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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대학의 길
미래를 향한 대학의 길
  • 민경찬 논설위원/연세대·과실연 명예대표
  • 승인 2016.08.22 14:3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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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론] 민경찬 논설위원/연세대·과실연 명예대표
▲ 민경찬 논설위원

예년에 겪지 못했던 지속적인 폭염 가운데, 일부 대학들은 구조조정, 재정 확보 등과 연계돼 후덥지근한 열기 속에 긴 여름을 지내고 있다. 한편 우리 사회는 급격히 다가온 제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큰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여기 저기 분주히 진단과 처방을 내 놓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은 과거의 경험과는 다르게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펼쳐나가고 있으며, 모든 영역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20년 안에 현재 일자리의 절반 이상이 사라지는 상황에서, 저출산, 고령화, 100세 시대라는 사회적 환경은 교육시스템의 대혁신을 필요로 한다. 그러므로 대학들도 미래 인재상에 따른 대학의 역할과 모습에 대하여 적극 고민해야 할 때다.

그동안 정부는 대학 사회를 변화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교육의 질을 위한 ‘잘 가르치는 대학’ 지원 사업, 학생 절벽 사태를 대비하는 ‘대학 구조조정’ 정책, 미래 산업 수요변화에 부응하는 여러 지원 사업 등을 도입했다. 그런데 정부 주도 정책은 대개 획일적, 단기적, 외형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여러 문제점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다행히 교육부는 대학 자율성을 기반으로 한 특성화 발전이라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책기조를 변화시키고 있다. 우선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사업의 종류를 단순화하고, 대학구조개혁도 부실대학에 초점을 두기로 했다. 특히 대학 재정지원을 정부 주도에서 대학별 독자적 종합 발전계획을 평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정부나 대학들은 글로벌 환경의 빠른 변화에 더욱 예민해져야 한다. 현재 세계는 ‘무크’ 강좌(MOOCs), 거꾸로 교실 등 IT를 기반으로 교육환경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으며, 날로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특히 미네르바 스쿨은 4년제 대학으로 대학 캠퍼스 없이 온라인 교육만으로 존재하며, 기숙사를 유일한 건물로 가지고 있다. 이 모델은 앞으로 대학 사회를 크게 변화시킬 것이다. 100년 간 존재해온 종합대학 모델은 유지비용 자체가 커서 앞으로 쓸모가 없어질 것이라 한다. 향후 50년 이내에 전 세계에서 10개의 대학만이 남아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이러한 글로벌 변화에서 주목할 것은 새로운 시대는 결국 ‘대학’ 자체보다도 ‘학습’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것이다. 코세라·에덱스·유다시티 네트워크, 미네르바 대학 등의 온라인 교육 모델에서 보듯이, 미래에는 새로운 교수법, 학습법을 기반으로 자격을 증명해주는 대학이 가장 경쟁력 있을 것으로 본다. 100세 시대의 직업교육, 평생학습과 연계성을 강화하며, 대학과 학생의 부담을 줄여주는 다양한 모델이 나타날 것이다. 그러므로 대학들은 기존의 틀을 넘어 과감한 생각들을 시작해야 한다.

이미 여러 대학들이 ‘융합형 체험학습’, ‘거꾸로 학습’, ‘무크 강좌’ 및 이에 대한 학점 인정 등으로 발 빠르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정부, 대학, 사회는 변화 방식에서 세 가지를 유념해야 한다. 첫째, 정부 주도가 아니라 대학 스스로 변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변화에 대한 구성원들의 이해와 공감이다. 셋째, 충분한 기간을 두고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사실 어떠한 정책, 제도도 구성원의 이해와 공감이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다. 내용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어렵더라도 설득하며 개방적으로 투명하게 엮어가는 것이 더 빠른 길이다.

한국 대학들은 역사가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혁신을 시도하는 세계 대학들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면, 전통이 깊은 서구 선진대학들을 뛰어 넘을 수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을 ‘지금까지 이보다 더 큰 기회도, 더 큰 위험도 존재했던 적이 없다’는 말로 규정하기도 한다. 우리 대학들이 발상의 대 전환으로 이 시대적 변화를 지혜롭게 더 큰 기회로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

민경찬 논설위원/연세대·과실연 명예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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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크문제 2016-08-27 20:45:39
무크가 실제 남가주대학에서 많이 사용되었는데 미적같은 주요 수학과목에서 75%의 학생들이 과목을 낙제했고 이것은 아주 초보 강의자가 25% 의 낙제율에 비하면 매우 큰것입니다. 이러한 교육은 대학에서 핵심적인 역할이 불가능합니다. 다만 방통대가 하는 역할은 가능합니다. 탁상행정가 교육부가 이것의 보급하면 대학교육은 파탄에 빠질것으로 내다 볼수 있습니다. 이후에 수습이야 가능하지만 일단 그학년은 구제 불능이 됩니다. 꺼꾸로 수업은 교수에게 2-3배의 노력이 필요한데 조교의 활용없이 실행하면 그또한 무크와 별반 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