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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6호 새로나온 책
816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6.01.2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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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현장에서 개념을 추출하려는 우리의 노력은, 역사 현장 속에 존재하는 개념을 다양한 행위자들의 엉킴으로 분해하고, 그 분해된 것들 사이에서 연구자가 해석을 개입시킬 수 있는 裕隔을 발생시키며, 이를 통해 거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순덩어리 자의식을 드러내는 작업이 될 것이다. 대립과 충돌이 겉으로 드러난 현장은 물론 그렇지 않은 곳에도 항상 존재하기 마련인 異見이나 모순은 이 유격을 통해 확인 가능하며, ‘함께 보기’가 그 주요한 하나의 방법이 되리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해두고 싶다.”
-안승택·이경묵(서울대), 「기술과 사회, 중심과 주변을 함께 보기: 역사인류학으로부터의 탐색」, <역사와 현실> 제98호(한국역사연구회, 2015.12) 중에서

 

 

 

- 고조선 연구(하·개정판), 윤내현 지음, 만권당, 600쪽, 38,000원
1990년대에 출간돼 고대사 학계에서 격렬한 논란을 함께 불러일으켰던 『고조선 연구』의 개정판이다. 이번에 출간된 하권은 ‘각론’과 ‘총결’로 구성돼 상권의 ‘서장’과 ‘총론’에 이어 방대한 고조선 연구에 마침내 거대한 종지부를 찍는다. 고대 조선의 지리와 개념과 고조선의 건국과 민족 형성, 고조선의 강역과 국경, 고조선의 연대와 중심지, 한사군의 위치 등을 논했던 상권에 이어 하권에서는 고조선의 구조와 정치, 경제와 생산, 사회와 풍속, 문화와 과학, 대외관계 순으로 논지를 전개한다. 그야말로 ‘고조선의 모든 것’을 망라한 방대한 내용이다. 고조선을 심도 깊게 연구해 한국 고대사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연 역사학자답게 상권 ‘머리말’에서 “한국사에서 고조선(단군조선)만큼 시련을 많이 겪은 부분은 없을 것이다”라며 고조선에 대한 후세의 홀대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말문을 열었던 저자는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하권 ‘총결’에서는 “자료의 증가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므로 새로운 연구 결과도 계속 나올 것”이라는 희망적인 언사로 고조선 연구에 대한 후학들의 대범하고 끊임없는 도전을 주문한다.

 

- 그래서 우리는 계속 읽는다, 모리 코리건 지음, 진영인 옮김, 책세상, 428쪽, 16,800원
『위대한 개츠비』의 열성팬인 미국 영문학자가 소설을 읽는다는 것, 소설을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뜨겁고 유머러스하게 보여주는 독서 에세이이자, 고전 독서의 현대적 방법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 2차 세계대전과 미국 출판계의 ‘페이퍼백 혁명’, 텔레비전의 보급 등 미국의 역사적·사회적 사건들의 영향으로 『위대한 개츠비』가 망각에서 빠져나와 미국 현대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히게 되는 여정을 끈질기게 추적하는, 오롯이 『위대한 개츠비』만을 위한 독서 에세이다. 이 독서여정을 두고 저자는 ‘가장 사랑하는 소설로 떠나는 개인적인 여행’으로 표현한다. 『위대한 개츠비』를 읽었지만, 이 작품이 왜 훌륭한지, 왜 고전 목록에 오른 것인지 잘 이해할 수 없었던 이들에게 그 매력을 다각적으로 풍성하게 보여준다.     

