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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머리독수리가 창공을 날아오른 이유
흰머리독수리가 창공을 날아오른 이유
  •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 승인 2016.02.15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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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읽는 과학本色 132. 드론 제지

 

작년 여름엔 한 드론이 캘리포니아 산불을 촬영하기 위해 비행했다. 그런데 이 때문에
산불을 끄기 위한 헬리콥터가 방해를 받았다. 드론을 조정한 사람을 잡기 위해 현상금
7만5천 달러가 걸려 있을 정도다.

 

<가디언>은 8일 재밌는 기사를 하나 소개했다. 드론을 잡기 위해 독수리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드론과 싸우는 독수리들: 자연의 위대함을 일깨우다’에 따르면, 런던 경찰국은 네덜란드 경찰이 활용하고 있는 흰머리독수리의 배치를 고려하고 있다. 한 사설 경비 업체가 드론을 솜씨 좋게 낚아채는 힘센 새들을 시연한 후의 일이다.

▲ 드론을 낚아채는 독수리의 모습 동영상 캡처. 사진출처= <가디언>

동영상 속 독수리는 그저 평범하게 생겼다. 그런데 독수리는 쉽게 프로펠러 날들을 피하고 플라스틱 드론을 잡아챘다. 네덜란드 경찰은 이 해결책이 총으로 드론을 잡는 것보다 훨씬 덜 위험하다고 밝혔다. 마약 운반이나 범죄 모의로 드론을 활용하는 경우에 드론을 제지해야 한다. 영국 당국은 2015년에만 항공 관련 범죄를 30건이나 놓쳤다.
동물의 힘을 활용하는 건 언제나 논란의 불씨를 품고 있다. 폭탄 수색 개부터 지뢰 탐색 돌고래까지 미 해군은 논란을 일으켰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비둘기는 1·2차 세계대전에서 활약한 바 있다.
普佛(프로이센-프랑스)전쟁 기간 동안 독일군은 독수리로 비둘기를 제압함으로써 메시지 전달을 차단했다.

드론의 안전성과 로봇 3원칙
드론이 점점 일상 속에 파고들면서 명과 암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8일 끝난 미국의 슈퍼볼은 약 1억1천2백만명의 시청자를 끌어들였다. 그런데 경기가 시작하기 전부터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슈퍼볼이 펼쳐지는 경기장 주변에 드론 금지령을 내렸다.
지상 최대 경기가 펼쳐지는 일요일, 리바이스 스타디움의 37마일 반경 안에서 드론이나 항공기를 띄우려면 FAA에 신고를 해야 했던 것이다.

최근 과학 전문매체 <파퓰러 사이언스> 보도에 따르면, 항공 규제는 민간 비행기, 여객기, 작은 드론 등 모두에 적용된다. FAA의 규제를 따르지 않는 조종사는 민형사상 처벌을 피할 수 없다. 벌금형은 최소 1천1백 달러(약 132만원)에서 최대 2만7천5백 달러(약 3천3백만원)에 이른다.
특히 FAA는 위협 요소가 되는 드론이나 항공기를 격추할 수 있다고 경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물론 관련 법적 절차를 따르게 될 것이다.
국제항공로봇경진대회(IARC, International Aerial Robotics Competition)에서는 드론의 자율주행을 미션 수행을 위한 제1조건으로 간주한다. 특히 최근엔 자동으로 움직이는 로봇을 인식하고 불러 모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하니 드론의 안전성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그 유명한 로봇 3원칙을 드론 역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인류에게 해를 가하지 않아야 하는 철칙을 과연 드론이 지킬 수 있을까. 자율 주행이 아니라 의도를 가진 사람이 조정하는 경우엔 문제가 심각해진다.

드론의 둘러싼 법과 제도
한편, 미국 법원은 집을 침범한 드론을 격추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기술 미디어 웹사이트 CNET은 지난해 켄터키 법원이 내린 사건을 알렸다. 켄터키의 한 마을에 살고 있는 윌리엄 메리데스는 자기 집 앞에서 날아다니는 드론을 보고 놀랐다. 왜냐하면 16살 딸이 정원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엽총으로 드론을 날려버렸다. 이 때문에 그는 긴급 체포됐다. 하지만 켄터키 법원은 무죄 판결을 선고했다.
드론의 주인은 메리데스가 주장한 것보다도 훨씬 더 높은 위치에서, 즉 사생활 침해가 안 되는 높이에서 드론이 날아다녔다고 주장하며 비행 데이터를 법원에 제출했다. 그러나 나무 높이에서 드론이 나는 것을 목격한 사람들이 있었다. 법원은 그들 2명을 증인으로 내세웠다. 결국, 드론은 메리데스의 사생활을 침해한 셈이다.

작년 여름엔 한 드론이 캘리포니아의 산불을 촬영하기 위해 비행했다. 그런데 이 때문에 산불을 끄기 위한 헬리콥터가 방해를 받았다. 드론을 조정한 사람을 잡기 위해 7만5천 달러 현상금이 걸려 있을 정도다.
FAA는 400피트(약 120미터) 이상을 날지 않는 게 좋다고 권고한다. 사람들을 위협하면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아마존의 프라임에어(드론 배달 서비스)나 다른 소매상들이 드론 배달을 시도할 때 하늘에선 계속 붕붕 거리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사람들이 보고 이게 자신을 감시하고 있는 것인지 물건을 배달하러 온 것인지 어떻게 구별할까?
앞으로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하는 인공지능이 하드웨어에 탑재돼 여러 활약을 한다는 예측이 속속 나오고 있다. 사물 인식을 통해 좀 더 완벽한 자율 주행이 가능해지고 분별력 있는 드론의 미래도 예외가 아니다. 다만, 아무리 완벽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기능한다고 해도 드론이라는 비행체가 불러올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게 분명하다. 드론을 조정할 주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kimyital@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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