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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은 MOOC를 돈벌이로만 쓰지 않을까?” 우려
“한국대학은 MOOC를 돈벌이로만 쓰지 않을까?” 우려
  • 최성욱 기자
  • 승인 2016.07.25 1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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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대학 MOOC’ 보도가 나간 후…

지난호에 김형률 숙명여대 교수가 분석한 해외대학 무크(MOOC, 온라인 공개강의)사례 보도(교수신문 840호 ‘한발 늦은 존스홉킨스大도 연 수익 350만 달러 달성… ‘무크’ 변화속도 심상찮다’ 참조)는 대학 안팎으로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기존의 무크 관련 보도가 온라인 강의의 원론적인 부분에 집중했다면, 김형률 교수의 분석은 미국대학 곳곳의 변화를 구체적이고 심도있게 담아냈다는 점에서 반향을 불러온 것이라고 <교수신문>은 평가했다.

김 교수의 분석은 <교수신문>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kyosunet)에서도 게시 사흘만에 조회수 7만회(25일 현재)를 넘길만큼 뜨거웠다. 1편은 미국대학을 중심으로 한 일종의 사례분석집이었지만, 페이스북 독자들은 하나같이 국내 도입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쏟아냈다. 

▲ <교수신문>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26일 기준)

무크와 관련, 기대감을 내비친 독자는 주로 IT계열 신성장산업 종사자들이었다. 한 IT업체 대표는 “올게 오고 있는 것 같다…”는 말로 여운을 남겼다. 미국의 현지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한 독자는 “edX를 통해 콜롬비아대의 강의(미국 역사)를 학점 이수와는 상관없이 수강하면서 그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부터 최고의 강의를 아무런 제한 없이 직접 들을 수 있다는 데 정말 놀랐다”며 “무크강의는 이미 대학에 혁명적인 변화를 주고 있다”고 전해왔다.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는 초중등 학부모들은 기대반, 걱정반이다. 이들은 무크가 가져올 고등교육의 변화에 대해 “우리 아이들 때는 대학생활의 판도도 많이 바뀔 것 같네요” “어디 대학을 나왔는지보다 무엇을 얼마나 알고 활용할 수 있는가가 핵심(이 될 것이다)” 등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이제 모두가 더 똑똑해지고, 더 고스펙에 시달리는건가?” 등의 우려섞인 의견도 눈길을 끌었다. 

국내 대학의 교수와 학문후속세대들은 조심스러우면서도 다소 냉랭한 반응이 주를 이뤘다. 한 국립대 초빙교수는 “무크 변화 속도를 보면 (전통이) 채 100년도 안 되는 우리 대학들은 변화의 물길을 트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사실은 (국내) 지방대에서 이 모델을 특화해야 하는데 결국, 방어나 수구로는 몽땅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지방의 한 전문대 교수도 “한번 고민해 볼만하지만,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지식의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는 건 아닌지? 영어로 진행되는 무크는 그들(영미계)의 사고 안에서 이루어지는 지식을 전달 받는다는 것에서 과연 무조건 수용해야 하는 걸까?”라고 의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무크를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지식시장의 선점이 아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교수들의 우려는 국내대학이 무크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게 될 시점에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대학교육의 질을 확보하는 쪽이 아닌, 이른바 ‘돈벌이’의 수단으로 전락하게 될 것에 대한 것이다. 지방 사립대의 한 교수는 “무크를 잘 활용하면 학생과 교수가 ‘윈윈’할 수 있고, 대학의 교육 질 향상에도 분명히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못난 이사회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대학의 열악한 사립대학들은 무크를 ‘교수자원을 아끼는 쪽’으로만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크를 ‘반쪽짜리’로 들여오면 오히려 대학의 질을 엉망으로 만들 것이란 전망이다. 이 교수는 대학의 민주화와 투명화가 무크 도입의 선결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최성욱 기자 cheetah@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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