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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4호 새로나온 책
844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6.08.2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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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등장한 수학 대중서는 많은 책들이 해외 저자가 저술한 것이어서, 우리 시대의 한국 수학계가 이루고 있는 성과를 조망하지 못한다는 한계도 분명했다. 이 책은 우리의 주변에서 일상과 미래를 변화시키는 현대 수학의 가치를 재조명한다는 일관된 주제 아래, 자연 환경과 과학 기술의 여러 요소를 수치화시켜서 예측한 이창옥 교수, IT 네트워크 속 정보를 지키는 핵심 기술인 암호 이론의 세계를 소개한 한상근 교수, 장기 이식, 항공 노선, 인터넷 광고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최적 조합을 찾는 그래프 이론의 혁신을 알려 준 엄상일 교수를 한자리에 모았다. 어느 책에서도 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한국 수학의 현장이 이 한 권에 모두 담겨 있다.
세상 모든 비밀을 푸는 수학: 재난 예측에서 온라인 광고까지 미래 수학의 신세계』 , 이창옥·한상근·엄상일 지음, 사이언스북스, 352쪽, 22,000원

 

■ 근대 지식과 저널리즘, 이화인문과학원 엮음, 소명출판, 450쪽, 32,000원
이화인문과학원 인문지식총서 세 번째 책. 동아시아 지식장의 근대적 전환을 생각할 때, 저널리즘의 역할은 중요 쟁점으로 떠오른다. 근대 이후 저널리즘은 그 자체가 지식이 창출되는 중요한 장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지식의 확산과 대중화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저널리즘과 연계된 근대 지식은 사회와 시대에 대한 비판정신과 실천성을 발휘하며 아카데미즘의 변화를 이끌어 오기도 했다. 이 책은 저널리즘과 아카데미즘의 상호침투적 역동성을 염두에 두고 2부로 구성했다. 제1부 ‘근대 저널리즘과 동아시아 지식장의 전환’에서는 동아시아 지식장에서 펼쳐진 근대 지식의 존재 방식과 재편 구도, 담론의 형성과 구성 등을 다루고 있다. 제2부 ‘근대 저널리즘과 지식 대중화의 양상들’에서는 지식의 생산과 유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던 문학적·역사적 실천 양상을 다룬다.

 

■ 쇼와 육군: 제2차 세계대전을 주도한 일본 제국주의의 몸통, 로호사카 마사야스 지음, 정선태 옮김, 글항아리, 1,136쪽, 54,000원
이 책은 쇼와 천황이 재위하던 시대, 즉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일본제국 육군을 다루고 있다. 거대한 ‘병리 현상’이라고밖에 달리 분석할 길이 없는 전쟁의 숱한 참상은 모두 ‘쇼와 육군’이라는 몸통을 관통해 벌어진 일이다. 그런 만큼 일본 육군을 연구하지 않으면 무슨 까닭에 일본이 이처럼 무모한 전쟁으로 치달았는지를 이해하기 힘들다. 저자가 철저히 일본 내부자의 시각에서, 그것도 육군만을 줄기 삼아 글을 쓴 이유다. 일본 내 우익 세력들로부터는 ‘자학사관’이라는 딱지가 붙기도 했지만 저자는 자신의 역사관을 ‘自省사관’이라 하며, 일본이 잘못된 역사를 직시해 다시는 되풀이하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 군부의 A급 전범들과 장교, 일반 병사뿐 아니라 중국과 대만의 군인, 외교관, 정치인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관계자의 증언과 일기, 기록 등을 토대로 했다.     

 

■ 알랭 바디우: 진리를 향한 주체, 피터 홀워드 지음, 박성훈 옮김, 도서출판 길, 676쪽, 33,000원
혁신과 실천, 제한 없는 낙관과 끝없는 가능성의 철학자이자 진리와 주체의 철학자인 알랭 바디우의 사유에 대한 가장 포괄적인 입문서다. 그의 작업에 대해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더라도 무방할 정도로, 저자는 그의 철학의 주요 구성 성분들을 샅샅이 훑는다. 그 단호한 정치적 지향부터 존재론을 수학에 등치시키는 독창적인 시도를 거쳐, 자신의 학문적 라이벌들에게 제기하는 결연한 도전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출간돼 있는 바디우의 모든 저작들뿐 아니라, 6년에 걸쳐 저자와의 연락을 주고받으며 파악하게 된 진행 중인 작업들까지도 모두 동원해 분석의 근거로 삼고 있다. 그 결과 바디우의 작업이 동시대 다른 철학자들의 작업들과 어떻게 다른지를 보임으로써 전체 철학계의 지형 안에서 바디우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제시하고, 바디우의 개념들이 가지는 함의가 무엇인지를 그 사유의 전개 과정으로부터 명확히 파악하게 한다.

