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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0호 새로나온책
830호 새로나온책
  • 교수신문
  • 승인 2016.05.1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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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통신 네트워크로 이뤄진 시대에 개정의 필요성이 이는 관련법은 도용 방지법만이 아니다. 이 밖에도 다양한 법률적 장치가 이미 존재하지만, 이러한 장치들을 제대로 활용하기에는 사생활 보호의 개념이 분명하게 정립되지 못하고 있어서 대부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 사생활 보호에 대한 위협은 어마어마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사생활 정보를 지키는 것을 기본적 권리로 느끼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사회적으로 사생활 보호에 대한 새롭고 섬세한 개념, 즉 더 많은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어떤 식으로 공유하고 배포할지에 대해 제대로 된 개념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다니엘 솔로브 조지워싱턴대 로스쿨 교수, 『사이버 해킹』(사이언티픽 아메리칸 편집부 엮음, 김일선 옮김, 한림출판사, 2016.4) 중에서

 

그리스도교의 탄생: 역사학의 눈으로 본 원시 그리스도교의 역사, 정기문 지음, 도서출판 길, 348쪽, 28,000원
역사적 관점으로 그리스도교의 탄생 과정을 탐구한 책. 그리스도교는 신자들의 영적 세계를 지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로마제국 때 국교가 된 이후에 서양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세속 생활 깊숙이까지 지배했던 거대한 권력이나 마찬가지였다. 서양문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그리스도교지만, 일반인들이 그 전모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신학적·종교적 관점에 의한 그리스도교 이해가 대부분인 현실을 감안한다면, 실제 그리스도교의 참모습을 알기란 더욱 어려운 과제임을 실감할 수 있다. 이러한 고충을 일반 독자의 수준에서 공감한 서양사학자가 20년 넘게 자신의 전공과는 별개로 독학으로 연구, 그리스도교의 탄생 과정에 집중해 서술한 역사서라 더욱 눈길을 끈다. 일반 교양인의 눈높이에서 예수에 의해 개창된 그리스도교의 탄생과 초창기의 전개과정을 알기 쉽게 역사적 근거에 바탕해 집필했다.

 

돌궐 유목제국사 552~745, 정재훈 지음, (주)사계절출판사, 672쪽, 38,000원
돌궐은 6세기 중엽 몽골 초원과 중가리아를 배경으로 세력화에 성공한 뒤 서쪽으로 진출해 아시아 내륙의 초원과 오아시스 대부분을 하나로 통합한 거대 유목제국을 건설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동서로 분열됐고, 이후 50년간 唐朝의 지배를 받다가 부흥하는 등 부침을 거듭했지만 200년 넘게 이어지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 책은 고대 유목 국가의 원형인 흉노의 뒤를 이어 거대 유목제국을 세운 돌궐의 유산이 몽골 제국으로 이어지며 북아시아사만이 아니라 세계사의 전개에도 큰 영향을 미친 과정을 검토한다. 돌궐의 지배 집단인 아사나를 중심으로 한 유목 군주권의 추이를 따라가며 정주 농경 국가와는 다른 유목 국가로서 돌궐이 가졌던 성격을 새롭게 규명한다. 한문 자료와 고대 투르크 비문 자료의 비교 연구를 통해 그동안 사료의 제한으로 주제의 편향이 심했던 돌궐사를 좀 더 ‘중립적’으로, 즉 중국도 돌궐도 아닌 ‘제삼자적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 입문, 에드워드 C. 핼퍼 지음, 이영환 옮김, 서광사, 224쪽, 19,000원
어렵기로 유명한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을 개괄하고 해설한 책이다. 어렵기로 악명이 높은 『형이상학』은 거의 모든 문장이 논쟁의 여지가 있고, 아리스토텔레스의 문체는 너무 간결하면서도 난해하며, 어떻게 하나의 논증이 전체 작품과 관련이 되는지 얼마만큼의 작업이 완성됐고 얼마만큼이 남았는지를 독자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제기하는 질문들, 즉 “있다는 것이 무엇인가?”, “실재의 본성은 무엇인가”, “만물의 제일 원리는 무엇인가” 등은 철학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기에 그 어려움은 감수할 가치가 있다. 아리스토텔레스 작품의 해설자로 지속적인 명성을 쌓은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이해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확고한 기반을 가질 수 있도록 명확한 안내를 제공한다.

 

워터 4.0, 데이빗 세들랙 지음, 장영재 옮김, (주)레디셋고, 412쪽, 19,000원
저자는 UC버클리 토목환경공학대학의 교수로, 현재 버클리 물 센터의 공동 책임자를 맡고 있으며, 국립 과학 재단의 국가적 도시 물 인프라 재창조(ReNUWIt)를 위한 공학 연구센터의 부회장이기도 하다. 그는 우리에게 닥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시 물 시스템의 역사를 먼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깨끗한 물을 얻기 위한 인류의 위대한 여정을 조명한 책인 동시에, 다가올 물 위기를 넘어설 지혜를 요청한 책이기도 하다. 저자가 ‘두 번째 혁명’이라 칭한 워터 2.0이란 ‘물의 정수를 통한 공중위생환경의 개선’으로, 사람들의 수명을 비약적으로 늘려 줬다. 워터 3.0이라 불리는 ‘하수처리장의 건설’은 우리의 하천을 지금의 모습으로 바꿔 놓았다. ‘워터 4.0’ 시스템은 아직 도래하지 않았지만, 저자는 4.0 시스템의 지역적 버전을 위한 올바른 길을 찾는 것의 중요성을 환기함으로써, 물 위기에 대처할 지혜의 모색을 거듭 강조했다. 

 

위기는 다시 온다: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은 왜 금융 규제를 강화하는가, 조윤제 지음, 한울엠플러스, 232쪽, 22,000원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 이코노미스트로 거시경제와 국제금융, 금융개혁 과제를 연구해온 조윤제 교수의 책이다. 지은이는 위기와 규제가 동반될 수밖에 없는 금융의 본질적 속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불확실성의 늪에 빠져 있는 세계경제 상황, 민간부채 규모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한국의 현실을 지적하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그리고 언젠가 다시 올 위기에도 한국 경제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려면 국내외 금융 환경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규제·감독 체계를 시급히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는 먼저 금융과 금융 위기, 금융 규제·감독의 역사를 정리하고,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전후로 금융을 바라보는 시각과 국제금융 환경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아본다.

 

협력하는 종: 경쟁하는 인간에서 협력하는 인간이 되기까지, 새뮤얼 보울스·허버트 긴티스 지음, 최정규 외 옮김, 한국경제신문 한경BP, 536쪽, 25,000원
이 책은 저자들이 지난 20여년간 진화생물학과 진화게임이론을 연구하면서 얻은 성과들을 한 데 집대성한 역작이다. 저자들은 사람들의 이타적 협력을 지속시키는 것은 ‘사회적 선호’며, 오랜 진화의 역사 속에서 형성됐다고 말한다. 사회적 선호란 사람들이 비슷한 심성을 갖는 사람들과 협력하는 기쁨이나, 협력에 대해 느끼는 도덕적 의무감, 협력에 무임승차한 사람들의 죄의식이나 제재를 받을 경우 느끼게 되는 수치심 등을 이른다. 저자들은 개인들이 이타성과 상호성을 갖는 존재라는 주장을 실험적 연구와 사례 연구 등을 통해서 확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기적 행동에만 기초해서는 인간 사회에서의 협력의 존재를 설명할 수 없으며, 협력의 존재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타인을 고려하는 선호를 전제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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