부를 결정하진 못했지만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맹휴업을 결정한 대학이 10개교를 넘어서면서, 최근 시국선언과 같이 전국 대학으로 동맹휴업이 확산될 전망이다. 이번 주부터 첨예하게 부딪힐 청와대와 국회의 행보에 따라 대학생 동맹휴업은 전국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전국 교수와 연구자들이 모인 단체들도 대학생들의 동맹휴업에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하며 힘을 보탰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한국비정규교수노조 △학술단체협의회 등으로 구성된 교수·학술 연대체인 ‘전국교수연구자 시국회의’는 지난 22일 대학생 ‘동맹휴업’ 투쟁지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1960년 4·19혁명, 1987년 6월 항쟁 등 대한민국 현대사의 전환기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우리 청년학생들의 외침이 다시 광장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며 “우리 교수연구자들은 사적인 이익과 안락함을 넘어 공공적이고 민주적인 새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기 위해 독립적인 시민으로서 광장에 우뚝 서기 시작한 청년학생들의 ‘지성’과 ‘결의’에 경의를 표 한다”고 전했다.
 
김홍근 기자 m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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