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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 ‘민족’ ‘중화주의’ 다각도로 조명 … 학회 역할 제고 위한 방안도 모색해야
‘제국’ ‘민족’ ‘중화주의’ 다각도로 조명 … 학회 역할 제고 위한 방안도 모색해야
  • 교수신문
  • 승인 2016.02.1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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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사학회 창립50주년 동계연구토론회와 과제

동양사학회(회장 강명희, 한세대) 동계연구토론회가 지난달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간 양평 현대블룸비스타에서 회원 9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 학술대회는 1981년 이후 해마다 열렸는데 올해는 특히 학회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로 기획됐다.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는 ‘안과 밖에서 보는 中華世界: 민족, 제국과 中華主義’로서, 동아시아와 중국 세계에 대한 고전전인 이해의 틀인 존 킹 페어뱅크의 ‘중국적 세계 질서(The Chinese World Order)’론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시된 니시지마 사다오(西嶋定生)의 ‘동아시아문화권론’, 하마시타 다케시(濱下武志)의 ‘아시아교역권론’ 등 지난 50년간 논의된 동아시아 세계론·시스템론의 변천과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현시점에서 새로운 시각·이론의 전망과 실마리를 찾는 것에 중점을 뒀다.
동아시아 각 시대를 아울러 모두 6편의 연구 논문이 발표됐다. 즉 이성원(전남대)의 「秦漢 帝國의 의의와 유산」, 정면(서강대)의 「雲南에서 바라본 중화제국-西???國과 南詔國을 중심으로」, 차혜원(연세대)의 「16세기 중화제국의 南倭대책과 封·貢·市」, 梁雨雷(중국 항주대)의 「朝鮮彩繪北京城市地圖」, 허태용(충북대)의 「조선왕조 정체성의 역사적 창출과 對明事大論」, 이형식(고려대)의 「‘支那通’의 중국 인식과 대중정책-교토학파 야노 진이치를 중심으로」 등이다. 이 발표들은 ‘제국, 민족과 ‘중화주의’의 시각에서 중국 고대 중화제국의 관점, 중국 중세 서남지역·동남아시아와의 역사, 명대 조공체제의 실상 그리고 조선과 근대 일본의 중국 이해 등을 대상으로 동아시아 세계를 이해하고자 한 것이었다. 이를 통해 ‘중국적 세계질서’로 표현됐던,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세계를 이해하려는 틀을 재평가하기 위해서는 시대나 지역별로 다양한 각도에서 이뤄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전제를 확인했다. 또한 중국적 세계 질서(중화 질서나 동아시아 질서)처럼 단순한 국제질서나 시스템론만으로는 동아시아 세계를 폭넓게 이해할 수 없으며 ‘제국’ ‘민족’과 ‘중화주의’ 등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할 필요성에 공감했다.

본격적인 발표에서 앞서 학회 50주년의 역사를 되새기는 발표도 있었고 학회 창립을 주도하셨을 뿐만 아니라 학회 발전에 크게 힘써 온 전해종 교수(대한민국 학술원 회원)에게 공로패를 전달하는 등 학회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가졌다. 2015년 12월에는 학회지 <동양사학연구> 제133집을 ‘동양사학회 50주년 기념 회고와 전망’ 특집호로 간행했다. 총론인 이성규(대한민국 학술원 회원)의 「동양사학회 오십년과 동양사학」을 비롯해 각 시대의 회고와 전망에 관한 글 13편을 수록했다.
동양사학회는 1965년 11월 5일에 서울대 동양사연구실에서 전해종, 고병익 교수 등 10명 중년 학자와 소장학자가 동양사 연구에 종사하는 연구자들의 학술연구와 교육활동을 위해 학회 발기인 총회를 하고 보름 뒤인 11월 20일에 이화여대 사학과 교수실에서 31명이 총회를 열어 창립한 학회다. 창립 이후 동양사학회는 줄곧 동양사 연구 수준을 제고하고 학술 활동을 주도하는 중심 학회로 자리매김해왔다. 

학회의 활동은 회원의 연구 성과 발표와 학술지 간행에 주력했다. 연구 발표회는 1965년 12월 21일에 전체 회원 앞에서 연구 구상을 발표하는 ‘談話會’를 개최하며 연구력 증진을 도모한 이래 현재 중국고대사, 중국중세사, 송요금원사, 명청사, 중국근현대사, 일본사 등 분과 학회로 나눠 연구 논문을 발표하는 학술대회로 성장했다. 또한 1981년부터 이틀 일정으로 특정 주제에 대해 심도 있게 발표하고 토론하는 동계연구토론회를 개최해 연구의 관심과 폭을 크게 확대시켰고 공동 연구의 활성화를 도모했다.
동계연구토론회와 관련해 특기할 점은 한중 수교 이전인 1991년 2월에 제10회 동계연구토론회를 북경대학에서 개최해 한국의 중국사연구 성과를 발표했던 것이다. 이 대회는 당시 국내신문에서도 대서특필했고 그 결과물로서 『中國史硏究的成果與展望』이라는 제목으로 중국에서 출판되기도 했다. 1995년과 1996년에는 남개대학·항주대학과 각각 동계연구토론회를 공동개최해 활발하게 국제 교류를 할 수 있는 단서를 열었다.

학회지인 <동양사학연구>는 1966년 10월에 창간된 이래 현재는 계간으로 간행되고 있으며 제133집까지 공간됐다. <동양사학연구>는 동양사 분야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학술지로서 동양사 논문 발표의 중심이어서 한국의 동양사 연구 동향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 <동양사학연구>에는 현재까지 모두 706편의 연구 논문이 게재됐다. 지역별로 중국사 556편, 일본사 57편, 중앙아시아 등 기타 지역 93편이며 2000년 이후 일본사 연구 논문이 증가하고 있다. 분야별로는 정치외교 289편, 사회경제 246편, 사상문화 155편, 기타 16편이며  2007년 이후 사상문화 방면의 연구 성과가 늘어나고 있다. 중국사의 경우 고중세사와 명청사 연구 성과가 많지만 최근에는 고중세사 연구 성과가 가장 많이 발표됐다.

이처럼 동양사학회는 수준 높은 연구 성과 발표와 권위 있는 학술지 간행을 통해 창립 취지에 맞게 향상된 연구와 교육 활동을 도모해왔다. 지난 50년간의 활동은 학술 연구 단체로서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한 것이었다. 이는 앞으로도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그 외의 과제로 학회에서는 2006년에 전해종 선생님의 기탁으로 ‘于湖동양사학논문상’을 제정해 신진 후학의 연구를 장려하고 있지만 지난 세대와 달리 대학에서 인문학 교육이 위축돼 후속 학문 세대를 양성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후속 학문 세대를 양성하는 데 학회가 더욱 일조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학회가 학술 연구 업적을 사회 일반인과 공유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학회는 1971년 10월 5일과 6일 이틀 동안 YMCA 강당에서 고병익, 민두기 교수 등이 연사로 참여한 공개강좌 ‘중국의 과거와 현재’를 개최해 일반대중에게 중국을 소개하고 중국 연구의 의미를 홍보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확한 동양사에 대한 정보와 의미를 일반인에게 전달하기 위해 공개강좌를 비롯한 여러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최재영 한림대 사학과·동양사학회 총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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