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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5호 새로나온 책
845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6.08.3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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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분배의 악화를 초래한 원인이 구조적 문제인 이상, 이러한 구조 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전통적 분배정책만으로 소득분배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 특히 고용이냐 일자리 질이냐의 선택은 향후 사회정책의 방향 설정에서 중요하다. 최저임금제와 비정형 고용계약 규제 등은 일자리 질 유지를 위한 전통적인 수단이었으나, 빈곤 완화 측면에서의 실효성이나 미취업자의 고용 증진 측면에서 큰 실효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는 저임금 근로자 집단과 빈곤 집단이 겹치는 정도가 낮아 최저임금의 빈곤 개선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렵고, 고용 규제는 정규근로자를 배타적으로 보호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더 많은 인구를 노동시장에 진입시키고 상향 이동을 도와 가구 내 소득 창출자를 늘려가는 고용률 위주의 정책이다.”

-조윤제 엮음, 『한국의 소득분배: 추세, 원인, 대책』(한울엠플러스, 2016.8) 중에서 


 

■ 게놈 익스프레스: 유전자의 실체를 벗기는 가장 지적인 탐험, 조진호 글·그림, 김우재 감수, 위즈덤하우스, 424쪽, 21,000원
이 책은 유전의 법칙을 통계적으로 증명해낸 최초의 생물학자 멘델에서부터 끈질기고 반복적인 실험을 통해 형질들의 위치를 추적해낸 모건, DNA의 구조를 발견해낸 왓슨과 크릭 등 유전자의 역사를 써내려간 학자들의 학문적 도전과 실패의 여정을 다뤘다. ‘생명의 정보를 지닌 설계도’나 ‘인간 정보를 수록한 책’ 등 다양한 이름으로 정의되던 유전자는 30억 개에 달하는 인간 염기쌍의 배열 순서를 모두 풀어낸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그 실체가 명확히 밝혀지는 듯했다. 그러나 이 책은 발견과 동시에 황금기를 구가한 유전의 역사가 실은 성공의 역사라기보다는 실패의 역사임을 강조한다. 책의 제목인 ‘게놈 익스프레스’는 유전자의 부분적인 발견을 전체로 포장하는 우를 범하지 않고, 유전자를 둘러싼 과학사의 전체 여정을 흥미진진하게 조명한다.    
 

 

■ 문자의 발견 역사를 흔들다: 20세기 중국 출토문자의 증언, 후쿠다 데쓰유키 지음, 김경호·하영미 옮김, 너머북스, 280쪽, 18,000원
은·주 왕조 교체를 증언한 ‘서주 금문과 이궤’, 유교사의 통설을 뒤집은 ‘곽점 초간과 전국 초죽’, 『손자』가 위서라고 하는 오명을 벗게 한 ‘은작산 한묘 죽간’ 등 20세기 일련의 출토문자의 발견은 이 책의 제목이 암시하듯 ‘문자가 역사를 뒤흔든’ 사건이었다. 이 책은 중국 은나라에서 당나라까지 중국 고대사의 각 시기를 대표하는 열 가지의 출토문자를 선별하고 이를 중심 줄기로 하여 문자가 증언하는 역사적 실체와 그 의미를 일반 독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출토문서의 발굴과 그 내용뿐만 아니라 한자의 생명력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갑골문에서 청동기 금문, 춘추전국시대 문자 그리고 전서-예서-해서의 변천을 겪어 오늘날에 이르는 한자의 변천과정을 추적했다.        
 

■ 삶의 품격에 대하여, 리처드 노먼 지음, 석기용 옮김, 돌베개, 320쪽, 15,000원
인간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동서고금의 사상사를 통틀어 가장 궁극적인 질문이다. 철학 등의 인문학이 여기에 응답하고자 했고, 문학과 예술이 재현하고자 했던 것이다. 서양 근대의 인문주의는 이를 ‘휴머니즘’이라는 말로 지칭했다. 삶의 가치를 종교를 통해 이곳이 아닌 저세상에서 구하려 하지 않고, 인간의 가능성을 신뢰해 현세에서 찾고자 하는 지성사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졌다. 저자가 제안하고자 하는 휴머니즘은 종교의 인간학적 의미를 박탈하고 과학의 지위를 옹호하는 데 있지 않다. 인간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삶의 실천적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휴머니즘론은 종교와 과학이 대결하는 국면에서 삶의 의미에 관한 철학의 물음으로, 훌륭한 삶에 관한 윤리의 물음으로 이어진다. 
 

