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4호 새로나온 책
854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6.11.09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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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중반 조선의 최한기는 코페르니쿠스의 천문학과 우주론, 뉴턴의 역학이 지닌 중대한 결함을 발견했다. 코페르니쿠스의 우주론과 천문학 이론은 현상을 제시하기만 했을 뿐, 현상을 일으키는 원인과 미시적 메커니즘을 설명할 자연철학의 체계를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뉴턴 또한 중력의 발생 원인과 작용의 메커니즘을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이것이 최한기가 기학적 자연철학에 입각한 중력이론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최한기가 접한 뉴턴의 천체역학은, 현대인의 눈에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대 과학의 상징이지만, 최한기 자신의 기학적 관점에서는 불완전하고 심지어 불합리한 것이었다.”
-전용훈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혜강 최한기 연구』(권오영·이우성 외 지음, 사람의무늬, 2016.10) 중에서


 

■ 공룡의 나라 한반도: 중생대 이 땅의 지배자를 추적하는 여정, 허민 지음, 사이언스북스, 224쪽, 15,000원
마지막 공룡 시대인 백악기, 한반도는 공룡 최후의 천국이었다. 급격한 환경 변화로 이동하던 공룡들이 도착한 마지막 장소가 바로 한반도였던 것이다. 중생대 대표 화석인 암모나이트 대신 다양한 공룡 및 익룡 화석과 발자국 화석이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것도 당시 한반도가 바다가 아니라 육지였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바로 이 땅의 공룡 시대에 대한 책이다. 20년 넘게 한반도 공룡 연구 분야의 최전선에서 활약 중인 저자 허민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공룡 연구의 핵심적 기관인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 소장이기도 하다. 저자는 MBC 특집 다큐멘터리 「공룡, 1억 년 만의 만남」과 EBS 특집 다큐멘터리 「한반도의 공룡, 코리아노사우루스」 총괄 자문을 맡는 등 우리나라 공룡들을 제대로 알리려는 노력을 계속해 왔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고생물들에 대한 생생한 묘사는 물론이고 그가 이끈 발굴 프로젝트들과 학명 명명에 얽힌 일화를 비롯한 최신 연구 성과들을 흥미진진하고 다채롭게 풀어 나간다.  


 

■ 딱딱한 심리학: 달콤한 심리학이 놓친 마음의 본질, 김민식 지음, 현암사, 255쪽, 15,000원
마음에 대한 생각들, 내 뜻대로 되지 않거나 내 뜻과는 다른 마음에 대한 착각과 오해, 함정들을 과학적으로 파헤치는 책이다. 우리가 모르거나 알 수 없는 마음과 알 수 있는 마음으로 구분지어 마음의 본질을 설명한다. 크게 무의식적 인지와 의식적 기억으로 나눠 인간의 마음과 행동의 불완전성을 사례와 실험을 통해서 흥미롭게 풀어낸다.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인 저자는 단편적인 주관적 경험이나 잘못된 신념에 근거한 자기계발서나 정신분석서, 흥미 위주의 심리 풀이 책들이 시중에 즐비함을 꼬집는다. 이른바 정말 말랑말랑하고 달콤한 ‘가짜’ 심리학이 많은 것에 안타까워하며 초심으로 돌아가 실험에 기초한 단단한 과학으로서의 심리학을 강조한다. 인간 정보처리의 초기 단계인 감각과 지각, 주의와 후기 단계인 기억, 의사결정과 같은 주제를 다루면서 달콤한 심리학이 말하지 않는 스물일곱 가지 마음 이야기를 풀어낸다.


