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20:40 (화)
암치료, 이제는 로봇으로 한다
암치료, 이제는 로봇으로 한다
  • 김홍근 기자
  • 승인 2016.08.01 10: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항암제 탑제된 의료용 마이크로로봇 개발한 박석호 전남대 교수 연구팀
▲ 박석호 전남대 교수
그동안 고형암 치료는 종양조직에 오래 잔류하는 특성을 지닌 ‘나노파티클(NPs)’을 사용한 약물전달체를 혈관에 침투시키는 방법을 사용해왔다. 그러나 혈관만을 따라 전달이 가능한 NPs로는 능동적이고 효율적인 전달이 어려웠다. 종양은 성장속도가 빠르지만, 혈관 형성은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암치료의 한계점들을 극복할 수 있는 마이크로로봇이 개발돼 화재다.
 
한국연구재단은 지난달 26일 박석호 전남대 교수 연구팀이 항암제가 탑재된 대식세포의 구동제어를 가능하게 해, 고형암을 추적·치료할 수 있는 의료용 마이크로 로봇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 면역세포를 이용한 항암 치료는 현재 사용되는 항암 요법 중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질병 발생 이전에 분리, 저장된 건강한 면역세포를 암 발생 시 투여하거나 암 특이 항원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도 면역세포의 활성화에 의존하는 수동적 방법으로 치료 과정 상 시간, 비용, 항원 다양화에 따른 표적 항원선택의 어려움 등의 한계가 있었다.
 
이에 박석호 교수팀은 동물 유래의 대식세포를 기반으로 한 마이크로로봇을 개발해 기존의 NPs를 이용해, 약물전달 체계와 면역 세포의 한정적인 치료 방식을 극복했다. 이 마이크로 로봇은 항암제의 효율적 도달과 대식세포의 초기 면역반응에 의해 보다 효과적인 암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기존 면역세포의 치료 과정 중에 발생하는 추가적인 과정들이 필요치 않고, 인체 친화적인 면역세포 기반 로봇이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면역세포를 이용한 마이크로 로봇 연구는 향후 의료용 로봇의 주된 연구방향 중의 한 줄기가 될 것”이라며, “면역세포를 이용한 방식은 인체에 거부반응이 없기에 향후 자기장 구동기술과 결합돼 진보한 항암 치료제 기술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부 미래유망융합기술 파이오니어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Nature>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지난달 27일자로 게재됐다.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NPs를 이용한 암치료는 크기가 작아 많은 양의 항암제를 담기 힘들어 외부구동 또는 항암작용에 충분하지 못했다. 암치료법은 기존의 화학 또는 방사선 요법에서 점점 생체에 안전한 항체나 면역세포를 응용한 면역치료법으로 향하고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안전한 대신 많은 비용을 요구하므로 현재까지 일반 대중들에게 쉽게 적용되기 어렵다. 면역치료법과 같이 안전하지만 많은 비용이 요구되지 않는 세포치료법을 개발하고자 연구를 시작했다.”
 
△기존 연구와 다른 점은?
“NPs의 한계인 수동전달, 혈관 의존성을 극복했고, 많은 비용과 시간이 요구되는 세포치료의 한계를 극복한 가장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화학·면역치료 동시요법이다.”
 
△어려움은 없었는가?
“대식세포는 암세포에 대해 항상 독성을 보이지는 않는다. 암이 진행될수록 오히려 암세포의 성장을 돕거나 전이를 촉진시키는 등의 반대 작용을 일으킨다. 이런 이유로 많은 연구자들이 대식세포에 의한 암치료에 대한 이견을 제시했다. 그래서 이번 연구에서도 대식세포를 이용한 암치료 방식에서 접근이 조심스럽고 어려웠지만, 결과적으로 대식세포의 초기면역 반응에 의한 항암작용이 있음을 확인했다. 매 실험마다 대식세포의 상태나 암세포에 처리하는 세포 개수의 조절, 그리고 대식세포의 상태 변화 확인 등은 필수적이었다.”
 
△향후 연구계획은?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생체 적용 가능한 면역세포 기반 마이크로로봇의 제작과 동물실험을 통한 상용화의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한다. 나아가 실제 임상 검증을 통해 새로운 암치료법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 자료제공= 한국연구재단
 
김홍근 기자 mong@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