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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이화여대 ‘특별감사’ 착수
교육부, 이화여대 ‘특별감사’ 착수
  • 최성욱 기자
  • 승인 2016.10.28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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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 없었다더니…’ 체육특기자 입학·학사관리 전반으로 확대

교육부가 청와대 비리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최순실씨의 딸 정 아무개씨(20세, 체육과학부)의 이화여대 입학·학사 특혜 논란과 관련, 오는 31일부터 ‘특별감사’를 실시키로 했다. 감사 대상은 정씨를 비롯해 이화여대의 체육특기자 전체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감사요원 10여명을 투입할 계획이다.

28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화여대는 정씨의 결석 대체 인정자료가 부실하고 특히 아무런 제출 자료가 없이도 성적을 부여한 사례가 확인되는 등 부실한 학사관리 실태가 확인됐다. 이밖에도 정씨 이외에 또다른 체육특기자들도 결석 대체와 성적 평가가 부실하게 운영돼 온 정황도 드러났다. 

교육부는 정씨에 대한 이화여대의 특혜의혹을 학사관리 전반으로 확대하고 체육특기자들을 대상으로 집중 감사키로 했다. 감사대상은 △입시관리 실태 △체육특기자 출석 △성적 관리의 구조적인 부실 등 각종 비리의 소지가 있는 모든 분야로 넓혔다.  

교육부는 이번 특별감사에서 체육특기자의 부실한 입학·학사관리 실태가 드러날 경우, 타 대학의 체육특기자 선발 관련 비리의혹까지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대학에 대한 정기조사를 통해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 이화여대 교수들의 개교 첫 교내 항의집회가 지난 19일 본관 앞에서 열렸다. 교육부는 31일부터 정씨에 대한 이화여대의 특혜의혹을 집중 감사키로 했다. 김혜숙 이화여대 교수협의회 공동회장(사진 가운데)이 정씨와 관련된 각종 특혜의혹을 규명할 것을 대학에 요구하고 있다. 사진= 최성욱 기자

이달초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국정감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최순실씨가 딸 정씨의 입학에 관여했고, 이화여대는 정씨가 출석을 하지 않은 채 부실한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B학점 이상을 부여하는 등 학사관리를 부실하게 해왔다고 폭로했다.

F학점이 B학점으로 바뀌었고, 한 담당교수는 엉터리 보고서를 받았지만 극존칭을 써가며 ‘특혜 첨삭’을 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화여대는 심지어 정씨가 강의를 충실히 이수할 것을 요구한 지도교수를 교체하기도 했다. 여기에도 청와대를 등에 업은 최씨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게 국회의 지적이다.

이 같은 지적은 이화여대가 지난 17일 개최한 설명회에서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이 자리에서 학사관리를 주무하는 이화여대 교무처는 “보고서 증빙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기준 이상의) 성적을 부여했고 출석 관련 대체인정서류가 부실하게 관리되는 등 체육학부의 체육특기자 학사관리에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최경희 이화여대 전 총장은 그러나 정씨의 특례입학, 교과성적 등 학사관리 특혜의혹에 대해 “체육특기자와 관련해 입시와 학사관리에 있어서 특혜가 없었으며 있을 수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 최 전 총장은 이화여대 개교 이래 첫 교수들의 교내 총장퇴진 집회가 열렸던 지난 19일 사임했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교문위 국정감사에서 “조사결과 문제가 드러나면 감사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교육부가 특별감사에 착수한 이상 “특혜가 없었다”는 최 전 총장의 발언도 감사·처벌의 대상에서 자유롭지 않게 됐다. 

최성욱 기자 cheetah@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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