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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이 증명한 노화·치매 특효약
인도인이 증명한 노화·치매 특효약
  •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생물학
  • 승인 2016.03.14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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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150. 카레
▲ 카레와 그 재료가 되는 강황

健康十訓이란 것이 있다. 음식을 적게 먹고 오래 씹으며(少食多嚼), 고기보다 채소를(少肉多菜), 단것보다 과일을(少糖多果), 소금은 적게 식초를 많이(少鹽多酢) 먹어라. 또 차를 타지 말고 마냥 걷고(小車多步), 옷을 가볍게 입고 목욕을 자주하며(小依多浴), 말은 적게 하고 오롯이 운동을 자주하며(小言多行), 화를 덜 내고 즐겁게 지내며(小憤多笑), 욕심은 덜고 많이 베풀며(小慾多施), 걱정을 줄이고 잠을 푹 자라(小煩多眠)한다. 하나도 틀린 말이 없도다! 건강비법이 여기에 다 들었으니…. 특별히 나 같은 늙정이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근래 필자가 ‘100세 시대의 노인’을 위한 음식·생활방식을 다룬 기사를 <Scientific American> <Time>지들에서 읽었다. 건강십훈과 하나도 다르지 않으니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나 할까. 하고 많은 것들 중 주요한 것을 요약한다면, 치매(Alzheimer's disease)의 원인이 되는 베타아밀로이드(beta-amyloid)를 잡기위해서는 마늘(garlic)과 고추(hot pepper)가 좋고, 노화를 재촉하는 유해산소를 없애는 抗酸化劑(antioxidant)로는 호두(walnut)와 카레(curry)가 으뜸이란다. 그리고 장수하려면 긍정적이고, 채식에 치우치게 소식(diet)하며, 오메가-3을 섭취하고, 운동(exercise)을 꾸준히 하란다. 허투루 하는 소리가 아니다. 분명 壽命은 타고나고, 오두방정 떨어도 무소용. 오래 살고 싶으면 장수집안에 태어날 것.

그런데 치매에 도움 되고 항산화제로도 첫째가는 것이 질깃질깃한 사과껍질(apple skin)이라한다. 하고많은 과일 중에서 치매약과 항산화물질을 거기서 뽑을 수 있다는 말이다. 하마터면 모르고 지낼 뻔 했다. 그 글을 읽고는 서둘러 사과를 매매 씻어 껍질째 먹기 시작했다. 미처 몰라 사과를 깎아먹어 온 것이 엄청 후회스러웠다. 난리굿을 떠는 것을 보니 딴엔 꽤나 오래살고 싶은가보지.

또 음식으로 치매와 노화억제에 좋기로는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언필칭 ‘power food, super food, miracle food, wellbeing food’라 극찬 받는 카레(curry)가 있다. 해서 적어도 매주 한두 번은 카레 밥(curried rice)을 해먹자고 자칭 “입의 혀 같다”는 아내에게 부탁해 시방 실천 중!

카레는 薑黃(생강 薑 누를 黃)에서 얻는다. 강황(Curcuma longa)은 외떡잎식물, 생강목, 생강과의 한해살이풀로 천생 生薑(ginger)을 닮았고, 속명 Curcuma는 아라비아어‘kurkum(황금)’에서 유래했다한다. 한마디로 카레에 든 노란색소성분인 커큐민(curcumin)은 필적할 대상이 없을 정도로 노화와 치매를 줄여주는 물질이 듬뿍 들었다한다.

세계적으로 100여 종의 강황(turmeric)이 있고, 인도 서남부가 원산지로 숲속에 자생한다. 주로 인도를 중심으로 한 열대?아열대지역에서 재배되고,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곳에서 키운다고 한다. 키는 늘씬하게 1m정도 자라고, 뿌리줄기(根莖, rhizome)는 생강처럼 원통형으로 여러 갈래로 갈라진 것이 노르스름하다. 주성분의 하나인 커큐민은 흙내가 물씬 나고, 약간 씁쓸하며, 매콤한 고춧가루 맛에 알싸한 겨자냄새가 난다한다.

잎은 어긋나기(호생, 互生)하고, 30~50cm로 긴 타원형이며, 잎자루(엽병, 葉柄)는 긴 것이 밑 부분에 칼집(sheath)모양으로 줄기를 싸는 엽초(leaf sheath)가 있다. 꽃은 5∼7월경에 잎겨드랑이에서 노랗게 핀다.

강황은 수천 년을 식용·약용 말고도 노란색 염료(dye)로 썼다한다. 뿌리줄기를 건조시킨 가루분말로 옷감이나 털실을 염색 하는데, 방충효과가 있다한다. 그만큼 착색이 잘 되기 때문에 카레라이스를 담은 식기조차도 잘 씻겨 지지 않는다. 또 뿌리줄기를 30~45분간 뭉근히 삶은 다음 말려서 가루 내어 요리에 쓴다. 카레에 든 여러 화학성분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커큐민으로 가루의 3.14%를 차지하며, 그 외에도 카레엔 휘발성기름인 터메론(turmerone)과 당·단백질·수지 성분인 레진(resin) 등이 들었다.

인도나 스리랑카에서는 족히 20가지가 넘는 香辛料가 난다. 식용카레는 대표적인 혼합양념으로 빛깔은 울금과 사프란(saffron)을, 매운맛은 후추·고추·생강·겨자를, 향미는 마늘·회향·정향·계피·고수들을 섞어 낸다. 하여 우리가 먹는 카레가루도 이런 여러 향신료를 혼합한 것이다.

우리는 단지 카레라이스 정도지만, 인도·태국·베트남·캄보디아·인도네시아 등지의 요리에는 카레가 들어가지 않는 것이 없다하고, 음료·빵·아이스크림·소스 등에도 넣는다. 부언하면 마늘, 고추 같은 향신료도 하나같이 미생물을 살균하려고 향료식물들이 스스로 만든 것이다.

카레는 노화와 치매(老妄)를 늦추고, 예방한다는 이야기는 이미 했다. 그렇다면 카레를 주식처럼 먹는 인도인들은 치매발생률이 어떨까. 실제로 인도는 세계에서 치매발생률이 가장 낮은 국가로 미국인의 1/4에 불과하다한다. 또한 카레(커큐민)는 여러 가지 암 예방에다 면역력을 증가시킬뿐더러, 염증이나 피부질환에 효과가 있다. 현재도 암·신장·혈관계·관절·당뇨 등에 미치는 카레의 특효에 관해서 백방으로 연구 중에 있다한다.
 
“You are what you eat”란 말이 있다. 맞다. 한 사람의 건강은 먹을거리에 달렸다. 마땅히 음식을 두루두루 꼭꼭 씹어 먹어야만 노화·치매를 줄인다. 뭐니 뭐니 해도 마냥 ‘건강십훈’에 심신의 건강법이 죄 들었으니….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생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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