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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쇼크, 새로운 교육이 필요하다
알파고 쇼크, 새로운 교육이 필요하다
  • 민경찬 논설위원/연세대·수학
  • 승인 2016.04.2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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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론] 민경찬 논설위원/연세대·수학
▲ 민경찬 논설위원

요즈음 대학들은 재정문제, 구조조정 등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반값 등록금이라는 ‘정치적’ 산물 때문에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쳐 있다. 현재 일부 대학가는 프라임 사업 관계로 갈등 중에 있는데, 이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대학의 ‘발전이다’, ‘후퇴다’ 라는 두 관점이 충돌하고 있다. 사실 재정확보 차원에서는 절실하다. 그런데  정부로부터 주어지는 사업을 많이 받아오기만 하면, 반드시 대학이 발전하는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은 한번 던져봐야 할 때다.

지난 달 ‘알파고의 승리 생각보다 미래가 너무 빨리 왔다’라는 헤드라인은 하나의 쇼크로 인류 전체를 긴장시켰다. 우리 사회도 이제는 정말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빨리 변할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다보스 포럼은 ‘제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며,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달로 5년 뒤 일자리 510만개가 없어진다고 했다. 20년 안에 일자리 중 47%를 컴퓨터와 기계에 자리를 내어줄 것이고, 올해 7살 어린이 65%는 지금 없는 일자리에서 일하게 된다고 한다. 또한 일자리가 많이 없어짐에 따라 소수의 고소득 전문직종과 저소득 단순 노동으로 양분화돼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한다.

큰 문제는 기계가 침범할 수 없을 것이라 여겼던 인간만의 성역이 하나씩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적응할 시간을 주지 않고 지나치게 빨리 발전하고 있다. 문명사적 대전환이 시작된 것이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2100년이면 지금과 같은 인류는 사라질 것이라 한다. 알파고가 그 신호탄이라는 것이다. 2050년이면 70억명이 ‘밥만 축내는 존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인공지능에 밀려 무용지물로 전락한 인간들이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기계와 결합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음 세대들이 100세, 120세 사는 동안 무엇으로 살아가게 할 것인가? 기존의 학과, 전공, 교양기초교육의 의미와 역할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지금까지 대학의 커리큘럼은 대개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에 관련된 일을 하거나, 학자가 될 것으로 생각하며 만들었다. 이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다음 세대의 일상적 생존문제다.

오늘의 대학들이 여러 어려움에 있지만, 이제는 기존의 문제들과는 별도로 ‘할 수 있는’ 그리고 ‘해야 하는’ 많은 일들을 새롭게 찾아나서야 한다. 교수들도 이제는 연구실 밖으로 나와 학생들과 함께 세상을 느끼기도 해야 한다. 그리고 다음 세대들을 위해 그들의 입장에서 진지하게 함께 고민해줘야 한다.

지식·지적 능력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본다. 결국, 컴퓨터, 기계와 공존할 수밖에 없는 시대인데, 인간이 끝까지 인간다움을 간직할 수 있는 비결은 ‘마음’에 있다고 한다. 그래서 단순 지식보다는 감수성과 사색능력, 감성과 논리의 융합능력, 인성과 인품, 열정과 배려의 마음 등을 강조해야 한다. 창의성, 가치,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도 바로 여기에서 기대할 수 있다.

우리는 알파고가 던지는 ‘본질적인’ 메시지를 제대로 알아들어야 한다. 깊이 숙고해봐야 할 과제다. 지금까지 우리는 ‘미래’는 단계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앞으로의 미래는 상상을 초월해 급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이를 대비할 수 있는 새로운 교육의 틀과 방식을 혁신적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사람들이 혁신하지 않는 것은 그 안의 ‘두려움’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혁신의 첫걸음이라고 한다. 기존의 과제들을 넘어, 새로운 좌표와 방향 그리고 공감을 위한 대학 구성원간의 열띤 토론의 장을 열어야 할 때다.

민경찬 논설위원/연세대·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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