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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1호 새로나온 책
831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6.05.1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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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는 놀랍게도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동물이다. 우리가 이 동물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되지도 않고 또한 여러 가지 제약으로 인해 연구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고래’에 관한 책도 드물고 나와 있는 책도 우리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 책은 이 놀라운 생물에 대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을 모아서 펴낸 최초의 저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고래에 관한 아름다운 사진과 역동적인 모습으로 가득한 이 책은 전 세계 고래와 돌고래류의 본성과 행동에 대한 연구 성과를 종별로 체계적이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소개한 고래에 관한 완벽한 안내서다.
『고래: 고래와 돌고래에 관한 모든 것』, 애널리사 베르타 편, 김아림 옮김, 사람의무늬, 288쪽, 45,000원

 

나폴레옹: 야망과 운명, 프랑크 매클린 지음, 조행복 옮김, 교양인, 1,144쪽, 38,000원
헤겔의 ‘말을 탄 세계 정신’이자 니체의 ‘초인’이었고 톨스토이에겐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666의 인간’이었던 사람, 인간에게 불을 전해주고 영원한 고통의 사슬에 묶인 ‘프로메테우스’였으며 ‘죽음과 파멸을 부르는 괴물’이었던 남자.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성격과 업적에 관해서 평자들은 늘 의견이 갈렸다. 영국의 역사가 프랭크 매클린은 이 총체적이고 압도적인 전기에서 코르시카의 어린 시절에서 프랑스 혁명과 군사적 승리의 시기를 거쳐 1804년 황제 등극과 최종적인 패배, 죽음에 이르기까지 나폴레옹의 비범한 삶과 그 삶을 움직인 심층 심리를 추적한다. ‘알면 알수록 더 수수께끼 같은 인간’ 나폴레옹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인물로 드러난다. 실존적인 영웅이자 운명의 노리개였으며 이성의 사도이자 몽상가였고 지적인 거인인 동시에 도덕적으로는 난쟁이였던 사람, 위대한 천재이자 흠결 많은 인간이었던 나폴레옹의 삶을 입체적으로 되살려낸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전기다. 

 

설득과 비판: 초기 희랍의 철학 담론 전통, 강철웅 지음, 후마니타스, 480쪽, 23,000원
무엇보다 이 책은 ‘설득과 비판’이 철학 담론 전통을 포괄하고 관통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작업가설을 기조로 삼아, 초기 철학자들이 기성의 문화적 권위와 어떻게 긴장을 이루며 특유의 담론 전통을 개척해 갔는지를 추적하고 조명한다. 여기서 ‘설득과 비판’은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파르메니데스가 인상적으로 사용한 바 있는 표현으로, 먼저 설득이란 담론적 상호작용을 주고받는 두 당사자 사이에서 이야기를 제공하는 사람이 이야기를 듣는 사람에게 자기주장이나 입론을 뒷받침하는 믿을 만한 근거를 제시하는 일이다. 반면, 비판은 이야기를 제공받는 사람이 그 이야기가 담고 있는 주장이나 입론이 제대로 된 근거에 의해 지지되고 있는지, 그래서 자신도 그 주장이나 입론을 받아들일 만한지 판가름하는 일을 가리킨다. 훗날 플라톤은 로고스를 주고받는 일, 즉 대화를 철학 담론의 핵심 사항으로 강조하게 되는데, 이는 이 책이 탐색하는 ‘설득과 비판’의 전통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스마트: 전 세계 디지털 문명의 현주소에 대한 보고서, 프레데리크 마르텔 지음, 배영란 옮김, 글항아리, 596쪽, 26,000원
이 책은 한마디로 ‘전 세계 디지털 보급에 관한 세계 각지의 현장 보고서’다. 저자는 샌프란시스코, 베이징, 텔아비브, 요하네스버그 등지를 비롯해 50여 개국을 돌아다니며 현지의 IT 실태를 조사해 한 권의 책에 담았다. 디지털 문명의 발전 덕분에 우리 생활은 그야말로 스마트해졌다. 버스·지하철 도착 시간을 실시간으로 아는 것은 기본, 앱으로 택시를 부를 수도 있으며, 언제 어디서나 무선인터넷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세상이다. ‘스마트’는 단순히 인터넷을 의미하는 데서 더 나아가 인터넷에 접속된 휴대전화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디지털 기술, IT 기술 등 디지털 분야 전반을 아우르는 용어가 됐다. 2016년 현재 15억 명이 페이스북을 이용하며 그중 절반은 스마트폰을 통해 접속하고 있다. 이 책은 지표면이 아닌 웹세계라는 아주 널따란 공간을 깊게 파내려가, 그곳에선 어떤 대화와 맥락을 타고 각각의 지류가 형성되는지, 세계 인터넷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보여준다.

