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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과학기술계 참여가 절실한 세 가지 이유
여성의 과학기술계 참여가 절실한 세 가지 이유
  • 교수신문
  • 승인 2016.04.2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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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로 읽는 신간_ 『사회 속의 과학기술』 윤정로 지음|세창출판사|312쪽|20,000원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들어서야 여성의 과학기술계 진출 문제에 대한 관심이 싹트고, 여성 과학자들에 의해 인력의 양성과 활용에 관련된 소수의 정책 연구가 시도됐다.
출발은 늦었지만, 1990년대 말부터 과학기술인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면서, 여성 과학기술자들에 대해서도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들이 도입되고 2002년에는 ‘여성 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 그러나 최근의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과학기술 분야의 여성 참여는 여전히 저조하고, 국제적으로도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현실이다.

그러면 여성들의 과학기술 분야 진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첫 번째는 물론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과 성별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서는 사회적 위신과 영향력이 있는 전문직에 여성의 진출이 활성화돼야 하고, 과학기술이 이런 전문직이라는 사실은 두말할 나위 없다. 특히 과학기술 지식을 매개로 엄청난 부와 고용이 창출되는 오늘날의 지식기반 경제에서는 과학기술 분야가 여성의 사회참여와 지위향상에 관건이 되는 전략적 요충지다.

두 번째 이유는 우수한 과학기술인력의 충원기반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지식기반 경제가 진전될수록 중요성이 커지는 과학기술 혁신역량의 제고와 우수한 과학기술인력의 확보에 있어, 여성인력은 아직 캐내지 않은 금맥이라 할 수 있다. 여성의 과학기술계 진출과 참여가 대폭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에 들어 국가경쟁력과 성장동력의 근간으로서 기술 혁신과 우수한 과학기술 인재 육성을 중시하게 되면서 더욱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여성 과학기술인력 육성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 여러 나라들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정부의 관심도 주로 이런 이유를 근거로 한다. ‘여성 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의 제정 당시 밝힌 목표는 여성 과학기술인의 활용을 확대함으로써 국가 과학기술역량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는 것이었다. 이 법의 모태가 되는 ‘과학기술기본법’에서도 여성 과학기술인 양성과 활용을 위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그 목적은 국가 과학기술 역량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명시했다.

세 번째,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람직한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서다. 사회구성론의 관점에서 보면, 과학기술의 발전과 활용방식, 파급효과는 누가 어떤 시각에서 무슨  이해관계에 따라 어떤 과정에 관여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열려 있다. 근대과학기술은 압도적으로 ‘남성의, 남성에 의한, 남성을 위한’ 과학기술로 발전됐다. 종래 과학기술 분야에서 소외됐던 여성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과학기술에 새로운 시각을 불어넣어 과학기술의 영역을 확장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촉매가 될 수 있다.

이 책은 저자 윤정로 교수가 한국연구재단 주최 제5기 ‘석학과 함께 하는 인문강좌’에서 강연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윤 교수는 하버드대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고, 1991년 KAIST에 부임해 인문사회과학부 교수로 재직해 왔다. 현재 이 대학 인문사회·융합과학대학 학장을 맡고 있으며, 2014년 한국사회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는 『과학기술과 한국 사회: 구조와 일상의 과학사회학』, 『과학적 사유와 인간 이해: 시대와 새로운 과학』(공저), 『생명의 위기: 21세기 생명윤리의 쟁점』(공저)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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