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2-01-20 15:44 (목)
봄따라 새록새록 새순이 돋았네
봄따라 새록새록 새순이 돋았네
  •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생물학
  • 승인 2016.04.12 17: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152. 두릅나무

 

▲ 두릅나무사진출처= 다음블로그 '자연이주는선물'

식물이 생기를 내기 시작해야 동물들이 활동을 개시한다. 먹잇감 植物(食物)이 물이 오르고 꽃을 피워야 동물도 따라서 나래를 펴는 법.
봄은 따뜻한 남녘에서 매일 37km 속도로 북상중이고, 또 산자락에서 산꼭대기로도 슬금슬금 고개 들고 기어오른다. 말해서 바야흐로 花爛春盛하고 萬化方暢이로다. 
꼭 이맘때면 우리 시골 마당가의 두릅나무도 새록새록 새순이 돋는다. 또 뒷산자락 비탈진 너덜밭에 소나무를 벌목하고, 땅을 일구어서 일부러 심어놓은 고향친구들의 두릅나무 우듬지에도 쑥쑥 새움이 솟고 있겠지. 친구들이 꽤 바쁘게 생겼다. 사실 가을곶감과 봄 두릅 벌이가 논밭농사를 훨씬 웃돈다고 한다. 두릅싹이 거의 집뼘(집게 뼘)만큼 올라오면 나무에서 따 가려내 장에 내다팔거나 사러 오는 사람에게 모개(都賣)로 넘긴다.


두릅나무줄기 맨 끝의 봄 순(頂芽)을 보통 두어 번 딴다. 물론 부실한 뒷물은 대궁이가 통통한 첫물에 비할 게 못 된다. 그런데 두릅나무는 성장속도가 빠른 만큼이나 수명이 짧아 보통 10년이면 枯死한다. 그리고 원줄기에 껍질눈(皮目)이 많이 나있어 줄기를 부러뜨리거나 잘라도 거침없이 새순이 난다.
두릅나무(Aralia elata)는 두릅나뭇과의 낙엽활엽관목으로 전국의 야산에 비교적 흔하게 나고, 떼지어 群落을 이루니 이는 뿌리가 옆옆이 퍼지기 때문이다. 햇볕이 잘 드는 숲 가장자리에 거름기 있고 축축한 땅에 잘 자란다. ‘나무머리에 달린 나물’이란 뜻으로 일명 木頭菜라 하고, 참두릅나라기도 하며, 한국·일본·중국·극동러시아가 원산지로 주로 그곳들에 자생한다. 두릅나뭇과(ginseng family)에는 대표적으로 인삼과 땅두릅, 개두릅, 가시오갈피나무들이 있다.


두릅나무(angelica tree)의 외줄기는 굽지 않고 줄곧 위로만 미쭉하게 자라며 옆가지(側枝)를 벋지 않는다. 큰 것은 5m넘게 자라고, 줄기에는 워낙 억센 가시가 돋치고, 잎사귀에도 까슬까슬한 잔가시가 촘촘히 나기에 두릅을 딸 때는 목장갑 바닥에 수지성분을 입힌 반코팅장갑을 낀다.
잎은 아까시나무 잎처럼 홀수깃꼴겹잎(奇數羽狀複葉:잎줄기 좌우에 몇 쌍의 작은 잎이 짝을 이뤄 달리고 그 끝에 하나를 매단 잎)으로 잔잎(小葉,leaflet)은 각각 7~11쌍씩 달리고, 넓은 난형 또는 타원형이며, 가장자리에 톱니(鋸齒)가 있다. 잎은 가을에 노랗다가 나중에 붉게 물든다.


꽃은 7~8월에 햇가지 끝에 한가득 달리고, 양성화라 한 꽃에 암술과 수술이 함께 나며, 암술·수술·꽃잎·꽃받침 모두 5개씩으로 충매화다. 열매는 딱딱하고 둥글고, 익으면서 검게 변하며, 그 속에 갈색 종자가 5개 들었다. 주로 새들이 씨앗을 퍼뜨린다(鳥類散布). 
두릅뿌리와 열매는 약용하고, 어린순은 식용한다. 한소끔 데친 참두릅나물을 초고추장에 찍어먹으면 풋풋하고 향긋한 것이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가히 일품이다. 무침 말고도 김치·튀김·샐러드·장아찌·부각·찰부꾸미를 해먹고, 쇠고기와 함께 꼬치에 끼워 두릅적을 지져 먹기도 하며, 약술로 담가먹기도 한다. 그런데 외국문헌을 찾아보면 일본소개는 튀김(tempura) 뿐이고 죄 우리나라 요리이야기만 나온다.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언필칭 두릅종주국인 셈이다.


산나물인 두릅에는 단백질·지방·당질·섬유질·인·칼슘·철분·비타민(B1, B2, C)·사포닌(saponin)이 들었고, 특별히 사포닌이 많아서 인삼맞잡이로 두릅만한 게 없다. 혈당을 내리고  혈중지질을 낮추며, 절통·기침·당뇨병·위염 등의 치료에 쓴다한다.
다음은 흔히 말하는 ‘땅두릅’과 ‘개두릅’ 이야기다. 獨活(Aralia cordata)을 땅두릅이라 부르며 참두릅과 같은 두릅속(Aralia)에 든다. 높은 산 숲속 비탈(斜面)의 덤불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순과 잎줄기가 천생 나무두릅을 닮았고, 이른 봄 땅(밭)에서 파낸 어린순을 역시 나물해서 먹는다. 강원도와 충청도에서 밭에다 많이 키운다고 한다.


여러해살이풀인 독활(땅두릅)은 꽃을 제외한 全草에 털이 나고, 줄기는 높이 150cm쯤 자라며, 속은 비었다. 잎은 어긋나고, 두릅과 마찬가지로 홀수깃꼴겹잎이다. 소엽은 각각 3~9장씩 달리고, 난상타원형이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우리나라 중국과 러시아에도 분포한다. 다시 말하지만 땅두릅은 나무(木本)가 아니라 풀(草本)로 줄기에 뻣뻣한 가시가 없는 것으로 나무참두릅과 구분된다.
개두릅나무는 음나무(Kalopanax septemlobus)를 이르는 말로 두릅나뭇과의 낙엽교목이다. 시골 우리 집 대문 앞에도 줄기에 무수히 많은 예리한 가시를 잔뜩 매달고 홀로 우람하게 쩍 버티고 서있다.
잎은 어긋나고 둥글고, 가장자리가 5-9개로 깊게 갈라지며, 찢어진 갈래 잎(裂片)에 톱니가 있다. 어린잎은 식용하는데 치대서 데친 나물이 씁쓰레하다.


뿌리와 나무껍질은 약용하며, 암에 좋다해 다 파가고 잘라가서 결딴났다고 한다. 옛날 농촌에서는 잡귀가 드는 것을 막기 위해 개두릅나무가지를 꺾어 대문에 꽂아 두었다고 한다.
결론이다. 보통 많이 먹는 참두릅은 키가 그리 크지 않은 灌木(shrub)이라면 독활(땅두릅)은 풀이고, 음나무(개두릅)는 줄기가 자그마치 25m에 달하는 키다리 喬木(arbor)인 점이 서로 다르다.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생물학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