 

- 다시 민주주의다: 한국 민주주의 실태의 철학적 성찰, 사회와 철학 연구회 지음, 씨아이알, 336쪽, 18,000원
사회와 철학 연구총서 3권. 심각한 도전과 위기에 직면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의 실태를 다양한 사례와 문제들을 중심으로 비판적으로 검토, 진단하고, 그 대안적 방안들을 철학적으로 모색하려는 내용을 담은 글들을 엮었다. 특히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판결을 중심으로 한국 민주주의가 질적 퇴보를 겪게 된 과정과 상황을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그로부터 벗어날 실천 방안을 탐색하는 글 등이 실려 있다. ‘종북’ 담론을 비롯한 반공주의의 다양한 변용태들이 한국사회의 민주주의를 왜곡, 변질시키는 통치 공학적 기제로서 여전히 활용되고 있는 실태를 비판적으로 조망하고, 현 민주주의의 위기 상황을 벗어날 현실적 대안의 마련과 관련해 민주적 공화주의의 시각에서 새로운 진보의 길을 찾아보려는 시도를 담은 논문도 눈길을 끈다.     

 

- 몸은 기억한다: 트라우마가 남긴 흔적들, 베셀 반 데어 콜크 지음, 제효영 옮김, 김현수 감수, 을유문화사, 660쪽, 22,000원
1970년대부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연구해 온 권위자이자 세계적인 학자인 베셀 반 데어 콜크의 최신작. 트라우마의 개념과 치료 방법의 발달 과정, 다각도로 연구 개발된 치료법들을 소개하며 트라우마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 주는 책이다. 트라우마 장애를 안고 있는 환자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부터 관련 연구, 우리 사회에 끼치는 파장까지 총망라하고 있다. 저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진단명이 어떻게 생겼는지부터 치료법의 발달은 물론이고 트라우마가 사회에 미치는 파장까지 보여 준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분야와 다각도로 연계한 연구들을 소개하고 사례에 따른 여러 가지 치료법을 알려 준다. 또한 트라우마의 특성과 그것이 개인이나 가족, 사회에 어떻게 영향을 주게 되는지도 트라우마 환자의 사례를 통해 이야기한다.

 

- 사회연구의 방법론(제2판), 노먼 블래키 지음, 이기홍 옮김, 한울, 432쪽, 42,000원
사회연구는 어떤 방식으로 수행되고 있을까. 모든 사회연구자들이 인정하고 사용하는 사회연구의 고유한 방법론이 있을까. 이 책은 네 가지 연구 전략, 즉 귀납적 전략, 연역적 전략, 역행추론적 전략, 가추적 전략을 분류하면서 사회연구에서 수행되는 방법론을 정리하고 그 전략들의 장점과 단점을 밝힌다. 최근 주로 사용되는 경험주의, 비판적 실재론, 해석주의, 구조화이론, 여성주의 등의 연구 패러다임을 분석하고 그 패러다임이 지닌 특징을 설명한다. 각각의 패러다임이 지닌 특징을 살펴보면서 우리는 사회연구가 왜, 어떻게 수행돼야 하는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사회연구에서 당연시해온 믿음과 과정을 점검할 기회를 얻을 것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다양한 연구 패러다임을 해설하는 소개서로 길잡이 삼아도 될 것이다.   

 

- 족류: 상징주의와 민족주의-문화적 접근 방법, 서니 D. 스미스 지음, 김인중 옮김, 아카넷, 344쪽, 20,000원
오늘날의 민족주의 연구의 기틀을 놓은 스미스가 자신의 평생의 연구를 간결하게 요약한 이 번역서는, 민족/민족주의에 대해 족류상징주의라는 새로운 접근방법을 설파하면서 민족주의 연구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전환을 꾀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부(state)’가 민족과 민족주의의 문제를 푸는 열쇠로 간주됐다면, 요즘은 ‘민족’이 間문화적 커뮤니케이션, 연대, 그리고 근대화가 작동하고 보호될 수 있는 공동의 공간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민족’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것은 지속가능한 발전이 교육, 보건, 환경보호와 같이 직접적인 이윤추구와는 무관한 활동의 증가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민족’은 무엇인가? 저자는 민족을 ‘그 구성원들이 공유된 기억, 상징, 신화, 전통, 가치를 배양하고, 역사적 영토나 故土에 거주하고 거기에 애착을 느끼며, 독특한 공공문화를 창조 및 전파하고, 공유된 관습과 표준화된 법률을 준수하는, 이름과 자기인식을 지닌 인간 공동체’라고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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