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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연구의 연속성'이다
중요한 것은 '연구의 연속성'이다
  • 최기영 성균관대 박사·화학공학과
  • 승인 2016.05.3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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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후속세대의 시선] 최기영 성균관대 박사·화학공학과

국내의 연구 환경도 마찬가지지만 해외의 경우에도 연구수행을 위해서는 연구제안서를 제출하고 평가과정을 거쳐 선정될 경우 연구비를 지원받아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연구그룹에서는 연구비를 수주할 경우 연구주제에 맞는 연구 인력을 확충해 연구를 진행하곤 한다. 따라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새로운 연구그룹에 합류할 경우 제안서를 통해서 계획된 연구만을 수행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 때 선정된 연구과제가 5년 이상의 장기 프로젝트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가 있는 반면에 1~2년에 끝나는 단기 프로젝트인 경우가 있다. 특이한 경우에는 프로젝트를 담당하던 연구자가 떠나고 남은 기간 동안에는 새로운 연구 인력이 연구를 맡아 진행하기 때문에 연구를 시작하고 1년도 채 되지 않아 자리를 잃거나 앞선 연구와 전혀 다른 연구를 새로 시작해야 하는 경우도 빈번히 발생한다.
 
나의 경우에도 새로운 연구그룹에 합류했을 때 맡게 된 프로젝트가 종료를 수개월 앞둔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연구그룹에서 새로운 연구비를 수주하면서 곧 상황이 호전됐지만, 당시에는 다른 연구과제 역시 연장평가를 앞두고 있어 구성원들의 인건비를 충당할 수 있을지 확실치 않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연구재단의 박사후국외연수 지원프로그램은 나와 내가 속한 연구그룹에 큰 힘이 돼 주었다.

합류하게 될 연구그룹의 연구과제 및 연구비에만 의지해 연구를 진행하기보다는 내가 해외에서 연구하고자 목표하는 연구를 기획해 한국연구재단에 제안했으며, 제안이 받아들여져 1년간의 연수지원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지내던 지역에서 박사후연수를 진행하기에 충분한 수준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연구그룹의 추가지원을 받아 어려운 상황을 잘 넘길 수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연구의 연속성을 잃지 않았다는 점이다. 연구비 부족으로 급하게 자리를 옮기는 상황이나, 갑작스럽게 다른 연구 과제를 맡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었지만 박사후 국외연수 지원사업의 도움으로 목표했던 연구를 진행하면서 미국에서의 연수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최근에는 대학원에서 학위를 준비하고 있는 후배연구자들에게도 연구제안 및 평가과정을 거쳐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지원 사업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박사후연구원들에게는 연구과제의 책임자로서 독립적으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전임직 연구 인력이 돼서야 자신의 연구를 기획하고, 연구책임자로서 연구를 수행할 수 있었던 과거의 연구 환경과는 달리 대학원 및 박사후연구원 시기부터 적극적으로 자신의 연구를 구상하고 제안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대학원 시절의 연구계획이 수십 년 후 자신의 연구내용과 크게 다를 수는 있겠지만 긴 호흡으로 연구계획을 준비하고 장기적으로 이를 보완할 수 있다면 연구에 깊이와 연속성을 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과학의 밝은 미래를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최기영 성균관대 박사·화학공학과 
 

경희대에서 나노생명약재학 전공으로 박사를 했다. 나노의약품 및 분자영상 관련 논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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