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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교육으로 교육 기회균등 실현을
무상교육으로 교육 기회균등 실현을
  • 이광택 국민대 명예교수·법학
  • 승인 2016.08.0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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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칼럼] 이광택 국민대 명예교수·법학
▲ 이광택 명예교수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흘러간 옛 이야기인가? 세대가 지날수록 학력·계층·직업의 세습이 고착화돼간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대체로 아버지의 학력은 아들의 학력과 비례했다. 아버지가 고학력자일 때 아들도 고학력자일 비율은 세대가 지날수록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부모의 학력과 경제적 배경은 본인의 임금 수준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최근에는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2007년 도입됐던 로스쿨의 운영에 있어서도 입학, 변호사시험 합격, 취업에 있어서 ‘음서제’를 방불케 하는 대물림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처럼 계층 이동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사회통합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공교육 정상화 등 교육기획의 불평등 해소가 시급히 요구된다.
 
헌법 제3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했고, 교육기본법 제4조 제1항은 ‘교육의 기회균등’이라 하여, “모든 국민은 성별, 종교, 신념, 인종,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 또는 신체적 조건 등을 이유로 교육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은 원칙적으로 공교육을 무상교육으로 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중등학교는 물론 대학 심지어 박사학위를 취득함에 있어서도 원칙적으로 등록금을 내지 않는다. 대부분의 학교는 국립(주립)이다. 이에 비해서 미국의 경우 유명 대학들은 대부분 사립이며 엄청난 등록금을 받는다. 유럽은 중세에서 근대사회로 넘어오면서 교육의 공공성을 인식하고 학교는 국가가 운영하도록 했다. 그러나 미국은 신대륙에서 공동체를 영위하는 과정에서 교회와 학교가 자율성을 바탕으로 국가의 형성에 앞서 설립됐기 때문에 사립이 주류를 이룬다. 유럽의 경우는 공교육의 무상제공이 곧 교육의 기회균등을 의미한다. 미국에도 교육의 기회균등 개념은 있으나 이는 공립학교에서 흑백분리 교육이 불가하다는 정도로 파악된다.
 
우리 헌법에서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라고 할 때 ‘능력’은 본인의 능력이지 부모의 능력이 아니다. 적령기에 도달한 어린이의 ‘능력’은 ‘소질’을 의미하지 결코 ‘학비를 부담할 능력’이 아니다. 따라서 상급학교에 합격했으나 등록금이 없어 진학을 못한 경우는 바로 헌법위반이 된다.
 
그런데 우리 헌법 제31조 제3항에서는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고 규정해 마치 의무교육 아닌 교육은 당연히 ‘유상교육’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도록 했다. 나아가 헌법 제31조 제4항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어 특목고, 자사고와 사립대학들이 고액의 등록금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해석의 여지를 두었다. 또 교육기본법 제5조 제2항은 “학교운영의 자율성은 존중되며”라고 규정해 고액 등록금 책정의 근거로 삼기도 한다.
 
학교교육에 관하여 교육기본법 제9조 제2항이 “학교는 공공성을 가지며”라고 규정했지만 ‘학교의 공공성’의 내용에 관해서는 구체화돼 있지 않다. 공교육 정상화법도 그 목적이 “교육관련기관의 선행교육 및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행위를 규제”하는 데 있을 뿐이다.
 
두루 살펴보아도 헌법 제31조 제1항이 말하는 ‘기회균등’은 같은 조 다른 항과 하위법이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말하자면 교육의 기회균등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길은 모든 공교육을 무상화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교육에서의 ‘수혜자’도 없고, ‘기여입학’도 없고, 오로지 ‘학생 본인의 능력에 따른 교육’만이 있을 뿐이다. 이 길만이 학력의 세습과 ‘금수저·흙수저론’을 사라지게 하는 길이다.
 
이광택 국민대 명예교수·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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