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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닝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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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대옥 카이스트 박사·응용과학연구소
  • 승인 2016.10.31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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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후속세대의 시선] 김대옥 카이스트 박사·응용과학연구소

살다 보면 지금 가는 길을 고수해야 할지, 방향 전환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결정해야 할 순간들이 찾아오며, 연구자들도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작게는 실험 방법을 수정하는 것에서부터 크게는 연구 분야를 바꾸는 것까지. 익숙한 연구 분야를 떠나 완전히 다른 분야를 새롭게 시작하는 것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으로 가득 찬 길을 걷는 것과 같다.

더욱이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보여야 하는 ‘포닥’이라는 직업적 특성은 ‘터닝’ 이라는 선택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다행인 점은 새로운 가능성들이 펼쳐질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적으로 생각해보고자 한다. 나의 경우 박사학위와는 전혀 관계 없는 분야로 전환하였기에, 어찌 보면 극단적인 상황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국내 박사학위 수여 후 최선은 해외 포닥을 가서 새로운 분야를 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선호되는 미국 기준) 연구 펀드 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관계 없는 분야 (혹은 연구나 과제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의 박사를 채용할 P.I.는 흔치 않다.

그렇다면 차선은 국내 포닥을 수행하며, 해당 분야의 지식과 커리어를 쌓으며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것이다. 그런데 국내의 경우도 해외와 마찬가지로, 한 명의 포닥을 고용하기 위해서 지출해야 하는 금액은 P.I.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으며, 당장 연구에 투입하지 못하고 트레이닝을 시켜줘야 한다면 상황은 더욱 암울해 지리라.
 
이러한 상황에 처해 있는 ‘분야 전환’을 꿈꾸는 새내기 연구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국내 학문 후속 세대 양성 사업이라 사료된다.

나 또한 이러한 지원금을 통해서 원하는 실험실에서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트레이닝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지금은 활발히 연구를 수행하며, 커리어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학문후속세대 양성사업은 전혀 다른 분야로 연구경력을 발전 시키고 싶은 이들에게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와 같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 한 가지를 건의하고자 한다.
 
올해부터 선발시기를 기존의 봄, 가을 2번에서 봄 한 번으로 변경했는데, 이는 특정 후보들의 지원이나 학문후속세대양성사업을 통해 커리어를 개발하고자 하는 이들의 선택의 폭과 일정 조정의 유연성을 줄일 수 있는 염려가 있다.
 
다양한 상황들이 있겠지만 예를 한가지 들어보면, 산업체에 종사하는 A씨가 학계에서 경력을 쌓으려고 학문후속세대 양성사업에 지원코자 한다. 하지만, 4월이라 이미 지원시기를 놓쳤기에, A씨는 내년 2월 지원시기까지 10개월을 기다려야 하거나, 지원을 포기해야 한다.

반면 기존의 시스템에서는 7~8월에 지원을 할 수 있기에 보다 빠르게 경력 전환이 가능해진다. 현재 체계로 전환된 데는 과제를 매년 두 번 준비·평가·선정하는 과정에서 비효율성, 비용 등 문제들이 있을 것이라 사료되기에, 이러한 변화를 존중한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위와 같은 일을 수반 할 수 있음을 알리고 학문후속세대 사업이 더욱 더 발전되기를 기원한다.

김대옥 카이스트 박사·응용과학연구소
분리공정으로 카이스트에서 박사를 했다. 다공성 구조체를 이용한 가스 분리 연구에 관한 논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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