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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 여건따라 ‘코어’ ‘프라임’ … 생존전략 나뉘었다
대학들 여건따라 ‘코어’ ‘프라임’ … 생존전략 나뉘었다
  • 이재 기자
  • 승인 2016.04.0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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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프라임사업 지원접수 마감

교육부 ‘프라임사업(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 지원접수가 마감되면서 각 대학들의 생존전략이 뚜렷한 대비를 이뤘다.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재학생 규모가 크고 학문단위별로 고르고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대규모 대학들은 프라임사업에 지원하지 않았다. 

1일 한국대학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접수를 마감한 프라임사업에는 약 65개 대학이 지원했다. ‘사회수요 선도대학(대형)’에는 약 20여개 대학이 도전장을 냈다. 수도권에서는 가천대와 건국대, 경희대, 숙명여대, 중앙대 등이 ‘사회수요 선도대학(대형)’에 지원했다. 비수도권에서는 경운대와 경성대, 광주대, 동서대, 선문대, 영산대, 인제대, 조선대 등이 사회수요 선도대학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 대학의 특징은 재학생 1만명 이상의 중규모 대학이면서 대학구조개혁 평가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대학의 생존전략으로 ‘공대발전’을 꼽은 대학들이 대거 프라임사업에 몰렸다.

이 같은 지원대학의 면면은 대학 인문역량 강화사업(코어사업)과 뚜렷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지난달 18일 교육부가 발표한 코어사업 선정명단에 따르면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이른바 ‘SKY' 대학을 비롯해 이화여대, 서강대, 성균관대 등 수도권의 유명 사립대들이 다수 포함됐다. 이밖에도 국내 고등교육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지역거점국립대도 코어사업 지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학가에서는 대학서열상 상위구조를 형성한 대학들이 ‘현상유지’를 택한 반면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안정적인 평가를 받은 중상위권 대학들이 프라임사업을 통한 ‘대학서열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사립대 관계자 A씨는 “이른바 ‘SKY'대학은 대학 규모와 조직이 커 정원을 조정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야 하는 프라임사업에 지원하지 않았다. 교수나 학생들의 반발을 이겨내기 힘들 뿐만 아니라 프라임사업에 선정되지 않아도 대학운영에 타격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안정적인 점수를 확보해온 대학들은 대학서열구조를 뛰어넘기 위해 프라임사업을 통한 구조개혁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가천대를 비롯해 프라임사업에 지원한 대학들은 대학운영구조가 일원화돼 있고 상위권대학에 비해 운신의 폭이 넓다는 특징이 있다. 대학의 공대비중을 높여 각종 대학지표에서 높은 성적을 낼 여지가 남아있다는 뜻이다. A씨는 “재원의 투입과 산출 구조를 보면 지금 공대에 힘을 싣지 않을 경우 이후 대학운영에 큰 타격이 올 수 있다. 프라임사업은 교육부 지원을 받아서 공대를 지원할 수 있는 막차인 셈이다”고 말했다. 

프라임사업과 코어사업은 교육부가 공언한 1주기 대학평가의 마지막 대규모 재정지원사업이다.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과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 등 지원사업이 남아있지만 현상유지에 기존 선정 대학들을 ‘질 관리’하는 방향으로 후속사업들이 계획되고 있다. 교육부 역시 프라임사업과 코어사업의 중복지원을 막고 둘중 하나를 대학의 발전방향으로 택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프라임사업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약 6천억원을 지원해 산업수요에 맞춘 대학의 정원조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교육부는 사업에 지원한 대학들을 대상으로 평가를 실시해 4월말까지 약 19개 대학을 선정할 계획이다. 

한편 프라임사업 지원접수가 마감되면서 대학 구성원간 합의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교육부가 이번 사업부터 선정평가 지표에 ‘대학 구성원간 합의 및 참여유도 방안(3점)’지표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국민대와 경희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등 학생들이 크게 반발한 대학들이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재 기자 jae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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