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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녹화 기록물 'UNESCO' 등재하자
산림녹화 기록물 'UNESCO' 등재하자
  • 이경준 서울대 명예교수·산림과학
  • 승인 2016.09.0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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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칼럼] 이경준 서울대 명예교수·산림과학
▲ 이경준 서울대 명예교수

최근 지구온난화현상은 생태계의 균형을 깨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물 부족, 홍수와 가뭄을 유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의 무분별한 산림파괴는 사막화를 가속화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멀리 아마존 강 유역의 대규모 산림벌채와 가까이 북한 산림의 황폐화를 예로 들 수 있다.

한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경제 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유일한 나라다. 이뿐만 아니다. UN FAO는 “한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산림녹화에 성공한 유일한 개발도상국”이라고 극찬했다. 세계적 석학으로 알려진 미국 지구정책연구소(Earth Policy Institute)의 Lester R. Brown 소장은 그의 저서 『Plan B 2.0 위기에 봉착한 지구 살리기』에서 “한국은 세계적인 산림녹화의 모델이다 … 우리도 지구를 다시 푸르게 만들 수 있다”라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하는 많은 개발도상국의 인사들은 한결같이 한국의 울창한 숲을 칭찬한다. 자국의 빈약해진 산림과 큰 대조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태국은 한 세기 전에 국토면적의 80% 이상이 산림이었으나 지금은 그 절반 이하로 줄어들어 심각한 환경문제를 안고 있다.

한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인구가 거의 2배 증가해 현재 세계 6위의 높은 인구밀도(510명/km2)를 가진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산림면적이 거의 줄지 않아(실제로는 3% 감소) 아직도 국토면적의 64%를 온전히 산림으로 보전하고 있다. 산에 나무가 얼마나 많이 자라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단위 면적당 임목축적이 1953년 5.7m3/ha에서 2015년 146m3/ha로 25배 늘어나서 이제는 세계적인 산림 국가로 발돋음 했다. 금수강산(錦繡江山)을 되찾아 산림복지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셈이다. 산림욕, 산림치유, 숲길 걷기, 숲 해설 등은 민둥산에서는 불가능한 여가 행위다.

한국의 산림녹화는 정부와 국민이 함께 만들어낸 성공작이다. 이승만 정부의 구호양곡을 활용한 빈민구제용 사방사업과 연료림 조성사업, 박정희 정부의 새마을운동 정신을 이어받아 온 국민이 참여한 치산녹화사업, 김영삼 정부의 경제림 조성을 통한 산지자원화사업, 김대중 정부의 숲가꾸기사업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당시 배고픈 농민들을 위한 소위 ‘밀가루 사방’, 농가소득에 크게 기여한 이태리포플러와 밤나무 조림, 마을소득증대를 위한 새마을양묘와 마을사방사업, IMF 금융위기를 맞아 고용창출에 기여한 대규모 숲가꾸기사업 등이 있다. 이런 성공적인 산림녹화사업 중에는 정실을 배제하고 투명하게 조림지의 식수상황을 조사해 활착률을 94%까지 올린 검목(檢木)제도, 예산의 누수 없이 30만 가구의 화전민(당시 농민의 12%에 해당)을 완벽하게 정리한 화전정리지침 등 거버넌스(governance)의 사례도 많이 포함돼 있다.

UNESCO는 1992년 세계기록유산 등재제도를 채택했다. 세계적으로 인류문화와 문명에 기여한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그 활용가치를 높이기 위해 도입한 제도이다. 2015년 10월 현재 107개국 348건이 등재 됐다. 한국은 지금까지 13건을 등재했는데,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해인사 대장경판, 동의보감, 5.18민주화운동기록물, 새마을운동기록물 등이 포함돼 있다.

한국의 산림녹화는 일제로부터 해방의 혼란기와 6.25전쟁의 참화를 극복하고 반세기 만에 달성했다. 더구나 전 국토가 사막화돼 가는 문턱에서 어려운 경제적 상황을 뛰어넘어 성취한 세계사적 업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온 인류에게 지구온난화의 노예가 된 지구생태계를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을 준 20세기의 기적이라고도 말한다.

위와 같은 불멸의 업적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1971년 창립한 산림정책연구회(초대회장 정재설 전 농림부장관)는 현직 및 퇴직 임업인의 전폭적인 후원과 산림청의 협조 아래 최근 ‘산림녹화 UNESCO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필자를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추진위원회는 국가기록원 기록물과 전국에 흩어져 있는 산림녹화 관련 기록물을 수집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국민들의 적극적인 성원을 기대한다.


이경준 서울대 명예교수·산림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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