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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0호 새로나온 책
840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6.07.1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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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협상이 필요한 상황에서 어떻게 임해야 하는지 협상에 대한 큰 그림을 보여준다. 초국가적 협력을 대표하는 유럽석탄철강공동체, 벼랑 끝에서 핵전쟁을 막은 쿠바 미사일 위기, 용서로 흑백의 화해를 이끌어낸 남아프리카공화국 민주화 협상같이 갈등과 분쟁, 전쟁을 피한 위대한 협상은 물론, 서두르다 망한 예멘의 통일협상과 너무 쉽게 타협해 역사가 복수한 한일협정, 상대를 인정하지 않아 아직도 서로 피를 흘리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카슈미르 분쟁 등과 같은 아직 해결되지 못했거나 더 큰 문제를 불러온 실패한 협상까지 지난 20세기 역사를 이끌며 세계를 바꾼 20가지 협상의 명장면을 펼쳐낸다.
-『협상의 전략: 세계를 바꾼 협상의 힘』 김연철 지음, 휴머니스트, 768쪽, 32,000원

 
 

■ 걷는 고래: 그 발굽에서 지느러미까지, 고래의 진화 800만 년의 드라마, J.G.M. ‘한스’테비슨 지음, 김미선 옮김, 뿌리와이파리, 340쪽, 22,000원
5천만 년 전의 에오세 초기, 꽃과 이파리를 뜯어먹던 쥐사슴 같은 우제목 한 마리가 위험을 피해 물속에 숨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고래의 진화가 시작됐다. 이 육상 포유류에서 현대 고래에 이르기까지 800만 년 간 고래의 진화사를 담았다. 고래의 진화 무대는 파키스탄과 인도, 1억 4000만 년 전의 백악기에 아프리카에서 떨어져나온 인도판이 5천만 년 전에 이르러 아시아판을 들이받으며 히말라야 산맥을 만들던 무렵, 아시아판과 인도판, 그 사이의 섬들, 특히 인도판의 가장자리를 따라 內海 테티스 해로 뻗은 얕은 대륙붕과 그 주위였다. 저자인 테비슨은 지난 20년간 이곳을 열 번 넘게 탐사해가며 암불로케투스 나탄스를 비롯한 여러 중간화석들을 발굴하고, 마침내 땅 위에 살았던 고래의 조상이 우제목 인도히우스였음을 밝혀내어 고래의 진화사를 새로 썼다. 

 

■ 근대성과 자아의식: 전환기 사회와 철학, 차인석 지음, 아카넷, 248쪽, 12,500원
대우휴먼사이언스 시리즈 10권. 1990년대에 발표한 글 여섯 편을 엮은 것이다. 이 글들은 전환기의 문명이 처한 위기를 점검하는 동시에 인류가 진보를 이뤄가는 역사에서 사상가들이 담당한 사유와 행위의 모습과 그 의의를 설명하는 일을 환기한다. 저자가 세기말에 내다본 한국 사회의 전망은 ‘사이버 시대’를 맞아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것이었다. 과학과 기술의 진보가 이뤄낸 사회의 변화는 ‘가상현실’의 모습으로 현재에 가장 크게 다가온다.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서 ‘가상의 개인들’과 맺는 관계는 현실 공간에서 활동 또는 노동으로 관계 맺던 인간을 상정한 종래의 철학적 인간학을 넘어서는 또 다른 모색의 과제를 철학에 부여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은 개체화하기보다는 원자화할 우려가 크며, 정보의 독점 등을 통해 구현되는 기술 지배를 경계해야 한다고 넌지시 경계한다.

