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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버리고 '연구자의 길' 선택했을 때
'직장' 버리고 '연구자의 길' 선택했을 때
  • 김진옥 경희대 박사후연구원·관광학부
  • 승인 2016.03.2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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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후속세대의 시선] 김진옥 경희대 박사후연구원·관광학부

나는 1년 전 박사학위를 받고 이제 겨우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초보연구자다. 나의 박사과정은 남들보다 늦은 입학뿐만 아니라 학문적 지식도 남들보다 한참 뒤처졌다. 학교마다 전공마다 대학원의 문화가 다르게 존재한다.

사회과학분야의 경우 박사과정들이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우리 학교는 유난히 전업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대학원생들은 크게 두 가지로 관련 업계 직장인들과 전업으로 공부하는 학생으로 구분된다.

대학원 생활 동안 공부만 집중하게 되다보니 수업을 따라가기도 벅찬 과정 중에서도 연구를 시도하게 됐다. 아무래도 직장을 포기했다는 심적 부담감으로 논문실적이라도 가져가겠다는 보상심리가 작용했던 것 같다.

그러나 수업을 통한 과제에 급급해 공부하다보니 공부할수록 알아가는 것보다는 점점 더 어려움을 느꼈다. 오랜 직장경험 탓일까. 공부만으로 끝나기보다는 논문을 통한 공부가 오히려 생산적이라고 느껴서 논문을 목표로 하게 됐고, 목표치가 끝나는 시점까지 때로는 잠도 제대로 못자면서 연구에 매진했다.

그렇게 보상심리가 적용돼서 시도했던 연구가 투고과정을 거치면서 오히려 수업에서 학습했던 희미한 이론학습이 연구과정을 통해 구체적으로 학습이 돼 학습효과는 배가 됐다.

박사과정 동안 필요한 연구를 위한 방법론들을 추가적으로 학습하면서 연구를 시도해 왔고, 희미하게나마 연구에 대해서 조금씩 알게 됐다. 다양하게 나타나는 현상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연구자 자신이 필요한 방법론을 적극적으로 학습해야지 연구의 폭이 한층 넓어질 수 있다고 생각된다.

졸업을 한다고 해서 완전한 연구자의 길을 들어서기는 부족함이 크기 때문에 연구학습을 위한 기간이 더 절실히 필요했다. 실력을 갖춘 연구자들은 취업을 통해서 안정적으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지만, 미취업 상태에서 연구를 진행한다는 것은 사실상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큰 부담이 된다.

이런 경우 기존의 직장 경력자들은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나는 연구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과 그 시간들로 연구 부분의 감각이 조금씩 발달해가는 시점에서 연구자로 남아 있고 싶었다.

한 걸음 더 연구를 성장시키기 위해서 연구의 지속성이 절대적으로 중요하지만, 순수 연구를 위해 지원하는 제도를 찾기란 쉬운 것은 아니다. 특히 사회과학분야에서 민간에서 지원하는 부분은 일부 몇몇 기업에서만 소수로 진행되고, 그 주제가 한정돼 있다. 한국연구재단의 학문후속세대를 위한 지원은 어쩜 인문사회과학분야 박사들의 유일한 희망일지도 모른다.

나는 졸업 후 한국연구재단의 학문후속세대 양성사업을 통해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러한 기회로 기존 연구의 지속성은 물론 세계적인 학자로부터 지도를 받을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국내 학술지뿐만 아니라 해외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하게 됐다.

학문후속세대 양성사업은 나의 학문적 성장을 국제적으로 한걸음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줬다. 학문후속세대의 연구의 지속성과 학문적 성장을 위해 학문후속세대양성사업이 다양한 분야에서 소외되지 않게 더 많은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길 바란다.

 

김진옥 경희대 박사후연구원·관광학부

한양대에서 관광자원 분야로 박사를 했다. 치유관광, 아웃도어 레크리에이션, 관광문화 등에 관한 논문을 다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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