 

■ 우주의 정오: 서우 전병훈과 만나는 철학 그리고 문명의 시간, 김성환 지음, 소나무, 1,248쪽, 50,000원
전병훈은 동아시아 근대의 여명기에 한국과 중국을 무대로 활동했던 국제적인 철학자였다. 호는 ‘온 누리의 새벽빛’을 뜻하는 曙宇다. 그는 1857년 평안남도에서 태어나, 1907년 50세에 중국으로 망명한 뒤 71세가 되던 1927년 중국 북경에서 세상을 떠났다. 도교의 내단학뿐만 아니라 유교와 불교, 서양철학까지 망라하는 철학의 융합을 시도한 그는 『정신철학통편』(1920) 등을 편찬하며 ‘정신철학’이라 부른 자신의 철학을 체계화했다. 북경에서 ‘정신철학사’라는 학관을 세워 많은 중국인 제자들을 이끌던 중국 지성계의 정신적 지도자이기도 했다. 전병훈의 책은 구미 29개 나라의 150개 대학에 배포됐다고 한다. 이 책은 20여 년의 집요한 연구와 답사 끝에, 유려하고 웅숭깊은 필체로 직조한 철학자 김성환의 역작이다. 그리고 전병훈의 철학적 모험과 정신을 추적하고 조우하여 대화를 나눈 치열한 사유의 기록이다.

 

■ 질적 연구방법론: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교육 연구의 주사위, 강진숙 지음, 지금, 448쪽, 30,000원
저자는 수의 세계에서 감지하기 어려운 것들을 이야기의 세계에서 발견하는 데 책의 집필 계기를 찾았다. 이야기의 세계는 사건과 문제가 발생하는 삶의 현장으로서 연구자와 연구 참여자들의 해석과정을 거쳐 자아성찰과 가치판단이 이뤄지는 장이기도 하다. 이 현장은 한 개인의 희로애락이 체득된 생애(생애사 연구), 유년기의 미디어 체험(미디어 비오그라피 연구), 특정한 입장을 지닌 담론들(담론 분석), 경험적 자료와 이론의 비교 분석(근거이론), 사회 문화적 현상(현상학 연구), 문화집단(문화기술지 연구), 그리고 경계가 있는 사례(사례연구)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작동한다. 이 현장을 대상으로 저자는 모두 일곱 가지 질적 연구방법론을 ‘문제설정, 방법론의 유형과 사상적 배경, 적용 사례와 커뮤니케이션/미디어교육 분야의 시사점’ 중심으로 살펴봄으로써 문제해결의 방안들을 탐색했다.

 

■ 혐오 발언: 너와 나를 격분시키는 말 그리고 수행성의 정치학, 주디스 버틀러 지음, 유민석 옮김, 알렙, 372쪽, 18,000원
저자는 이 책에서 ‘상처를 주는 말’ 즉 혐오 발언에 관한 문제를 다룬다. 더 세부적으로는, 혐오 발언에 대한 국가 규제의 문제, 검열과 표현의 자유 문제, 언어적인 상처, 타인의 호명으로 탄생하는 주체의 문제, 언어적 생존이나 화자의 책임 등과 같은 언어와 권력, 침묵이나 전유 그리고 저항에 관한 심층적이고 본질적인 철학적 질문 들이다. 그녀가 비판하는 이론가들은 모두 혐오 발언을 규제하자는 어떤 ‘평등’주의적 논증을 제기한다. 버틀러는 이런 논증들을 거부한다. 궁극적으로 그녀는 혐오 발언에 대한 어떤 규제도 제정하지 말 것을 권한다. 규제는 “발언을 ‘재의미 부여’하고 ‘재수행’함으로써 이런 발언에 도전하도록 일깨워질 자들을 침묵시키도록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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