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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8호 새로나온 책
818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6.02.1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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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적 모더니티는 매우 숭고한 관점과 시대가 직면한 현안들에 대한 심오한 성찰을 전제로 한다. 대안적 모더니티는 이타주의, 그중에서도 특히 앞으로 이 땅에서 살게 될 세대들을 향한 이타주의에 기반을 두며, 타인의 행복을 자신의 삶의 조건으로 삼는다. 나의 견해로는 오로지 대안적 모더니티만이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안적 모더니티만이 유일하게 민주주의와 양립 가능하기도 하다. 대안적 모더니티는 우리가 이미 거쳐 온 실존, 신앙, 이성 지향적 모더니티의 모든 차원을 총망라한다.”
-자크 아탈리(미래학자), 『인류는 어떻게 진보하는가: 미래를 상상하는 방법, 모더니티』(양영란 옮김, 책담, 2016.1) 중에서

 

 

 

■데이비드 하비의 맑스 『자본』 강의 2, 데이비드 하비 지음, 강신준 옮김, 창비, 644쪽, 32,000원
2008년 시작된 세계경제위기가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위기를 해석하고 대안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마르크스의 『자본』에 다시 눈을 돌렸다. 그러나 40년 이상 『자본』을 강의해온 저자는 『자본』 그 자체가 해답이 될 수는 없다고 말한다. 마르크스의 이론을 지금 상황에 맞게 새롭게 해석하고 적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하비가 요구하는 것은 단 하나, 『자본』을 끝까지, 그리고 제대로 읽는 것이다. 100년 전 마르크스가 예견한 위기는 한국사회에서 고스란히 현실이 됐다. 마르크스가 피해야만 한다고 했던 최악의 수를 지금 한국의 위정자들이 두고 있는 모습은 이 책 곳곳에서 확인 가능하다. 그 ‘최악의 수’들이 사회의 불평등을 심화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자본주의 토대를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저자는 마르크스의 한계를 냉정하게 짚어내면서도 『자본』의 현대적 의의를 충실하게 설명하고 있다.

 

■들뢰즈, 초월론적 경험론, 안 소바냐르그 지음, 성기현 옮김, 그린비, 632쪽, 32,000원
그린비 출판사 ‘프리즘총서’ 스물세 번째 책. 주목받는 들뢰즈 연구자인 안 소바냐르그가 그려낸 들뢰즈 사상 전반의 지도책이다. 특히 『차이와 반복』에서 들뢰즈 스스로가 명명한 개념인 ‘초월론적 경험론’의 성립과 변형을 중심으로 들뢰즈 사유의 난해한 개념들을 분명히 설명하면서, ‘차이와 생성의 철학자’로서의 들뢰즈의 면모를 잘 드러내고 있다. 저자는 들뢰즈가 ‘초월론적 경험론’이라는 새롭고 창조적인 도구를 프루스트를 통해 발견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외에도 들뢰즈 사유의 주요 개념들의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니체, 칸트, 프루스트, 베르그손, 스피노자, 마이몬, 시몽동, 블랑쇼, 과타리, 푸코, 구조주의 등, 들뢰즈 사유의 만신전에 자리 잡은 이들의 사유가 들뢰즈 철학의 생성 과정에 어떤 영향을 끼쳤고, 들뢰즈는 그 사유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발전시켰는지를 잘 드러내 보여 주고 있다.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테리 이글턴 지음, 이미애 옮김, 책읽는수요일, 388쪽, 16,000원
이글턴은 문학 이론가이자 정치 평론가로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독해의 대가’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탁월한 독해를 보여주는 비평가이기도 하다. 그는 무엇보다 문학 작품의 형식과 기법에 세밀한 관심을 기울이는 ‘섬세한 읽기’를 강조한다. 작품에 관한 정치적, 이론적 문제를 제기하기 전에 먼저 ‘언어에 대한 고양된 감수성’으로 텍스트를 제대로 읽어내는 것이 문학 작품을 이해하는 기본이기 때문이다. 이글턴은 그러한 읽기의 ‘기본’으로 우리를 이끌고, 문학 읽기의 즐거움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그는 자신의 설명이 추상적으로 흐르는 것을 끊임없이 경계한 듯, 예시를 풍부하게 들며 이야기를 풀어낸다. 문학 작품을 훌륭하게 혹은 형편없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독자는 작품을 어디까지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는가? 어떤 해석이 다른 해석보다 더 타당하다고 입증할 수 있는가? 책은 이처럼 근본적이지만 여전히 흥미로운 문제들에 대해 명쾌한 통찰을 제공한다.    

