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10:35 (토)
외국인 유학생 30.1% 힘들땐 ‘같은 나라 친구’ 찾아
외국인 유학생 30.1% 힘들땐 ‘같은 나라 친구’ 찾아
  • 김홍근 기자
  • 승인 2016.07.11 10: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 대학생활 어떤가요? 외국인 유학생에게 물어보니
전국 대학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올해로 유학생 10만명 시대를 맞이했다. 이들이 국내에서 사용하는 생활비 등이 국내 경제 활성화에 도움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대학가의 유학생 유치경쟁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양적 성장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지금, 유치뿐이 아닌 관리도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지난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어교육기관대표자협의회 창립 10주년 워크숍이 열렸다. 주제 발표를 맡은 유현경 연세대 언어연구교육원 원장은 ‘외국인유학생 관리 역량 강화의 효율적 방안’을 제시하면서, 45개국 외국인 유학생 4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에 따르면, 대다수 외국인 유학생들은 학교 수업 외 일상을 같은 나라 친구와 함께 보내며, 도움이필요할 때 역시 같은 나라 친구를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람’에 대한 응답으로 ‘같은 나라 친구’가 40.4%, ‘다른 나라 친구’는 24.3%를 차지한 반면, ‘한국 친구’는 16.7%에 불과했다. 어려움을 겪을 때 도움을 받는 사람도 ‘같은 나라 친구’가 30.1%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그 뒤로는 한국 친구(21.7%), 부모님(12.3%), 다른 나라친구(9.7%) 등을 꼽았다. 상당수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수업시간 외에는 한국 문화나 한국어에 비교적 적게 노출돼 있다고 추측할 수 있는 결과다.
 
‘거주하는 공간’에 대한 응답은 기숙사가 36.7%로 가장 높았다. 원룸(19.5%)과 아파트(16.9%)가 뒤를 이었고, 하숙집(9.4%), 고시원(9.1%)에서 거주한다는 응답도 있었다. 기숙사에 살고 있는 학생들이 비교적 많았지만, 개선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외국인 유학생이 기숙사를 꺼려하는 이유는 비용 문제(27.4%)와 다른 사람과 살기 불편해서(19.0%), 생활 규칙 등에 의한 불편함(14.8%)이 다수였다. 기숙사 방이 부족하다는 응답도 11.9%로 집계됐다. 고비용과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는 문제 등으로 기숙사 생활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시설이 좋지 않아서(4.5%), 식당음식이 맛 없어서(3.5%) 등의 답변도 있었다.
 
설문에 응답한 외국인 유학생의 26.1%는 ‘편견이나 차별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편견·차별을 당한 곳으로는 △길 23.4% △쇼핑 장소23.4% △학교 15.3% △식당 13.9% △교통수단 10.2% △기숙사·집 4.4% 등이었다.
 
연세대 언어연구교육원 관계자는 이와 같은 결과에 대해 “길, 교통, 쇼핑몰 등 일상생활보다 학교에서 차별을 받았다는 답변이 15%를 차지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며 “학교 구성원들이 외국인 유학생들을 대할 때, 그들의 문화적 인식 차이를 고려해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 유학생 3명 중 1명은 한국의 나이 및 서열문화를 적응하기 힘들다고 응답했다. 한국 사람의 무관심(16.4%), 남녀 차별 문화(16.0%), 술 문화(15.6%) 등도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유현경 원장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 대학에 잘 적응하려면 정부·대학·교육기관 간 협력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외국인 유학생 관리 및 지원 법률 제정 △대학 및 교육기관 대상 유학생 관리 현황 조사 실시 △문제점 위주의 대책 마련이 아닌 현실적 지원 필요 △거시적이고 장기적 차원에서의 유학생 관리 정책 마련 등을 정부 차원에서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대학을 포함한 교육기관에는 △대학본부 차원의 지속적인 지원과 관리 △기관별 특성에 따른 맞춤형교육 과정 제공 △단계별 외국인 유학생 관리 및 지원 체계 구축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유학생 관리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홍근 기자 mong@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