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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지상중계 : 한림대 개교20주년기념학술발표회
특집 지상중계 : 한림대 개교20주년기념학술발표회
  • 설유정 기자
  • 승인 2002.12.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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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07 10:37:55

오는 27일 춘천 두산 콘도에서 열리는 ‘한림대학교 개교 20주년 기념 학술발표회’에
학계와 대학사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위기의 한국 대학: 현실과 대안’을
주제로 내건 이날 학술발표회는 대학의 나아갈 좌표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이주일 교수가 한국 교수사회에 관한 실태조사 ‘한국의 대학 교수, 자화상’을 제출할 것으로 보여 기대된다. 이 교수의 실태조사의 주요내용과 함께
이날 발표될 예정인 발전을 위한 고뇌의 목소리를 미리 들어본다.

한국의 대학 교수, 그 자화상
정치참여에 부정적, 대학 가치·목표 38.2%만 긍정
대학 사회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교수라는 사회적 집단이 안고 있는 현실의 상황, 정체성, 사회적 위상, 의식, 만족과 불만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함으로써 한국 대학 교수의 ‘자화상’을 그려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응답한 교수들은 교육보다는 연구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구 이외의 활동들에 의해 교수들의 연구 활동이 많은 제약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교수들은 각종 행정 업무에 투입하는 시간도 줄이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대학들과 지방 대학들을 비교해 본 결과 지방 대학 교수들이 교육에 투입하는 시간이 더 많았고, 연구 활동이나 자문 활동은 수도권 대학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행정적 업무와 관련된 시간도 수도권 대학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들, 학생지도에 시간 더 많이 쏟아
전체적으로 보아 교수들은 교육과 학술, 그리고 사회 활동 등에서 1년에 평균 1회 정도의 활동 빈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학생 지도에 투입하는 시간의 빈도가 가장 높았다. 50% 이상의 교수들이 학생지도에 투입하는 회수는 연간 5회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활동으로는 학술 활동 참석, 논문 심사, 학술지나 전문 잡지 기고, 학술 모임에서의 토론에 참여하는 횟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 출연이나 대중매체 기고, 저서 발간과 같은 대외 활동에 2년간 한번도 참여하지 않은 교수도 50%이상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대학과 수도권 대학 간의 비교 결과 학생 지도, 대중 강연이나 방송 출연, 정부나 기업체 및 시민단체 자문에는 지방 대학 교수들의 참여가 더 많은 데 비해, 학회지 논문 발표, 논문심사, 연구계획서 및 보고서 제출, 학회나 세미나에서의 논문 발표 등과 같은 연구 활동에는 수도권 대학 교수들의 참여가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 가장 심각한 문제로 드러난 부분은 교육을 위한 인적 자원 부족, 연구비 지원 부족, 교수와 학생간의 인간적 유대 약화, 대외 지향적 교수들 우대, 평가에 대한 정형화된 틀 강요, 공공 이익보다 개인이익에 더 치중, 자기의 권리만 찾는 교수, 교수들의 사회적 지위와 대우 하락 등으로 나타났다.
지방 대학 교수들이 수도권 대학 교수들보다 더 문제가 크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는 교육을 위한 인적자원의 부족, 연구비 지원부족, 총장의 리더십 부족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수도권 대학이 더 문제가 심하다고 인식하는 사항은 교수들의 자질 향상이 미비하다는 것, 교수의 의견이 학사 운영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 학생수 감소로 인한 위협, 대학 교수의 신분보장 미비를 들었다.
통일 및 북한관련 의식을 조사하기 위해 통일의 준비, 한총련, 북한지원에 대해 질문한 결과, 통일에 대한 준비를 천천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54.6%인데 비해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은 24.8%로 나타났다. 수도권 대학과 지방 대학간에 의미있는 차이는 없으나 수도권 대학이 약간 더 진보적 성향을 보였다. 한총련 합법화를 찬성하는 비율은 23.5%인데 비해 합법화를 반대하는 의견은 41.7%였다. 한총련 합법화는 수도권 지역의 교수들이 더 많이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에 대한 무조건적 지원은 곤란하다는 의견이 51.6%나 나왔고, 인도적 차원에서 조건 없이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은 30.9% 정도였다. 수도권에 비해 지방대 교수들이 인도적 차원의 지원를 더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실적 낮아도 강의 잘하는 교수 우대해야
연구 수행을 위해서라면 강의 시간을 줄이겠다는 의견을 피력한 비율은 19.5%인데 비해, 연구 시간을 줄이더라도 학생들을 위해 투자하겠다는 의견은 27%였다. 지방 대학 교수들이 학생들을 위해 시간을 투자할 의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실적이 저조하면 교수자격이 없다는 견해에 찬동하는 교수가 29%인데 비해, 연구 실적이 저조해도 강의를 잘하는 교수를 우대해야 한다는 의견에 찬성한 교수는 40.7%였다. 지방 대학과 수도권 대학간에 큰 차이는 없었다.
연구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실시하는 것에 대해 찬동하는 비율이 13.6%였다. 성과급제 도입의 문제를 제기한 비율은 18.1%였다. 수도권대와 지방 대학간에 큰 차이는 나오지 않았다.
대학교수의 외부활동에 찬성하는 의견은 35.4%, 충실한 학교생활을 강조한 비율은 45.3%였다. 수도권 대학의 교수들이 더 학교생활의 충실함을 강조했다.
정치지향적인 교수들은 대학을 떠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67%)이 정치참여를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11.2%)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수도권 대학의 교수들이 더 정치참여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 정년 보장제도가 유지돼야 한다는 의견이 62.8%, 반면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26.6%였다. 지방 대학 교수들이 정년보장제도의 유지를 더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 노조에 찬성하는 의견(40.6%)이 교수 노조를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의견(33.7%)보다 많았다. 지방 대학의 교수들이 노조에 대해 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장 직선제를 선호하는 교수들은 전체의 61.8%로, 정부나 재단의 선임이 바람직하다는 교수들(16.1%)을 크게 앞질렀다. 지방 대학 교수들이 총장 직선제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교수의 69.9%가 교수들의 사회 문제 참여를 지지한 반면, 12.9%는 자기분야만 충실하면 된다고 응답했다. 지방 대학의 교수들이 사회 봉사를 더 강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가 시민단체에 참여하는 것을 바람직하게 여기는 교수들(58.9%)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교수들(16.4%)보다 많은 것도 특징적이다. 여기에서도 지방 대학 교수들이 사회단체 참여를 더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 74%가 학부제 학과제로 환원에 찬성
최근 이슈가 된 입학정원 지역할당제에 대해 찬성하는 비율은 43.3%인데 비해 바람직하지 않게 보는 의견의 비율은 31.3%였다. 지방 대학 교수들의 찬성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학부제가 학과제로 환원돼야 한다는 견해에 찬성한 교수들은 74%인데 비해 반대하는 교수들은 13.2%에 불과했다. 수도권 대학의 교수들이 더 학과제 환원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은 인성을 갖춘 사람을 길러내는 곳’이라는 의견에 찬성하는 교수들은 전체의 63.7%, 각 분야에 맞는 전문가를 키워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교수들은 11.7%에 그쳤다. 지방 대학 교수들이 더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대학 교수들이 학생들의 취업에 더 신경을 써야하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대학 생활을 하면서 체험하는 정서에 대한 측정을 했다. 이 설문에서는 대학교수들의 대학 생활이 긍정적인 정서(행복, 열정, 평온정서)를 체험하게 하는 면이 많은지, 부정적인 정서(불행, 피로, 각성정서)를 체험하는 면인 많은지를 알기 위한 것이었다.
응답자들 중에서 행복정서를 경험하는 비율이 79.7%, 열정정서를 경험하는 비율이 38.6%, 평온정서를 체험하는 비율이 43.2%였다. 이런 정서를 체험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각기, 10.4%, 16.3%, 12.2%였다. 이에 비해 불행 정서를 체험하는 비율은 30.7%, 피로정서 26.4%, 각성정서 24.8%였다. 이런 부정정서를 체험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63.8%, 65.8%, 37.3%였다. 이 수치들은 교수생활이 약 70%가량의 사람들에게 만족스럽다는 것을 말해준다.
대부분의 질문사항에 대해 지방 대학 교수들의 불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대학의 지역적 위치, 급여수준 및 학생들의 자질, 학교의 발전 전망 등에서 지방 대학과 수도권 대학간의 불만족도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반적으로 수도권 대학의 처우와 시설이 상대적으로 우수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학교수들의 대학에 대한 몰입도를 조사한 결과 전반적으로 대학에 대한 몰입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년까지 근무하기를 바라는 교수들이 59%, 그렇지 않다는 교수들은 18.4%였다. 대학 발전과 자신의 발전을 동일시하는 교수들은 전체의 63.1%인데 비해,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교수들은 13.5%에 불과했다. 대학의 가치, 목표를 적극 수용한다는 비율은 38.2%였고, 그렇지 않다는 비율은 28.2%였다.

