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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사제관계 약화…실적 중심 평가에 스트레스 쌓여
갈수록 사제관계 약화…실적 중심 평가에 스트레스 쌓여
  • 설유정 기자
  • 승인 2002.12.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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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일 한림대 교수, 한국의 교수 자화상 실태조사


대학교수 10명 가운데 7명은 학생들과의 인간적 유대관계가 약해지고 있으며, 자신들의 지위와 대우가 과거에 비해 하락했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27일 개최되는 한림대 개교20주년 기념 학술발표회에서, 이 대학 이주일 교수(심리학)가 발표할 예정인 ‘한국의 대학교수, 그 자화상’에서 밝혀진 내용이다. 이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대학교수 5백69명은 ‘교수와 학생간의 인간적 유대가 약해지고 있다’는 평가에서 ‘매우 그렇다’(27.8%), ‘가끔 그러하다’(46.6%)고 답해 대학사회에서 교육에 필요한 기본적인 사제간의 정이 약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관련기사 5면>설문에 응답한 교수들은 최근 연구실적을 중심으로 교수를 평가하고 보상이 차별화 되는 경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대학교육의 위기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교육하기에 전임교원의 수가 너무 적으며’(61.2%), ‘신분보장이 안되는 시간강사가 너무 많은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45.5%)고 지적했다.
한국 대학 교수의 정체성에 대한 종합 보고서인 이번 연구논문에서 교수들은 업무시간의 43.9%를 교육에, 27.8%를 연구활동에, 각종 행정적인 업무처리에 14.6%를 할애하고 있으나 현재보다 연구에 더 많은 시간을 투여할 수 있기를 바랬다.
그러나 교수로서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여전히 70%이상의 교수들이 긍정적 인식을 갖고 있으며, 특히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지방대 교수들이 정서적 만족도와 조직 몰입도 측면에서 수도권 지역 교수들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 대학의 구조적 특성과 문제점’에 대해 진단한 전상인 한림대 교수(사회학)는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고급지식과 인문교양의 공급자로서 대학만이 제공할 수 있는 고유의 책무와 역할을 소홀하게 만들고 있는 반면, 그 동안 지켜온 ‘대학정신’이 없고, 경제적인 자생력이 없기 때문에 대학이 ‘외압’에 대해 허약하다”며, 한국 대학의 현 주소가 전근대적이라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대학 비슷한 곳에서 교수 비슷한 사람들이 학생 비슷한 이들을 가르치며 연구 비슷한 것을 하고 있을 뿐”이라며, 현재 우리 대학에 필요한 것은 ‘대학 바꾸기’가 아니라 ‘대학 만들기’라고 지적해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설유정 기자 syj@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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