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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코앞이지만 … “큰 그림 그릴 시간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 코앞이지만 … “큰 그림 그릴 시간이 필요하다”
  • 김홍근 기자
  • 승인 2016.09.05 12: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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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계·시민단체가 바라본 ‘대학개혁’은?
▲ 과실연은 지난 1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이화여대 사태로 본 대학 개혁,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오픈포럼을 개최했다. 김종엽 고려대 교수(화학생명공학과)가 종합토론 순서를 갖고 있다.
이화여대 학생들의 농성이 한 달을 넘겼다.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평생교육단과대학사업 철회를 결정했지만, 학생들은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화여대만의 ‘사건’은 아니다. 동국대·서울대·창원대 등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대학은 무엇을 잘못했고, 학생은 대학에 무엇을 요구하는 것일까?
 
최근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이 주도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왔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대학도 이에 발맞춰 변해야 한다고 하지만, 정작 대학들은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지 이정표가 없다고 토로한다.
 
이와 관련, 과학기술사회에 대비해 대학의 역할과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시민단체 ‘과실연(사학재단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이 지난 1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한 오픈포럼 ‘이화여대 사태로 본 대학 개혁, 이대로 좋은가’다.
 
오픈포럼은 민경찬 과실연 명예대표(연세대 명예특임교수)가 발제를 맡았고, △김종엽 고려대교수 △노환진 과실연 정책기획위원장 △오대영 가천대 교수 △유홍준 성균관대 교수 △이연원 과실연 동남권 공동대표 등이 참여해 민 명예대표의 발제를 중심으로 토론했다.
 
이번 오픈토론의 발제를 맡은 민 명예대표는 이명박정부에서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위원회 특별소위 위원장 등을 지낸 경력이 있다. 그는 현 대학개혁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날 민 명예대표는 “기존과 같은 방식(특정문제를 단일사업으로 해결하려는 정책)의 문제해결은 국소적 개선만 가능하지 근본적인 문제들은 계속 반복될 것”임을 경고하면서, 거시적 관점으로 ‘큰 그림’을 그려갈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또, “기존 단일사업에 대한 지원은 대학을 획일화하고 단기적 성과를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앞으로 정부에서는 대학별로 독자적 종합발전계획을 지원하는 것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 명예대표의 발제에 이은 종합토론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을 맞아 인문사회와 과학기술의 구분없는 종합적인 기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주를 이뤘다. 오대영 가천대 교수(언론영상광고학과)는 “이 시대의 경쟁력은 기술력에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것이 20세기 산업화의 기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과적 기술력과 문과적 해석능력을 동시에 갖춘 기술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과실연과 같은 성과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민단체에서 노력해줘야 한다”며 과학기술계가 먼저 앞장 설 것을 강조했다.
 
노환진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 교수(과실연 정책기획위원장)는 “현재 과학기술의 경쟁력이 높아지지 못하는 이유는, 인문사회의 소양 부족 때문이다”며 “과학기술에 투자되는 일부를 인문사회의 발전에 투자하고, 과학기술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한 대안연구를 부탁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그 방법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현 대학개혁의 문제점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오 교수는 “대학구조개혁의 시기와 방향은 적절할 수 있겠지만, 너무 성급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 대학의 구조를 바꾸는 데 몇 달 만에 이뤄질 수 없다. 큰 그림을 갖고 장기적으로 바라볼 시간이 필요하다”며 거시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연원 과실연 동남권 공동대표는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해결방법을 제시하는 사람들이 없다”며 “(대학구성원 각자가) 내가 나서서 변화를 풀어나가자고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글·사진 김홍근 기자 m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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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2016-09-06 19:42:21
10여년전부터인가 우리는 "융합"에 시달렸고 이제는 "4차산업"이라고 이름만 바꾸어 또 시달릴것으로 본다. 역시 범인은 이름을 붙이면 그것에 역이게 되는 우리의 생리를 잘아시는 서구와 한국의 고위층들 분의 고안인것같다. 이번에도 역시 이것으로 대학교육은 여러가지 모양고치기를 하고 핵심 역량키울수 있는 지원은 최소일것으로 본다. 그과정에서 교수대 학생비 26대 1이라는 현실은 역시 토의에 대상에도 오르지 않고 잘 만 넘어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