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3:40 (목)
‘우리’가 된 중국 친구와 국제교류의 매력
‘우리’가 된 중국 친구와 국제교류의 매력
  • 정해정 고려대 석박사통합과정·생명공학과
  • 승인 2016.02.22 1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문후속세대의 시선] 정해정 고려대 석박사통합과정·생명공학과

필자가 속한 연구실과 지속적으로 연구교류를 하는 한 국외의 연구실이 있다. 중국 청도 해양대의 한 연구실이다. 한국연구재단의 한-중 국제협력사업이 좋은 연결고리가 돼 우리 두 연구실 (‘우리’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친근한 사이가 됐다)을 이어주고 있다.

우리는 1년에 두 차례 학술 교류 세미나를 갖는다. 상반기에 중국에서 세미나가 개최 되면 하반기에는 한국에서 개최된다.

이런 좋은 기회 덕분에 2013년부터 매년 한 차례씩 중국 청도에 다녀올 수 있었다. 이렇게 열리는 학술교류세미나에서는 그동안 진행해 온 서로의 연구주제들을 자유롭게 발표했고, 세미나 후에는 시상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교류를 통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재미는 참 쏠쏠했다.

국제협력사업을 통한 연구교류로 매년 다수의 논문이 나왔다. 이는 한국과 중국 연구실의 업적이 됐다. 논문뿐만 아니라 내게 정말 소중하게 남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지속적으로 연락하는 중국인 친구가 생겼다는 것이다. 처음 중국에 가던 날, 중국어 회화책을 찾아 간단한 자기소개를 중국어로 연습했는데, 이것은 중국인 친구들과 친해지는데 큰 도움이 됐다. 내가 어려운 문장을 말한 것도 아닌데, 그들은 중국어에 관심을 가지는 나의 태도를 높이 평가했다.

세미나가 끝난 후에도 우리들은 여러 가지 대화를 했고 이를 통해 중국인들의 한국사랑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연구주제에서 나아가 한국드라마의 스토리를 이야기하고, 나도 잘 모르는 한국 연예인들의 근황을 물어보기도 했다.‘강남 스타일’이 한창 유행했을 때에는 중국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밖에 여러 가지 면에서 관심을 가지는 중국인 친구들이 고맙고 신기했다. 말로만 듣던 한류열풍을 체감한 순간이었다.

중국의 과학기술발전도 점차 속도를 높여가는 것 같다. 해양대의 몇몇 교수님들의 연구실만 보았을 뿐이지만, 한 연구실에 30여명 정도의 학생이 있었다. 이 친구들이 다 SCI급 논문을 낸다고 생각하니, 중국 과학계의 양적 성장은 이미 진행되고 있으며 연구활동이 매우 활발할 것으로 생각돼 우리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국제협력을 통한 공동연구는 오늘날 매우 빈번한 연구교류 형태가 됐다. 연구도 모두 사람이 하는 일, 나라가 다르다고 공적인 주제만 화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인간적인 공감과 소통, 신뢰가 서로에게 바탕이 된다면 좀 더 깊이 있고 윈윈(win-win)하는 국제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지금과 같은 학위과정의 소중한 경험이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학위과정 동안 몇몇의 과제를 맡았지만 이 한-중 국제협력과제를 수행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무엇보다 중국을 방문한다면 필자를 집으로 초대해 줄 수 있는 친구가 생긴 것이 가장 좋다. 학술연구교류를 성실히 수행하면서 덤으로 친구까지 얻었다. 아쉽게도 올해에 이 두 연구실의 국제협력사업은 종료되지만 우리 두 연구실의 교류는 지속될 것이다. 오랜 기간 연구 파트너가 될 중국 친구와 필자의 만남도….

 

정해정 고려대 석박사통합과정·생명공학과 
 

한국연구재단 국가간협력기반조성사업(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에 참여하고 있으며, 식품용 나노소재의 이화학적 특성에 관한 논문을 썼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