연구비, 자기 개발 시간, 급여가 스트레스 불러
대학 교수의 스트레스 요인은 연구비 확보, 자기 개발 시간 부족, 불충분한 급여, 교육 및 연구 시설 부족, 논문 발표, 학생에 대한 책임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68.8%의 교수들이 연구비 확보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응답했고, 급여의 부족함을 드는 교수도 62.1%에 달했다. 특히 급여 부족은 수도권 대학의 교수들에게 더 큰 스트레스 요인이었다.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수도권 대학의 교수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더 컸다.
이직 생각을 해보았다는 교수들은 20.6%, 교수아닌 타직종으로 이직할 의사가 있다는 의견은 6%, 이직을 하면 더 좋은 직장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는 교수는 11.6%, 현재 퇴직할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교수는 4.1%에 불과했다. 수도권의 교수들이 지방대 교수들보다 이직 의사가 약간 높기는 했지만 지방대와 수도권대학 교수들간에 큰 차이는 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사립대 교수들이 국·공립대 교수들보다 이직 성향이 더 높았다. 구체적으로 보아 이직 의사가 더 많았고, 이직을 하게 되면 더 나은 직장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현재 퇴직하려는 의도가 국공립대에 비해 더 높았다. 전공별로 비교해 보면, 공대교수들이 타직종으로 이동하려는 의향이 가장 컸으며, 사회대 교수들이 이직을 하게되면 더 나은 직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대 교수와 국립대 교수간에 큰 차이는 없었으나 사립대 교수들은 국립대 교수들보다 자녀교육과 대학의 미래에 대한 걱정을 더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국립대교수들은 사립대 교수들보다 동료교수들과의 관계와 가족생활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리 : 설유정 기자 syj@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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