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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의 문화정치’를 탐색하는 다섯 가지 접근들
‘정동의 문화정치’를 탐색하는 다섯 가지 접근들
  • 교수신문
  • 승인 2016.07.0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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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문화/과학> 86호, ‘정동과 이데올로기’ 조명

 

정동은 현실사회와 문화정세를 읽는 새로운 개념이자 분석틀로 제시되고 있다.
정동은 관습과 제도들을 만들어내는 사회적 과정이면서 공통된 의미와 활동을
주고받는 실천이다.

 

다른 계간지에 비해 늦게 나온 계간 <문화/과학> 86호가 흥미로운 기획을 선보였다. ‘정동과 이데올로기’를 기획, 5편의 논문을 실었다. 근래 피부로 전해지는 감각과 마음으로 느끼는 정서, 머리로 인식되는 심리가 삶을 해석하고 진단하는 데 중요한 키워드로 등장했는데, 이와 관련된 게 바로 ‘정동(affect)’이다.
<문화/과학> 편집자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정동’은 현실사회와 문화정세를 읽은 새로운 개념이자 분석틀로 제시되고 있다. 정동이란 주체나 객체에 속하지도 않으면서 주체와 객체 사이를 매개하는 공간에도 머물지 않는 비인격적 강도로서, 독립돼 있거나 자율성을 가진 실체라기보다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의 뒤범벅, 세계를 향한 신체들의 펼침으로 정의된다. 우리가 무언가 정동된다는 것은 정동을 불러일으킨 대상과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며, 이러한 관계는 신체가 대상을 향하는 방식 속에서 표현된다.”

근래 ‘정동(이론)’이 자주 눈에 띄는 것은 정동에 대한 새로운 지적, 실천적 관심이 부쩍 늘었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정동에 대한 새로운 관심은, “정동 관련 정서와 심리의 목록들이 사회를 구성하는 하위의 부분영역이 아닌, 사회를 만드는 일정한 방식으로서의 삶의 태도 혹은 생활양식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생겨났”으며, 이 “정동은 관습과 제도들을 만들어내는 사회적 과정이면서 공통된 의미와 활동을 주고받는 실천이라 할 수 있다.” <문화/과학>은 이러한 실천(‘정동의 문화정치’)에 주목하는 한편, “정동이 권력의 이데올로기 작용의 이차적 효과는 아니라는 사실”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쯤되면 <문화/과학> 86호의 기획이 새로운 이론으로 부상한 ‘정동’ 개념과 이론을 검토함과 동시에 문화연구와의 접목을 고민하면서 마련된 것임을 눈치 챌 수 있다. 이론적 검토가 쉽지 않은 것임에도 <문화/과학>의 ‘정동과 이데올로기’를 따라가면, ‘정동’의 어떤 면모를 뚜렷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기획에는 「정동과 이데올로기」(이동연), 「정동의 이론적 갈래들과 미적 기능에 대하여」(박현선), 「‘정동이론’ 비판: 알튀세르의 이데올로기론과의 쟁점을 중심으로」(최원), 「마주침의 외면, 부대낌의 거북함: 왜 운동은 위기를 반복할까?」(하승우), 「헬조선의 N포 세대와 노력의 정의론」(정정훈) 등의 글이 묶였다.

이동연의 글이 기획의 대표랄 수 있는데, 그는 현 시기를 ‘정동의 시대’로 인식하면서, 정동의 사회적 현상들에서 정동과 이데올로기가 어떤 방식으로 서로를 견인하고 반발하는지 규명을 시도했다. 이외에도 기획과 관련된 서평이 함께 실렸다. 멜리사 그레그 등이 함께 쓴 『정동이론』(최성희 외 옮김, 갈무리, 2016)과 이토 마모루의 『정동의 힘』(김미정 옮김, 갈무리, 2016)을 이종찬이 리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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