 

■보편주의: 새로운 세계를 위한 정치사상사적 성찰,  양승태 외 지음, 책세상, 480쪽, 23,000원
세계 곳곳에서 테러, 난민, 환경오염, 빈부갈등과 사회적 갈등에 의한 구조적 폭력이 삶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이제 정치사상의 영역에서 보편적 가치인 자유와 평등, 정의와 평화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에 선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감한 여러 분야의 학자들이 동서양의 다양한 견해를 통해 ‘보편주의’를 학문적으로 다시 정의하고, 이 목표가치를 개별 국가와 지역에서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살펴낸 게 이 책이다. 저자들은 보편주의의 개념에 대해 살피고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과 중세 마르실리우스를 거쳐, 근대의 헤르더와 루소, 현대의 마르크스, 한나 아렌트에 이르기까지 인류 정치사상의 발전 과정을 조망한다. 아울러 이들 정치사상의 발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로 다뤄졌던 보편과 특수의 문제를 가치 실현의 관점에서 개괄한다. 여기에 고대 중국의 천하사상과 조선의 중화주의를 통해 동양에서는 보편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봤는지도 비교분석한다.  

 

■지그문트 바우만, 소비사회와 교육을 말하다, 지그문트 바우만·리카르도 마체오 지음, 나현영 옮김, 현암사, 224쪽, 13,000원
‘유동하는 근대’라는 프레임으로 사회현상을 꿰뚫어, 부유하는 현대인들에게 깊은 통찰을 제공해온 지그문트 바우만이 이번에는 소비사회와 교육에 초점을 맞췄다. 저자에 의하면 소비사회에서 개인은 다른 어떤 정체성보다 ‘소비자’라는 정체성으로 규정된다. 소비사회는 과잉과 낭비, 폐기를 동력으로 한다. 기업은 계속 상품을 만들고, 소비자는 계속 상품을 사면서 끊을 수 없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젊은이들을 또 하나의 시장으로만 취급하는 몰인간적 소비사회에서, 자라나는 다음 세대를 위한 거장의 세심한 진단과 통찰이 출판 편집자인 리카르도 마체오와의 지적 대화 속에 녹아들어 있다. 불평등이 가속화되면서 한 세대 전체가 낙오자의 대열에 휩쓸리는 세대에 거장 지그문트 바우만은 주목한다. 그리고 우리가 다시 연대하며 인간적 삶을 되찾을 수 있을지를 진지하게 성찰하게 한다.  

 

 

■한국 성리학 속의 심학, 김세정 지음, 예문서원, 400쪽, 32,000원
한국철학총서 38권. 저자는 중국 양명학에 대한 연구는 단지 중국 양명학 자체를 이해하고자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양명학과의 영향 관계에서 형성된 한국 유학의 특성을 밝히고자 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한국 유학에 대한 양명학의 영향 관계와 그 속에서 형성된 한국 유학의 특성을 모색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성리학자 이황, 이이, 성혼은 물론 윤증과 박세당의 양명학에 대한 대응 방식과, 이들 사상의 심학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양명학의 영향 관계에 대해서도 고찰한다. 나아가 한국의 양명학자로 평가되는 장유와 최명길 그리고 정제두가 양명학을 한국적 현실에 맞게 재창조하는 과정과 그 특성에 대해 고찰하고, 한말 전우의 육왕학 비판에 대한 고찰을 통해 이황에게서 시작된 양명학 비판이 전우에 이르러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리고 그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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