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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 학생 800여명 "학과구조조정 반대" 행진
국민대 학생 800여명 "학과구조조정 반대" 행진
  • 이재 기자
  • 승인 2016.03.22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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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국민대 대운동장-본부관 행진
총장집무실 앞 '구조조정 반대' 농성
▲ 국민대 학생 800여명은 22일 대학본부의 학과구조조정에 반대하며 대운동장에서 본부관까지 행진했다. 학생들은 본부관 벽면과 기둥에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딱지를 부착했다. (사진= 이재 기자)

국민대 학생 800여명이 학과구조조정에 반대하며 약 30분간 국민대 안을 행진하고 본부관 2층 총장집무실 앞을 점거했다.

국민대 비상대책위원회 학생대표를 비롯한 학생 800여명은 이날 정오 국민대 대운동장에 집결해 대학본부의 학과구조조정안 강행을 비판한 뒤 이 대학 콘서트홀과 용두리분수대, 민주광장, 본부관 앞 등을 행진했다.

이 대학 민형원 경상대 비상대책위원장은 “지금까지 국민대는 수많은 일방통보와 졸속행정을 하고 있다. 경상대를 강제로 이전시키고 총장의 부정연임을 강행했다. 지난해 학생회장으로 활동하며 대학이 학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줄 것이라 기대했으나 이제는 학과구조조정까지 강행하는데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후 1시경 국민대 본부관 앞에 집결한 학생 800여명은 대학본부가 학생과 소통하지 않은 채 학과구조조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학생은 지난 12일 대학 측이 주최한 구조조정 공청회를 요식행위라고 비판했다. 앞서 국민대는 지난 21일 구조조정 관련 공청회를 본부관에서 개최했으나 학생들이 공청회 시작 전 학칙 개정안 철폐와 학생참여 의결기구 구성을 요구하며 퇴장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바 있다.

▲ 학내를 행진하는 국민대 학생들의 모습. (사진= 이재 기자)

주홍비 국민대 비대위 부위원장은 “월요일(21일)에 개최될 공청회를 18일(금) 저녁 8시에 문자로 공지하는 행위 자체가 대학의 일방행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교육부의 사회수요 맞춤형 인재양성 사업(프라임사업)에 맞춰 대학본부가 지난 1월부터 학과구조조정을 강행하고 있다”며 “구조조정 과정에서 학생들은 철저히 소외됐고, 이미 결정한 안을 불도저식으로 진행했다. 수 차례 면담을 요구했으나 번번히 묵살돼 학생들이 직접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학은 오는 30일로 지원접수가 마감되는 교육부 프라임사업에 맞춰 학과구조조정을 시도하고 있다. 삼림대를 자연과학대학에 통합시키고 문과대학과 외국어계열 학과를 통합해 글로벌인문·지역대학을 신설하는 식이다.

주홍비 부위원장은 “신설되는 학과의 정체성이 모호하고 무엇을 배우는지 알 수 없는 안”이라며 “교육부의 부당한 대학정책에 대학이 졸속행정으로 끌려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대학본부는 대학의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구조조정이라는 입장이다. 또 내년에 입학할 신입생부터 적용되는 것으로 지금 재학중인 학생들의 학습권을 최대한 보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1일에도 구조조정 관련 공청회를 준비했으나 학생들이 일방적으로 불참했다는 게 대학본부의 설명이다.

김인준 국민대 학생처장은 “대학의 생존과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불가피했다”며 “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해 사회로 진출한 뒤 먹고 살 수 있는 학문을 가르치는 데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인준 학생처장은 또 “교육부 프라임사업 기본계획 발표 자체가 늦어 대학도 서둘러 준비를 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근거없는 낭설들이 떠돌았다. 대학본부로서는 학생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골격을 만드는 데 주안점을 뒀고 곧바로 학생대표자들과 논의과정을 거쳤다”고 해명했다.

학생들은 22일 오후부터 총장집무실 앞에 책상 등을 가져다 놓고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최청현 비대위원장은 “대학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데, 우리도 그렇게 하겠다. 이 순간부터 총장집무실 앞 공간은 ‘융합 열람실’이다. 이 곳에서 총장이 올 때까지 농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 기자 jae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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