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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토대 둔 융합기술의 신세계
현실에 토대 둔 융합기술의 신세계
  • 김재호 과학전문기자
  • 승인 2016.09.19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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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읽는 과학本色 157. 증강현실
▲ 증강현실이 주목 받고 있다. 증강현실은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일상과 산업 전반을 뒤흔들 전망이다. 가상현실 혁신기업 위딘의 CEO 크리스 밀크는 가상현실의 가능성을 믿고 인공지능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사진출처= 싱귤래리티대학 웹페이지(http://singularityhub.com)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을 이용한 스마트폰 게임 포켓몬고에 대한 인기가 대단하다. 포켓몬고 앱은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5억 건을 이미 돌파했다. 이번 여름, 속초와 울산 간절곶 일대는 포켓몬고 열풍으로 관광객 특수를 맞았다. 여름 휴가시즌이 끝나고 현재 이용자 수는 많이 줄어든 상태이지만, 포켓몬고가 일으킨 증강현실에 대한 관심은 과학기술 및 산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증강현실은 가상의 세계에만 머물던 피카츄를 눈앞에서 뛰어다니게 했다. 증강현실은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의 업그레이드판이다. 전문가들은 증강현실의 구현을 위해 GPS와 센서, 광기술이 필수라고 지적한다. 특히 광기술은 실시간 처리의 엄청난 데이터양을 소화하기 위해 필요하다. 특히 AR은 사물 인식, 영상 처리, 추적, 렌더링(2차원을 3차원 화상으로 변환하는 기술) 등 각종 최첨단 기술들이 융합돼 구현된다. 헤드셋을 쓰면 내 눈앞에 가상의 캐릭터가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이다.
그런데 증강현실은 실제일까, 가상일까? 가상이 실제를 전복하면 가상은 실제가 되는 것이 아닌가. 미디어 및 기술을 연구하는 철학자들은 가상과 현실이 혼합되는 미래를 우려한다. 현실의 존재성을 망각하고 또 다른 세계로 도피하려는 심리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증강현실이 초래하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기도 한다. 산업계에선 증강현실이 일으킨 인기 덕분에 관련 기술에 대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첨단 융합기술로서의 증강(가상) 현실
싱귤래리티대학 웹진은 지난 2일 ‘VR 혁신가 크리스 밀크: VR이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삶을 비춰줄 것이다(VR Pioneer Chris Milk: Virtual Reality Will Mirror Life Like Nothing Else Before)’라는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밀크는 “가상현실은 비디오 게임이나 영화 VR이 아니라 실제 우리 삶의 이야기를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밀크는 VR 기업 위딘(Within)의 CEO다. 그는 ‘시드라의 구름(Coulds over Sidra)’이라는 VR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다큐멘터리는 요르단 난민 캠프에서 생활하는 20세 여성 시드라의 삶을 조명했다.
크리스 밀크는 “당신과 나는 집단적 경험을 공유하게 될 것”이라면서 “당신이 누구와 있든 좀 더 강력한 유대감을 만들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전 세계 어디에 있든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과 함께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써가는 저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상현실에 현실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덧붙여지면 그게 바로 증강현실로 이어진다.


영화나 게임에선 우리 자신이 정말로 주인공이 되기엔 거리감이 있다. 가상현실은 그 차이를 줄여줄 것이다. 영화나 방송 등 기존 기술과 VR은 뭐가 다를까? 밀크는 “인간의 의식이 세계를 경험하는 방식처럼 기술이 의식과 인터페이싱 한다”면서 그 결과물이 바로 가상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가상현실의 미래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밀크는 “AI는 새로운 이야기 서사 구조를 형성하는데 필수인 캐릭터 형성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작가의 입장에서 총을 쏘는 브래드 피트를 캐릭터로 형성하려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리액션을 일일이 다 계산해서 적어내기 힘들다. 그래서 인공지능이 필요하다.

가상현실을 더욱 현실감 있게 하려면 AI 필요                                                    
가상현실은 교육이나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우주천체를 학습할 때 실제 우주를 유영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축구를 관람할 때도 내가 직접 뛰는 것처럼 경기에 참여해볼 수도 있다. 따라서 더 많은 캐릭터들이 스스로 리액션을 할 수 있도록 스토리와 캐릭터를 형성하는 것이 필수다. 한편, 일본에선 히키코모리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포켓몬고 같은 증강현실 게임을 이용하려고 고심 중이다.


LG경제연구원 서기만 수석연구위원(ICT 담당)은 가상현실의 전개 형태를 2가지로 분류한다. 첫째, 우리의 뇌가 아닌 다른 센서에서 확보한 정보를 가지고 마치 실제로 감각 기관이 정보를 획득한 것처럼 정보를 보정해서 제공하는 것이다. 둘째, 가상의 원본을 만드는 것이다. 즉 진짜로 원본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진짜에 기반한 것처럼 보이는 정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렇다고 가상현실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고려대 김정현 교수(컴퓨터학과)는 “가상현실 멀미는 실제로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상태에서 시각 정보만이 움직임이 일어나는 것처럼 느껴지므로, 이 둘의 불일치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라며 “균형과 방향 감각을 잃게 되고, 메스꺼움을 느끼며, 눈에 피로감을 가중”시킨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헤드셋인 HMD를 포함해 많은 기기를 부착해야 하고 상호작용이 부자연스러운 점도 문제점으로 제시됐다.


최근 제73회 베니스국제영화제(2016)가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지저스 가상현실: 그리스도 리뷰 이야기」라는 영화가 개봉해 주목을 받았다. 영화는 기존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2004)에서 영향을 받아 혹평을 면치 못했지만, 제작 방식이 독특하다. 가상현실로 보여주는 그리스도 이야기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예수가 못 박히는 장면에 내가 옆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드는 것이다. 360도 회전하며 그 당시 주변의 상황을 체험한다면, 종교적 체험에 한 발 다가설 수 있다.
가상현실의 현실적 한계를 극복하고 나타난 게 증강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증강현실은 가상현실이 갖고 있던 문제점들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그건 기술 자체가 갖고 있는 한계와 기술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사용, 스토리와 캐릭터 생성 등이다.
분명한 건 증강현실이건 가상현실이건 우리의 일상을 바꾸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또한 기존의 철학적 관점이 현실세계를 가능한 여러 세계 가운데 하나로 간주하는 것이었다면, 이제 그 가능성이 무한해질 수 있고 창조될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김재호 과학전문기자 kimyital@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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