 

■ 어촌 자본주의: 바다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 이노우에 교스케·NHK「어촌」 취재팀 지음, 김영주 옮김, 동아시아, 250쪽, 13,000원
2014년 3월 23일 일본 NHK에서 방송된 NHK 스페셜 「어촌 SATOUMI 세토 내해」라는 방송을 책으로 옮긴 것이다. 일본의 세토 내해에서 시작된 바다를 살리는 모든 활동을 뜻하는 ‘어촌’과 그것을 토대로 자본주의의 막다른 길에 다다른 오늘날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한 ‘어촌자본주의’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1970년대 고도경제성장시대를 거치며 세토 내해는 간척이 진행되고 공장이 건설되면서 발전해갔지만, 무분별한 발전과 심각한 해양오염으로 바다는 부영양화상태가 돼버렸다. 그 빈사상태의 바다가 40년의 시간이 지난 후 되살아났다. 바로 어부들과 주민들, 그리고 바다를 살리려는 학자와 민간인들의 노력 덕이었다. 이 책은 자본주의의 한계에 다다른 현재,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야 함을 강조한다. 바다는 결국 자연이고, 인간은 그 자연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  
 

 

■ 자이니치의 정신사: 남·북·일 세 개의 국가 사이에서, 윤건차 지음, 박진우 외 옮김, 한겨레출판, 928쪽, 45,000원
자이니치 2세이자 한-일 현대사상사의 빼어난 연구자인 윤건차 일본 가나가와대학 명예교수의 역작이다. 일본 이와나미서점을 통해 2015년 9월부터 11월에 걸쳐 전 3권으로 출간된 『「在日」の精神史』를 옮겼다. 이 책은 그 방대한 분량만큼 다루는 내용 역시 방대하다. “역사적인 사실을 자세히 조사해 선행 연구에 뒤지지 않는 학술서로 만듦과 동시에, 재일조선인의 삶을 총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이야기’로 만들고자 했다”는 저자의 집필의도에 부합하게 자이니치의 삶과 역사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식민지 시기 생존을 위한 渡日, 갑작스런 해방과 분단, 남과 북 그리고 일본이라는 세 국가 사이에서 벌어지는 정체성의 혼돈으로 이어지는 재일조선인의 총체적 역사를 각종 학술자료와 200명이 넘는 사람들과 만나 이뤄진 인터뷰, 그리고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녹여 풀어내고 있다. 자이니치 2세로서 지금이 아니면 남길 수 없는 이야기를 모아 담으려고 애썼다고 한다.
 

■ 중국혁명의 비극, 해럴드 로버트 아이작 지음, 정원섭·김명환 옮김, 숨쉬는책공장, 688쪽, 19,500원
흔히 중국 현대사에서는 마오쩌둥의 1949년 혁명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데 그친다. 하지만 이 책은 1920년대에 벌어진 중국 혁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1925~1927년의 중국 혁명을 다루며 당시 중국의 노동자-농민이 아래로부터 다른 형태의 혁명을 일구기 위해 어떻게 투쟁했는지를 보여준다. 비록 혁명은 결국 실패를 맞았지만 그것은 이후 중국 현대사의 경로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저자인 해럴드 로버트 아이작은 이 책을 쓰기 위해 3년 넘게 방대한 각종 문서 자료들을 수집하고 연구했다. 또한 그는 5년 동안 중국에서 기자로 생활하며 중국을 이해하고 경험하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중국 혁명을 다룬 책이 그동안 출간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은 저자가 혁명가로서 중국 혁명에 접근했고 혁명적 관점에서 그리고 과학적 방법론을 채택해 중국 혁명을 서술해 나갔다는 점에서 기존의 책들과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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