 

■ ‘아랍의 심장’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현대 중동정치의 실상, 아오야마 히로유키 엮음, 이용빈 옮김, 한울엠플러스, 272쪽, 28,000원
‘아랍의 심장’은 ‘아랍의 맹주’를 자인하는 하나의 국가만 지칭하는 것이 아니며, 아랍 세계를 구성하는 지리적 하위 구분인 동아랍 지역, 걸프 지역, 나일 강 유역, 마그레브 지역 중 그 어디와도 정확하게 합치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는 근현대 시기에 중동의 정치·사회·문화를 견인해왔던 이집트와 동아랍 지역을 ‘아랍의 심장’으로 규정해 논의를 전개한다. ‘아랍의 심장’에 위치한 이집트, 시리아, 이라크, 레바논, 요르단,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이 지역 정치에 관한 이제까지의 해석은 특수하게 간주되는 개념이나 해석하는 측의 일방적인 가치판단에 따라 ‘과잉 일반화’돼, 종교의 연장선에서 이해되거나 권선징악이나 예정조화에 기초해 근시안적으로 시비를 판단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아랍 연구의 제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일본의 신진 연구자들이 각국 정치의 ‘실상’에 다가가 그 혼란의 핵심을 짚어내 규명한다.


 

■ 아주 친밀한 폭력: 여성주의와 가정폭력, 정희진 지음, 교양인, 280쪽, 14,000원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의 개정판.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제대로 보려고 하지 않는 거대한 폭력, ‘아내 폭력’이라 불리는 아주 친밀하고도 낯선 폭력의 실상과 그것을 가능케 하는 우리 사회의 성 차별적 인식을 낱낱이 드러낸다. ‘아내 폭력’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보편적 사회 구조의 문제이며, 여성과 남성의 관계가 계급 관계보다 더 근본적인 권력의 문제임을 입증한 독보적인 연구서다. 저자는 10여 년에 걸친 상담 경험과 사례 연구, 수백 편에 이르는 국내외 문헌 연구, 가해 남성과 피해 여성에 대한 심층 면접을 바탕으로, 가족 집단에서부터 공권력에 이르기까지 ‘아내 폭력’을 공공연히 은폐하고 재생산하는 가부장제 사회의 멘탈리티를 속속들이 해부한다. ‘여성주의 글쓰기’의 전형을 보여주는 이 책에서 저자는 남성중심 사회가 결혼 제도를 통해 어떻게 여성의 정체성을 시민·개인·인간이 아니라 아내·며느리·어머니라는 역할로 이전시키고 남성의 기득권을 유지하는지를 보여준다.


 

■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이정철 지음, 너머북스, 560쪽, 29,000원
선조 8년(1575) ‘동서분당’이 발생한다. 이렇게 시작된 당쟁은 정치적 사건들로 끝없이 변주되다가 선조 23년 기축옥사로 파국을 맞는다. 이 책은 이 과정과 인물들에 밀착해 생생하게 드러낸다. 크게는 이이와 선조의 행적을 중심으로 살피되, 200여명이 넘는 수많은 관련 인물들의 동선을 드러내고 그 동선 아래에 흐르는 의도까지도 밝힌다. ‘동서분당’ 사태를 시작으로 사림은 분열했다. 왜 도덕적·정치적 이상에 대한 사림의 오랜 집단적 열망이 그들 중 누구도 원치 않았던 거대한 파국으로 귀결됐는가? 훌륭한 개인의 인격과 무관하게, 그들의 진정성에 독립해 작동하는 정치적 힘의 실체는 무엇이었을까? 저자는 올바른 정치적 대의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당쟁은 큰 차이를 낳는다 한다. 저자는 동서분당에 대해 “정치적 욕망을 가장 큰 동력으로 움직였지만, 대의가 그것을 제어하지 못했다”라고 대의의 중요성을 지적한다.


 

■ 프로이트를 위하여: 작가 츠바이크, 프로이트를 말하다, 슈테판 츠바이크·지크문트 프로이트 지음, 양진호 옮김, 책세상, 444쪽, 20,000원
‘무의식’에 주목해 인간의 내면을 탐구한 정신분석의 창시자, 20세기의 지적 패러다임을 뒤바꾼 혁명적인 사상가 프로이트. 이 책은 츠바이크가 쓴 프로이트 평전, 프로이트와 관련된 서평과 일기, 추모 연설문, 회고록뿐만 아니라, 두 사람이 주고받은 편지를 한데 모아 엮은 것이다. 따라서 츠바이크가 프로이트라는 인물과 그의 정신분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평가했는지 다각적으로 드러나 있다. 특히 국내에 처음으로 번역돼 소개되는 서한집은 저작만을 통해서는 알 수 없었던 것들을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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