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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취업을 追從하면 안되는 이유
대학이 취업을 追從하면 안되는 이유
  • 최성욱 기자
  • 승인 2016.01.12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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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는 지금

대학을 둘러싼 수많은 정책과 연구교육의 문제를 대중들과 소통하고자 ‘SNS는 지금’이라는 코너를 신설했습니다. 첫회는 최근 취업을 추종하고 있는 대학교육의 민낯을 꼬집는 글입니다. <교수신문> 최성욱 기자가 지난 7일 본인의 SNS(페이스북‧트위터)에 올린 짧은 글입니다. 다음편부터는 SNS에 남겨주신 여러 의견을 함께 실을 예정입니다. 뜨거운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폭력을 폭력으로 응징해야 한다면 교육은 왜 존재해야 하는가. ‘단죄’의 끝은 무엇인가. 가장 상식적이고 도덕적인 법의 판단은 어디에 기인하는가. 과학기술이 가져올 변화는 우리에게 이로움만 제공할까. 민주정치란 무엇일까?

끝없이 사유해야 할 시대의 난제들이 이렇게 많은데, 최고 학문기관인 대학은 ‘산업수요 맞춤형교육’ 즉 ‘취업용 교육’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이유는? 입학자원 감소라는 미래 위험요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이제 대학은 ‘시대의 난제들’을 풀어가는 데 기업체 인사담당자들의 구미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앞선 질문들에 대한 조리있는 답변은 모조리 ‘면접용 답변’으로 둔갑해버릴 것이다. 최고 학문자인 교수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하면 면접에서 돋보일거야’라고 가르치게 된다. 대학교육은 끊임없이 탐구하고 사유해야할 학생들에게 면접용 ‘정답 맞히기’에 몰입시키는 교육을 하게 된다는 말이다.

지금 대학은 모로가도 결국엔 취업만 잘 되면 된다는 교육철학을 내걸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다. 출구전략은 ‘취업’이다. 최근 프라임·코어사업을 보자. 인문학과의 정원조정을 많이 하면 할수록 재정지원사업 선정가능권에 든다는 교육부의 설명회가 끝나니, 하도 줄여서 이제 더는 줄일 인문학과가 남지 않았다며 울상짓는 대학도 나왔다. 타 대학의 동료교수는 이를 보고 부러워해야 해야할지, 위로를 해야할지 난감했다고 한다. 이것이 대학의 민낯이고 현실이다.

대학은 지금 발전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는 걸까. 취업 중심의 대학개편이 당장은 그럴싸해보여도 절대로 취해선 안 되는 것이었음을 우린 모두 알면서도 그리했다. 어쩌면 이젠 엎질러진 물이다. 

최근 ‘시대의 난제들’은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관련된 문제다. 프랑스에서 이민자(혹은 이들의 2세대)들이 대규모 테러를 일으켰고, 독일 쾰른대성당 앞마당에선 집단 성추행사건이 일어났다. 하지만 프랑스와 독일은 무슬림과 아프리카에 대한 오랜 역사의 죄인으로서, 군대를 동원하고 경제보복을 가하는 이른바 ‘눈에는 눈’ 전략 외엔 어떤 것도 하지 못한다.

보편윤리와 가치를 고민하는 ‘싱크탱크’여야 할 대학이 취업에 매몰된 ‘인력사무소’로 변하고 있으니 미래가 두렵다. 대학은 지금 본연의 역할인 교육과 연구중심으로 나아가야 할까, 아니면 취업중심으로 구조조정돼야 할까.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기괴한 폭력사건들을 지켜보면서, 대학교육의 변화 방향을 고민하게 된다. 세계라는 무대와 보편성의 척도에 대한 성찰이 결여된 ‘취업’이 과연 언제까지 깃발처럼 나부껴야 할까. 

최성욱 기자(www.facebook.com/critic51p) cheetah@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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