 

■ 보수의 이념과잉과 진보의 정치빈곤: 한국 사회정치 담론구조와 전략(2000~2015), 이항우 지음, 충북대출판부, 269쪽, 21,000원
정치의 본령을 ‘우리’와 ‘그들’ 혹은 ‘친구’와 ‘대립자’ 사이의 구분과 대결에서 찾는 경합적 다원주의에 비춰 한국의 사회정치 담론 구조를 분석하는 작업은 최근 수년간 한국의 진보/좌파 진영을 지배해온 자유주의 정치 관념, 즉 ‘진영 논리’에 입각한 민주주의적 실천을 비판하고 진영 간 대립과 갈등 논리를 정치로부터 배제시킬 것을 요구하는 자유주의적 정치 관념에 대한 중요한 비판이 된다. 또한 경합적 다원주의의 사회정치 담론 구조 분석 작업은 최근의 보수/우파 담론 헤게모니 구축과 연이은 집권이 그들의 근본주의적 적대 정치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그것은 보수/우파 세력이 지난 십 여 년 간 ‘우리’와 ‘그들’을 분명하게 구획하는 정치적 실천을 통해 집권에 성공했지만, 반대파를 ‘대한민국 정체성 부정 집단’이나 ‘종북 세력’ 등의 극단으로 몰아가는 그들의 ‘이념 과잉’의 근본주의적 적대 정치가 민주주의에 커다란 위협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 생명의 기억: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지음, 최재천 옮김, 반니, 164쪽, 17,000원
인류의 시원으로 여겨지는 모잠비크의 고롱고사는 1976년 내전이 일어나기 전에만 해도 지구의 홍적세 시대 모습이 그대로 보전돼 있던 곳이었다. 그러나 내전 기간 동안 수많은 대형 동물들이 죽임을 당했고 반군에 쫓긴 주민들은 태고의 신비로운 우림 속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결국 고롱고사는 황폐해지고 하루 종일 동물은 한 마리도 보지 못하는 버려진 땅이 됐다. 그러나 2004년, 재건의 희망이 지펴졌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고롱고사는 과거의 영광을 거의 되찾았다. 가장 큰 성과는 아름다운 자연 지역을 둘러 경계를 그어 국립공원이 됐음을 선포하고 미래를 위해 제대로 된 환경 조사와 보존, 복원 연구를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생태적 폐허가 어떻게 눈부신 생명력과 활기를 지닌 고롱고사국립공원으로 재탄생됐는지 아름다운 사진과 유려한 글로 한눈에 보여주는 걸작이다.

 

■ 조선족 근현대 교육사, 정미량 지음, 살림터, 320쪽, 15,000원
이 책의 필자는 중국 조선족 교육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 중국 현지 조선족 소학교의 과거와 현재를 조사했다. 조사한 학교는 세 곳으로, 조선족 산거지역이자 도시인 장춘시에 위치한 관성구조선족소학교, 조선족 집거지역이자 도시인 연길시에 위치한 중앙소학교, 조선족 농촌 집단농장 지역이자 민족향인 오상시에 위치한 민락중심소학교다. 이 학교들은 20세기 초반에 설립돼 현재에 이르기까지 조선족 소학교로서의 전통을 면면히 이어오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세 학교의 지역적 특색에 따른 차별적인 역사적 과정과 중국 근현대라는 공통된 배경에 따른 동일한 역사적 과정을 파악했으며, 이를 종합해 중국 조선족 교육의 역사적 특징을 분석했다.

 

■ 현대 기술·미디어 철학의 갈래들, 이광석·김재희·심혜련 외 지음, 그린비, 308쪽, 20,000원
21세기 사회는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 바이오 공학 등 불과 십수 년 전까지만 해도 대중에게는 공상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기술들로 에워싸이고 있다. 이 책은 그러한 기술 발전에 의해 오늘날 우리 삶이 어떻게 포획되고 있는지, 그 효과로서 우리는 어떤 인간 주체로 형성되고 있는지를 묻고, 또한 지금 기술과 인간이 맺고 있는 관계란 과연 적절한 것인지, 아니라면 어떤 방향성을 어떻게 추구해 나갈 것인지를 궁구한 아홉 개의 시선을 담고 있다. 아홉 명의 연구자들이 각각 한 명씩 우리 현실에 중요한 의미를 던지는 철학자를 선정해 그들의 사유를 풀어내고 이해와 수용의 맥락을 짚는다. 이 책에서 독자들은 상업주의적 자장과 엘리트 관료의 구상에서 작동하는 기술적 대상들이 오랫동안 대다수 우리를 기술에 대한 예속적 지위에 묶어 왔음을 확인하는 한편, 또한 우리가 어떻게 과학 기술을 포용하고 기술적 대상과 인간의 공생을 구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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