 

아랍: 오스만 제국에서 아랍 혁명까지, 유진 로건 지음, 이은정 옮김, 까치, 784쪽, 30,000원
우리에게 아랍은 테러와 전쟁 그리고 종교적 색채가 강한 중동 지역이라는 이미지가 고착돼 있다. 그러나 유진 로건이 전해주는 아랍 세계는 그것이 우리의 편견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아랍 지역이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게 된 1516년부터 2011년의 아랍 혁명까지를 다룬다. 북아프리카의 모로코에서부터 중동의 이라크까지 아랍인들이 살고 있는 방대한 지역의 독창적이고 풍부한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담고 있는 이 책은 출간 이후 여러 매체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옥스퍼드대에서 중동 근대사를 가르치고 있으며, 세인트 앤터니스대의 중동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인 저자는 정치인과 문인, 지식인,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빌려 그 시대를 살았던 아랍 남성과 여성의 눈으로 본 당시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또렷하게 전하고 있으며, 균형적인 관점에서 아랍 세계와 서구와의 관계를 조명했다.  

 

영어 그 안과 밖, 한학성 지음, 채륜, 636쪽, 28,800원
경희대 영어학부 교수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영어의 안과 밖을 나눴다. 안에서는 영어라는 언어를 해부했다. 먼저 영어의 소리를 추적했다. 영어에 어떤 소리가 사용되고 그 소리는 어떻게 다른지, 소리의 결합에는 어떤 규칙과 제약이 있는지를 살핀 것이다. 그리고 단어와 문장을 들여다봤다. 단어는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지며 내부 구조는 어떠한지, 그 단어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문장의 오묘함을 파헤쳤다. 또 밖에서 영어를 살펴본다는 것은 시간과 공간을 배경으로 영어를 살펴보는 것을 말한다. 영어라는 언어가 역사적으로 어떤 변화를 거쳐 왔는지, 또 지역적 혹은 사회적으로 어떠한 차이가 있으며 영어라는 언어는 어떻게 습득돼 왔는지를 짚었다.

 

진래 교수의 유학과 현대사회, 진래 지음, 강진석 옮김, 예문서원, 440쪽, 35,000원
저자는 문혁의 상흔이 상존하고 개혁개방의 서곡이 울려 펴졌던 70년대와 80년대에 북경대학에서 중국철학을 공부하고, 풍우란, 장대년에게 배우면서 신유학자로서의 실력을 고루 다졌다. 2000년대 이전까지 그의 사상체계는 주로 중국철학 자체에 대한 연구와 해석, 그리고 중국 전통문화에 대한 옹호와 5·4시기 반전통사조에 대한 반성 등의 영역에 집중돼 있었다. 그러나 2011년 출간된 이 책에는 기존의 영역을 넘어서 대륙의 현대 신유학이 새롭게 개척한 현대 담론의 지평이 잘 드러나고 있다. 공자가 현대의 중국에서 다시 새롭게 등장하는 것을 시작으로, 세계문화에 직면해 새로운 철학관념인 ‘다원보편성’의 필요성을 제시하는 것으로 결론을 맺는 이 책은, 유가사상과 유학전통과 현대세계와 문화의 각종 관계에 대해 깊이 있는 분석과 토론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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